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The Psychology Times=이소연 ]
2022년 10월 29일 토요일 밤. 월요일인 핼러윈 데이를 대신하고자 그 전주 주말에 기념일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놀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옷차림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1년에 한 번밖에 없는 기념일인 만큼 사람들은 기대를 많이 하고 재미있게 즐기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리고 코로나 거리두기가 전년도보다는 많이 완화되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10월 29일에 이태원에 10만 명 이상의 인구가 몰렸다고 말한 만큼 정말 많은 사람이 이태원으로 모였습니다. 그러다가 압사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인구가 몰려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망자는 30일 오전 9시 기준으로 151명이고 82명이 다쳐서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피해자 중 대부분은 10~20대이고 외국인도 포함되었습니다.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건은 우리나라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로 최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라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만큼 일반 시민들의 정신적 피해가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는 이번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건에 대해 설명문을 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영상을 반복적으로 신청하지 말고, 사고 당시의 영상과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여과 없이 공유되는 것은 고인과 피해자 명예를 훼손하고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도 있다."라고 말하면서 경고했습니다. 여기서 심리적 트라우마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여기서 트라우마는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우에서는 트라우마가 부정적으로 인식이 됩니다. 트라우마를 겪는 것은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충격적인 사건으로 정신적으로 상처를 받는데, 잠시 출현했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마음속에 오래 남아있게 됩니다. 마음의 상처가 오래 남아있게 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ptsd가 오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트라우마를 부정적인 인식으로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체적 상처는 약을 바르고 치료를 하면 되지만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도 않고 상처의 깊이 또한 체감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라우마를 무조건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회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트라우마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트라우마가 우리 인생에 반드시 없어야만 할 존재일까요?
트라우마에 대한 새로운 시각
위에서 말했다시피 트라우마는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반드시 없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트라우마는 우리를 더욱더 성장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고통을 견디고 대처하는 심리적 과정을 통해 더욱더 성장하는 트라우마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트라우마 후 성장은 고통스러운 정서를 일으키는 삶의 위기인 트라우마로부터 단순히 극복하거나 회복하는 것보다 더 나아가서 긍정적인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긍정적인 변화나 성장이란 자신에 대한 지각의 변화가 일어나거나 대인관계의 깊이가 늘어나는 것, 인생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등을 주된 특징으로 합니다.
자각과 수용
대인관계에서 트라우마를 경험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결과에서는, 트라우마 후 성장은 고통스러운 정서에 대한 자각을 시발로 정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고통 중에 있는 자신을 돌보는 자기 자비의 내적 과정을 통해 촉진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결과에서는 트라우마의 고통을 성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정서를 개방적으로 노출하고 조절함과 아울러 의도적으로 반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부정하지 않고 무섭고 아프고 힘들더라도 상처를 직면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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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이코노믹리뷰 [이코노믹리뷰 (econovill.com)]. (2022). USL:충격적인 이태원 참사, 전 국민 트라우마 주의보 < 일반 < 종합 < 기사본문 - 이코노믹리뷰 (econovill.com)</a>
장지나, 한기백. (2022). 정서 인식 명확성과 트라우마 후 성장의 관계: 고통 감내력과 심리적 수용의 매개 효과. 심리유형과 인간발달(구 한국심리유형학회지), 23(1), 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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