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The Psychology Times=박지나 ]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3년 다들 어떤 마음으로 시작을 하셨나요?


저는 1월 1일 가족들과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인사도 하고 가족들의 건강과 안녕을 빌면서 새로 시작되는 한 해를 기대하며 잘 살아봐야지 각오를 다진 지 겨우 하루

기차는 갑자기 취소가 되고, 말도 안 되는 영어시험에, 새로 바꾼 노트북은 관공서 홈페이지 호환이 되지 않아 업무를 할 수 없고, USB와 노트북이 충돌해 USB 안에 들어있던 30명 정도의 상담 일지가 다 사라져 버리는 사태가 하루 안에 다 일어났어요.


새해 첫 지방 출장에서 돌아오는 기차 안, 소리 지르며 방방 뛰는 아이와 만화영화를 객실 내 소리 다 들리게 켜놓고 보는 아이 그리고 그 아이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어머니...

하루 종일 누르고 눌렀던 답답함이 터져 나와 읽던 책을 덮고 창밖을 보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아홉수라서 그런가?’


아홉수라서 위험할 수 있겠다.

아홉수라서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겠다.

아홉수라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나 보다.

아홉수라서 올해는 조심해야겠다.

아홉수라서 적당히 몸을 사려야겠다.

아홉수라서 하지 말아야겠다.

아홉수니까 안 해야겠다.




이제 겨우 1년 365일 중 하루인 저녁을 보내고 있는데

이게 다 아홉수라서 그런 거라며 결론을 짓고 하루 종일 징징대며 분노를 표출하고

나머지 364일의 불운과 고난과 고통을 미리 끌어안고 대비를 하고 있었죠


다른 역에서 남성분이 기차에 탔는데, 아이들에게 어떤 만화를 보고 있는지 뭘 좋아하는지 질문을 해요. 아이들은 남성분에게 집중하기 시작했고, 남성분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공공장소의 질서에 대한 교육을 했어요. 아는 사람이 들었을 땐 교육이지만 모르는 아이들이 들었을 땐, 그냥 상냥한 아저씨가 말을 걸어오네? 그런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그리고 아이들은 조용한 목소리로 남성분과 대화를 하고 난 후 더 이상 소리를 시끄럽게 내지 않았어요.


저는 피곤하고 고된 하루를 보낸 탓을 하며 출장 마치고 서울로 가는 길에 만난 아이들이 아홉수에 만난 피하지 못할 불행 중 하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은 당연히 부모의 몫이고, 기차 안에서 안락함을 보장받지 못한 피해자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죠. 주변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차 안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포기하고 창밖만 바라보며 아홉수라는 둥 어쩔 수 없는 불운의 한 해를 보내게 됐다고 한탄을 하고 있을 때, 그 남성분은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하고 어떤 만화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과 만남을 하며 소통을 했어요 교육은 덤으로...


여러분은 그런 상황에 어떻게 생각, 행동들을 하실까요?

저처럼 망했네 하고 하던 일을 다 멈추고 2시간이 넘는 시간을 그냥 멍하게 피해자의 모습으로 억울하게 보내시나요?

내 시간을 보장받기 위해 기꺼이 용기 내 나아가시나요?



9, 19, 29, 39, 49, 59...

9살은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친구들로부터 떠나는 나이

19살은 성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나이

29살은 자신의 몫을 다 해 능력을 발휘하는 나이

39살은 사회의 일원으로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나이라고 해요


여러 아홉의 나이를 지나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건, 사고를 겪었어요. 아홉이라는 이유로 불운과 불행으로 연결 짓기엔 저의 지난 아홉 둘은 설렘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설렘이 지나쳐 불안과 걱정도 그만큼 있었지만 기억도 안 나요


‘아홉수라서 그런가?’


현실을 온전히 바라보기 싫어서 아홉수라는 불운에 떠넘겨 버리는 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온전 바라보기 싫은 이유도 분명히 있을테고, 아홉수라서 일어나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일들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아홉수라서 그래’ 하고 내 권한과 자유를 포기하기 전에 현재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아차리고, 온전히 받아들이면 새로운 기회들이 열릴 거예요.


영어 시험은 이번 기회에 영어 공부를 시작해서 다음 시험을 다시 보기로 했어요.

노트북 호환되지 않는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고

USB 사라진 자료는 복구가 가능한 사이트들이 있어서 이번 기회로 USB에서 지워진 모든 자료를 다 복구하게 됐어요

기차에서 만난 아이들 덕분에 남성분의 행동을 가까이서 보게 됐고, 그 행동은 제 아홉수 자포자기의 태도에서 생각 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었어요.


현실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기 전까지 저는 올해의 354일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되고 벌써부터 지치고 피곤했는데, 지금은 다시 새해 첫날처럼 다시 기대가 있습니다.


2023년 저는 많은 계획이 있고, 목표가 있어요.

다 무탈하게 이룰 수 있다면 좋겠지만, 오늘처럼 그렇지 못하는 날들이 있지 않겠어요? 

저는 2023년 한 해 동안 매일 저와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걸 가장 큰 목표로 할 거예요.

저의 아홉과, 마지막 삽 십 대를 기회로 잘 살아보고 싶어요.


아홉수라서 그런가

더 풍성하고 성숙된 삶을 살았네



:) 여러분의 새해는 어땠나요? 어떤 한 해를 보내고 싶으세요?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5470
  • 기사등록 2023-01-13 17:02:36
  • 수정 2023-02-08 19:27:4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