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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안혜린 ]


놀라운 무료 이미지 - Pixabay - Pixabay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외부 세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스트레스를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다시 말해,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라는 이름 하나로 모두 묶어낼 수 없고, 우리가 그것들을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다양하게 머릿속으로 구성해낸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스트레스 사례들은 감정을 구성하는 것과 똑같은 뇌 메커니즘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감정과 스트레스는 유사한 메커니즘을 통해 구성되지만, 우리의 뇌가 스트레스와 감정 중 그것을 어떤 것으로 범주화하느냐 하는 최종 결과에 따라 그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똑같은 뇌 메커니즘을 공유하는 스트레스, 감정, 고통


우리의 신체가 병들어서 제대로 에너지를 사용하지 못하는 시간이 지속될수록 우리의 내수용 신경망 구조는 변화돼 신체 예산을 정확히 조절하는 능력은 감소한다. 그리고 이때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감정과 스트레스 중 스트레스로 구성해 버린다면 이는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감정과 스트레스의 연관성을 긍정적으로 시사하면서, 자신의 내수용 감각을 스트레스가 아닌 감정으로 범주화하고 그것에 분명히 어떠한 이름을 붙여 이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건강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통도 감정, 스트레스처럼 예측성 뇌에 의해 구성되는 사례다. 즉, 고통은 신체적 손상으로 통각을 느끼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경험이기도 하지만, 뇌가 손상이 임박했음을 예측할 때 일어나는 경험이기도 한 것이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이전에 주사를 맞은 경험이 있다면 우리는 그 구성된 사례를 예측하여 주사가 팔에 닿기도 전에 고통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처럼 고통을 시뮬레이션해 느끼게끔 하는 노시보 효과는 감정, 스트레스와 마찬가지로 내수용 신경망 및 통제 신경망과 관련이 있다. 또한, 고통, 스트레스, 감정으로 범주화되는 신체 감각은 뇌와 척수의 뉴런 수준에서도 유사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불쾌함 같은 부정적인 감정 및 스트레스를 느낄 때 똑같은 고통이어도 더 많이 아프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때로는 신체 조직에 아무런 손상 없이 지속적으로 고통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를 만성 통증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섬유근통, 편두통, 만성 요통 등이 있으며, 명확한 치료법이 밝혀지지 않았기에 이는 오늘날 의료계의 풀리지 않는 큰 수수께끼 중 하나로 남아있다. 어째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신체의 물리적 손상 없이 지속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것일까? 이러한 물음에 저자는 예측성 뇌가 예측 오류를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예를 들어, 이미 오래전에 절단된 팔을 가진 사람도 지속적으로 고통을 느끼곤 하는데, 이는 뇌가 팔에 대한 예측을 계속 내놓아 잃어버린 팔을 여전히 존재한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만성 통증은 뇌의 잘못된 통각 예측과 예측 오류의 무시로 인해 발생하며, 고통은 스트레스, 감정처럼 우리가 신체 감각에 대해 의미를 구성하는 또 다른 개념일 뿐이다. 우리는 고통과 스트레스를 감정으로 규정하기도, 감정과 스트레스를 고통으로 규정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우울증은 정신의 질병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울증 역시 설명 가능하다. 많은 과학자와 사람들은 우울증을 마음의 질병으로 여기며, 사고가 느낌을 통제한다고 가정했다. 이 논리대로면 사고를 긍정적으로 바꾸거나, 감정을 잘 조절하면 우울증이 말끔하게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우울증은 이렇게 어떤 한 요인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우울증 역시 감정, 스트레스, 고통과 같이 다양한 사례들을 일컫는 하나의 개념에 불과하다. 즉, 우울증에 이르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양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원인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경로는 단연 불균형한 신체 예산일 것이다.

 

우리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신체 예산을 측정하는데, 정상적인 환경에선 신체로부터 온 감각 정보를 바탕으로 뇌의 예측을 수정하곤 한다. 그런데 이러한 예측 수정이 적절히 행해지지 않을 때, 즉 과거의 것이면서 현재에 의해 수정되지 않은 경험을 구성할 때 흔히들 ‘우울증’이라고 부르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정상적인 환경이 아닌 경우는 만성 스트레스 또는 만성 통증을 겪거나 감염과 싸우고 있는 등 정동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심신 쇠약, 피로, 그 밖의 우울 증상을 경험하게 되며, 동시에 신체는 불필요한 신체 예산을 예측해 신체적 건강 악화까지 초래될 수 있다.

 

이처럼 우울증이 만성 예산 불균형에 의한 장애란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우울증은 그저 심적인 정신 질병이 아닌 ‘뇌’와 관련된 질병이 된다. 해당 이론은 예산 불균형 순환을 끊음으로써 즉, 내수용 예측을 우리에게 일어나는 사태에 일치하게끔 변화시킴으로써 우울증 치료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우울증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예측 오류를 더 많이 허용함으로써 예를 들어 긍정적 경험에 관한 일기를 쓰는 등의 방법으로 우울증이란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 당연히 모든 사람의 우울증이 전부 완치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지만 이는 우울증이 행복한 사고의 부족이 아닌 뇌 질병이란 것을 집어냈다는 점에서 훗날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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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리사 펠드먼 배럿(2017),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생각연구소, 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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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2-26 12: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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