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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효림 ]

 

울적하거나 우울한 기분을 달래는 방법은 사람마다 가지각색 다양하다. 맛있는 걸 먹는 사람도 있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가까운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혹시 주변에 ‘쇼핑’을 통해 우울함을 달래는 사람이 존재하지는 않는가? 분명 적지 않게 존재할 것이다. 쇼핑으로 행복이나 만족을 느끼는 것 자체는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해진다면, 오히려 깊은 우울의 늪으로 빠지게 될 수 있다. 



우울한 사회의 우울한 쇼핑 : 쇼핑중독 





쇼핑중독(구매중독)은 쇼핑이나 구매에 있어 과도한 충동이나 집착을 가져 분별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증상을 뜻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단순히 쇼핑을 많이 한다고 해서 쇼핑중독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쇼핑을 좋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쇼핑을 통해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이 때문에 자신의 구매 욕구를 억제할 수 없는 경우를 쇼핑중독이라 부른다. 

 

쇼핑중독의 원인은 인정욕구나 가족 간 갈등,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일으키는 스트레스 등 매우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공허함이나 불행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목적이 쇼핑중독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쇼핑중독자들은 일반 쇼핑집단보다 낮은 자아 존중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정서 기복이 심하고 주변 환경과 상황 자극에 영향을 쉽게 받는 경향이 있어 우울 증세를 겪는 사람이 다수였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쇼핑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매우 위험이다. 쇼핑중독이 위험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내성이 금방 생긴다는 점이다. 흔히 ‘쾌감의 내성’이라고도 불리는데, 쇼핑은 일시적 만족감을 제공할 수는 있으나, 금방 상황에 적응하게 되기 때문에 다음번에는 더 큰 자극을 주어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한 번 쇼핑에 중독되고 나면 이후에는 더 큰 금액을 쇼핑에 투자하게 되고, 이는 자신의 경제력을 넘는 구매로 이어져 개인의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가져온다. 

 

또한 쇼핑중독자들은 쇼핑이 주는 만족보다는 쇼핑 자체에 집착하게 된다. 우울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오히려 쇼핑 이후에는 심각한 후회와 죄책감으로 더 큰 우울함이 도래한다. 결국 또 이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물건을 무분별하게 구매하게 되고, 결국 쇼핑중독이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은 멈추지 않고 계속 순환한다. 

 

 


쇼핑중독에서 벗어나기 



이처럼 쇼핑중독은 즉각적 쾌락을 위해 시작되지만, 이후에는 오히려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가져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그러나 약물중독이나 알코올 중독과 달리, 물건을 구매하는 활동 자체가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 통제가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해당 중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쇼핑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개인적 차원에서는 잘못된 쇼핑 습관을 고쳐야 한다. 특히 현재 나의 소비상태를 명확하게 직시해 잘못된 소비 습관을 찾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매 지출 시 가계부를 작성하여 내가 어떤 종류의 상품에 많은 지출을 쓰고 있는지, 그 소비가 정말 필요한 소비였는지를 확인하고 반성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후에는 과소비나 쇼핑에 대한 집착을 줄일 수 있도록 쇼핑 시 구매 목록을 작성해 우선순위를 매기거나 구매 금액을 한정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구매 충동을 조절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먼저 쇼핑중독의 진단 기준을 마련해 사람들이 스스로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하여 쇼핑중독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나의 가치를 찾아서



쇼핑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은 다양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올바른 자기개념의 성립이다. 자기개념이란 자신이라 부를 수 있는 모든 것을 의미하며, 타인에 의해 인식되는 자신의 모습뿐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자기의식도 포함된다. 특히나 자기개념은 자신을 돌아보고 객관적 평가를 가능하게 하며, 자아존중감과도 깊은 연관을 지닌다. 우리는 쇼핑만을 통해 절대로 자존감을 얻고 자기개념을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쇼핑이라는 행위를 통해 무력감이나 공허함을 채우는 일은 줄어들게 될 것이며,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물질적인 것이 아닌, 스스로에 대한 애정으로 자신을 채운다면 우울한 쇼핑은 사라지고 진정한 행복만이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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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박규상. (2012). <행복한 사람은 쇼핑을 하지 않는다.>. 21세기 북스. 14-55

이민규. (2013). 쇼핑중독(구매중독)을 설명하기 위한 심리학적 모형의 탐색: 우울, 자기조절, 충동, 동기 및 쇼핑중독 간의 관계 모형. 사회과학연구. 24(3). 426-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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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09 15: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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