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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점에만 가면 화장실이 가고 싶을까? -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아오키마리코 현상 - 서점에 가면 급똥이 마렵다?
  • 기사등록 2023-03-06 11: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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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함지원 ]


@unsplash서점에만 가면 갑자기 화장실을 가고 싶어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필자는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서점에 가서 책을 구경하기만 하면 화장실이 가고 싶어져 책을 찾기 이전에 화장실을 먼저 찾게 된다. 예전에는 혼자만 이러한 증상을 겪는 줄 알고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검색을 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서점에서 배변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아오키 마리코 현상’이라고 부르고 있다. 현상의 이름은 1985년 일본의 한 잡지에 실린 독자 엽서에서 유래되었다. 아오키 마리코라는 여성이 잡지사에 '서점에서 책을 읽을 때마다 때때로 화장실이 급해진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게 되었고, 이 편지가 잡지에 투고 되었다. 해당 잡지를 읽은 독자들이 아오키 마리코의 편지에 공감을 하게 되었고 이슈화되자, 당시 일본에서는 교수들이 여러 가설들을 내놓으며 서점과 변에 관한 관련성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아오키 마리코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해당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여러 심리적 요인들이 작용한 가설들이 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심이 들 수 있지만, 읽고 나면 혹하게 되는 가설들에 대해 살펴보자. 


@unsplash

1.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일종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란 배변장애를 동반하는 기능성 장 질환이다. 중요한 시합이나 시험을 치게 될 때 꼭 변의를 느끼게 되는 증상이다. 긴장감을 느끼게 되면서 심리적 스트레스가 장에 민감하게 작용하여 변의를 일으키게 된다. 도서관의 엄숙한 분위기, 글자를 읽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 필요한 책을 꼭 찾아야만 한다는 긴장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이때 신경이 예민해지고 큰 창자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되면 복통과 설사가 올 수 있다. 


2. 쪼그리는 자세 때문이다?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아랫단은 앉아서 고르게 된다. 쪼그리는 자세가 장운동을 촉진해 변의를 일으키는 것이다. 자세와 배변 욕구에 관한 가설은 굉장히 유력해 보인다. 재래식 화장실에서 배변을 누는 자세로 오래 책을 고르다 보면 자연스레 화장실을 가고 싶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쪼그린 자세는 배변 통로를 완전히 열리게 만들어 쾌변을 유도한다' 는 도브시키로브 의사의 연구 결과가 두 번째 가설을 뒷받침한다. 또한, 현상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출판사 대표 김홍민 씨도 이 가설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필자가 보았을 땐 두 번째 가설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3. 조건반사관여 가설

레몬 같은 신맛이 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침이 나오게 된다. 이런 것을 조건반사라고 한다. 세 번째 가설은 책 종이의 냄새가 화장실에 있는 휴지를 연상시켜, 조건 반사적으로 변의를 느끼게 한다는 설이다. 하지만, 책 종이의 냄새가 왜 화장실용 휴지를 연상시키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된다. 

 

4. 파블로프의 개 현상

파블로프의 개 실험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개에게 먹이를 주기 전에 종소리를 들려준 후에 밥을 주었더니, 이후에는 종소리만 울려도 개가 침을 흘린다는 현상이다. 네 번째 가설은 이 현상의 원리를 적용한다. 서점에서 한 번이라도 화장실에 갔다면 이후에 서점에 갔을 때 화장실을 또 가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평소에 화장실에서 책이나 잡지를 많이 보았던 사람들은 서점에서 화장실을 가고 싶어지는 현상이 더욱더 확실하게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필자는 '네 번째 가설이 맞다면, 서점에서 뿐 아니라 책상에서 책을 볼 때도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5. 화학물질이 원인이다

다섯 번째 가설은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 이유가 인쇄된 잉크, 제본할 때 사용된 곰팡이의 냄새와 같은 휘발성 화학물질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그 화학물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특유의 냄새가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변의가 생긴다는 설이다. 일본의 긴키대학 교수 노무라 마사토씨는 이 가설을 바탕으로 서점의 향기를 수집하고 잉크 냄새 수백 종을 분석해 배변작용을 촉진하는 '쾌변을 위한 서점 향기 스프레이'까지 개발했다.


하지만, 노무라 마사토 교수가 발명한 배변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난 후 화장실을 가지 못했다는 후기가 대다수였다. 또한 교수가 배변 스프레이에 대한 연구 자료를 남겨놓지 않아, 잉크 냄새 성분이 배변작용을 진짜로 촉진하는지에 대해 확인이 불가했다. 다섯 번째 가설에 의하면 '서점이나 도서관 뿐 아니라 인쇄소나 제본소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같은 증상을 겪게 돼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6. 눈꺼풀이 스위치 역할을 한다. 

일본 신슈대학의 연구팀에 따르면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때 주로 시선이 아래를 향하게 되는데, 이는 눈꺼풀이 감기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인간의 눈꺼풀은 교감 신경의 스위치 역할을 하고 있는데, 눈꺼풀이 감기게 되면 교감신경의 스위치는 꺼진다. 책을 수십 분 읽게 되면, 교감신경은 꺼지고 반대로 부교감신경은 자극을 받아 몸이 휴식 상태가 된다. 여기서 부교감신경은 위나 장의 운동을 지배하는 신경이기 때문에 변의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가설 역시 집에서 책을 보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변의를 느끼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의문이 든다. 


이렇게 여섯 가지의 가설들을 살펴보았지만, 서점과 배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을 수는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저 소수의 사람들이 혼자서 궁금해하기만 할 수도 있었던 의문점에 대해 '아오키마리코 현상'이라는 이름이 붙으며 대중적으로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저 가설일 뿐이지만, 이 기사를 읽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yahoo!life [ A doctor explains why bookstores make some people feel the need to poop]

https://www.yahoo.com/lifestyle/doctor-explains-why-bookstores-people-193400278.html

스브스뉴스 [서점이 똥스팟인 사람들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bEtw5dhd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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