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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지하늘 ]



2022년의 끝자락, 곧 맞이할 2023년을 기다리는 사람 중 몇몇은 한편으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벌써 2022년이 끝나다니’

‘벌써 2023년이라니’

‘내가 내년에 벌써 00살이라니’

필자 또한 매년 12월 말이 다가오면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고 생각하곤 한다. 분명 학창 시절에는 일 년이 이렇게 빨리 흐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일 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고 느꼈다. 한창 50대인 부모님께 이런 이야기를 드리면 부모님은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대답하시곤 했다.

“그때는 빠르다고 느끼는 것도 아니야. 나 땐 더 해.”

우리는 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것일까?

 

시간 수축 효과


프랑스의 한 철학자인 폴 자네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에 대하여 ‘시간 수축 효과’를 주장했다. ‘폴 자네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이 이론은 이와 같다. 10살과 50살이 느끼는 1년에 대하여 설명했는데, 10살이 느끼는 1년은 살아온 전체의 1/10과 같지만, 50살이 느끼는 1년은 살아온 전체의 1/50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일 년이 더욱 빨리 흐르는 것처럼 자각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시간 수축 효과’를 느끼는 원인 또한 다양한데, 크게 망원경 효과, 회상 효과, 생체시계 효과를 예로 들 수 있다.

 

망원경 효과


‘망원경 효과’란 최근에 일어났던 일이 실제보다 과거에 일어났다고 인식하고,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실제보다 최근에 일어났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필자에게도 ‘망원경 효과’를 겪은 사례가 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때의 기억이 너무 생생하고 엊그제 일어난 일 같아서 ‘우리가 졸업한 지 벌써 4년이나 지났다고?’ 하며 놀랄 때가 많았다. 또, 친구들과 즐거운 여행을 보내고 와서 다시 일상에 적응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가 문득 달력을 보고 ‘내가 여행을 다녀온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네? 왜 한 달 전에 다녀온 것 같지?’ 하고 느낄 때도 있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사건과 최근의 사건 사이의 시간 차이가 점점 줄어들어, 두 사건 사이의 시간이 실제보다 더 짧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회상 효과


‘회상 효과’란 과거의 어떤 사건이나 날짜를 회상할 때, 잘 기억나거나 쉬운 사건을 지표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갔을 때’, ‘취직했을 때’, ‘자식을 낳았을 때’ 등등 새롭거나 잊지 못할 경험을 했을 때, 우리는 나중에 이러한 사건들을 과거 회상에 대한 지표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횟수가 줄어들게 된다. 이미 경험을 해보았거나 젊은 시절보다 자극적이거나 활기찬 일상을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경험들이 줄어들게 되고, 최근의 기억보다는 과거의 기억으로 회상하고, 그 기억들이 더 오래, 많이 머릿속에 남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생체시계 효과


미국의 한 신경학자인 피터 맹건은 한 연구를 통해 시간에 대한 속도를 감지하는 것이 연령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험 참가자를 19~24세, 60~80세, 두 집단으로 나누어 3분이란 시간을 세게 하고 시간이 다 되었을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그 결과, 젊은 집단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3분 3초’가 되었을 때 버튼을 눌렀고, 반대의 집단은 ‘3분 40초’에 버튼을 눌렀다. 나이가 더 많은 집단이 젊은 집단보다 3분을 좀 더 긴 시간으로 인식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도파민의 차이 때문이다. 신경전달물질이며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도파민은 나이가 들수록 분비량이 감소한다. 도파민은 몸의 혈압, 맥박, 호흡 등을 조절하는 생체시계와 관련이 있는데, 도파민의 분비가 감소하면 몸의 생체시계 작동이 느려지게 된다. 따라서 몸 밖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결론


윌리엄 제임스는 시간에 대하여 이런 말을 했다.

“어렸을 적 사람들은 늘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기억은 강렬하며, 불안감은 생생하다. (중량)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경험 중 일부는 자동으로 일상이 되어 사람들이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하루, 또는 일주일 동안 일어난 일들이 알맹이 없이 기억으로 섞여 들어간다. 그래서 기억들은 점점 공허해지고, 붕괴하여 버린다.”

 

이처럼 우리가 느끼는 시간은 절대이지 않고 상대적이다. 나이가 들수록 빨라지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면, 이 순간을 온전히 행복하고 후회하지 않게 살아가 보면 어떨까. 이런 말이 있다.

‘내가 살아가는 오늘이 내가 살아갈 날 중 가장 젊은 순간이다.’

가장 젊은 지금, 이 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끝으로, 이 글을 읽은 당신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며 글을 끝마친다.

 

“당신은 인생의 가장 젊은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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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론] 나이를 먹을수록 빨리 흐르는 시간 [대한경제]. (2019). 

URL: http://m.dnews.co.kr/m_home/view.jsp?idxno=201904111456044240673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 원인 알고보니.. [파이낸셜뉴스]. (2019).

URL: https://www.fnnews.com/news/201912220800484412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다고? '시간수축효과' [시선뉴스]. (2018).

URL: https://www.sisu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235

-시간 수축 효과 [네이버 지식백과].

URL: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166868&cid=51043&categoryId=5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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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2-28 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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