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언
[The Psychology Times=김영언 ]
왜 나는 변화를 싫어할까?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될 때, 또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는 인생의 분기점마다 지독한 피로감과 반감이 먼저 들었다. 아주 가까운 사람이 이직한 경험이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돈도 더 많이 준다고 했고 해당 업계에서 더 잘 알아주는 회사였기에 축하해줬다. 그러나 지인은 회사에 다닌 지 2달 만에 이전 회사가 조금 더 좋았다고 이직을 후회했다. 인간관계 속 융화와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이전 회사에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변화를 즐기기도 하고 변화 속에서 성장하고 기쁨을 느끼기도 하지만 일정함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일정함을 유지하고자 하는 성향은 왜 생기는 걸까?
현상 유지 편향이란?
사람들이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의사결정에서 나타나는 지각적 편향을 말한다. 현재의 자신이 처한 조건과 상황에서 특별한 이익이 생기지 않는 한 현재의 조건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경향을 인간은 가지고 있다. 현상 유지 편향이라는 용어는 윌리엄 새뮤얼슨과 리처드 제크하우저가 1988년 『위험과 불확실성 저널』에 발표한 「의사결정에서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 in Decision Making)」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현상 유지 편향 예시
현상 유지 편향은 다양한 곳에 적용된다. 생활 속 아주 가까운 예시로, 당신이 등교하거나 출근할 때 오늘도 어제와 같은 길로 가지는 않았는가? 만약 새로운 길이 생겨도 주어진 길이 특별하게 빠른 길이 아닌 이상 당신은 늘 지나오던 길을 선택할 것이다. 늘 하던 행동을 유지하려고 한다. 굳이 모든 일에 깊은 고민을 하고 모든 조건을 따져가면서 선택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조건을 따지고 조사하고 비교하는 것은 귀찮음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현상 유지 편향을 명명한 실험
새뮤얼슨과 제크하우저는 ‘물려받은 유산을 어떤 자산의 형태로 보유할 것인가?’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큰돈을 보유하는 방식에도 현상 유지 편향이 작동된다. 유산을 주식 1, 주식 2, 국채, 지방채 등 4곳 중에 어디에다 투자하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때 만약 주식이나 채권을 통해 유산을 상속받으면 상속받은 상태를 유지하며 보유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를 보유 효과라고도 한다.
현상 유지 편향 속 심리
단순히 귀찮음과 게으름만으로 현상 유지 편향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 기저에는 인간의 손실 기피 성향과 후회 기피 성향이 작동하고 있다. 손실 기피는 같은 크기와 양이라면 기쁨과 만족감을 얻을 때보다 잃을 때의 상실감, 허무함을 더 크게 느끼는 심리를 말한다. 그렇기에 손실을 회피하려 한다. 후회 기피는 후회할 만한 가능성이 있으면 해당 결정과 선택을 내리지 않으려는 심리이다. 이 두 가지 성향이 합해져 같은 양의 손실이어도 행동을 바꾸고 느끼는 손실과 상실감은 더 큰 후회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변화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필자가 전하고 싶은 말은 늘 최고의 선택을 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고 가끔은 효율적이지 못한 일을 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후회하기보다 그때는 이 선택이 최선이었음을 기억하면 좋겠다. 위 그림처럼 어떠한 선택도 100% 다 맞고, 100% 다 틀린 선택이 되지 않는다. 크게 후회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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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BS Culture(EBS 교양), 세상의 모든 법칙 - 옛 애인과 옛 직장을 그리워하는 이유는?_#001, https://www.youtube.com/watch?v=R2FFCIOYv1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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