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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서원택 ]




방어기제



‘방어기제’에 대해 알고 있는가? 아마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몇 번 들어본 단어일 것이다. 방어기제는 자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무의식에서 자신을 속이며,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감정적인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심리 의식, 그리고 행위를 가리키는 정신분석 용어이다. 방어기제에는 부정, 분리, 투사, 합리화, 퇴행, 취소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필자는 이번 기사에서 이러한 방어기제들 중에서 ‘부정’을 다뤄보고자 한다.



부정



‘부정’은 발달단계 중 최초이고, 가장 원초적인 방어기제이다. ‘부정’은 만약 의식화가 된다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생각, 욕구, 충동, 그리고 현실적인 존재를 비의식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겠다. 무서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공포영화에서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 눈을 가려서 그 무서운 장면을 보지 않으려고 한다. 이는 무서운 장면을 부정함으로써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암으로 죽어가면서도 자신은 암에 걸리지 않았고, 의사가 오진을 내린 것이라는 환자의 경우가 있다. 이 또한 부정의 방어기제를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사례 말고도 실제로 자연에서 발생하는 부정의 사례가 있다. 한번 살펴보겠다. 



타조는 부정한다



타조는 평야에서 맹수나 사냥꾼을 모래에 머리를 파묻는데, 이러한 타조의 행동을 보고 생겨난 말이 타조증후군이다. 하지만 이는 와전된 사실이라고 한다. 먹이를 먹고 싶어서 몸을 숙였는데, 이러한 광경을 머리를 파묻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였거나, 더울 때 체온조절을 하기 위해서 수분이 있는 땅바닥에 목을 내려뜨리고 쉬는 습성이 있는 것이 와전됐다고 한다. ‘부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하여 실제 타조의 행동의 이유보다는 타조증후군의 의미에 대해 집중해보자. 타조증후군은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대응과 해결을 하기보다는 현실부정을 해서 나중에 심각한 화를 입게 되는 현상이다. 


여기 호랑이를 맞닥뜨린 타조가 자기의 머리를 모래 속에 숨기고 있다. 그리고 자기가 호랑이를 보지 않으면 호랑이 또한 자기를 볼 수 없다고 말한다. 타조는 자신의 위험을 부정하며, 호랑이를 부정하면 호랑이가 부정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즉 현실의 위험이 너무 커서 받아들이기 힘들 때 자아는 위험 자체를 부정함으로써 불안을 피하려는 것이다.





심리치료와 일상생활에서의 부정



그렇다면 이러한 부정으로 힘들어하는 내담자들의 부정을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인지행동 치료사는 부정에 직접적으로 맞서지 않고, 좀 더 효과적인 대처행동을 가르친다. 그리고 정신역동 심리치료사는 부정에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내담자가 특정한 사실을 의식하지 않기 위해서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는지 지켜본다. 예를 들어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담자에게 내담자 본인은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하지만, 상담자가 보기에는 아직도 어머니가 그립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직접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에도 정상적이고 유용한 기능이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늘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 일상을 사는 것이 힘들 수 있다. 어차피 마지막에는 죽을 것인데, 무얼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견딜 수 없는 상실을 겪을 때 가끔은 일시적으로 하는 부정이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한꺼번에 닥쳐오는 고통에 깔리지 않기 위해서 깊은 슬픔을 부정한다. 이럴 때 시간을 두고 조금씩 상실을 자각해나가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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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이무석. (2003). 정신분석에로의 초대. 도서출판이유

조지프 버고. (2019). 마음의 문을 닫고 숨어버린 나에게. 더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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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16 14: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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