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경
[The Psychology Times=신선경 ]
저는 푸른 소나무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사시사철 푸른 색이 있는 것도 좋지만, 적응의 산물인 뾰족 뾰족한 나뭇잎들도 굉장한 적응력과 인내를 나타내는 것 같아 참 보기가 좋습니다. 미래에 저는 그런 소나무처럼 언제나 듬직하고 푸르며 달라지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 와 돌이켜 생각해 보면 소나무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저는 다른 나무들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상록수의 떨어지는 낙엽의 아름다움을, 나뭇잎이 떨어지고도 꼳꼳히 자리를 지키는 앙상한 나뭇가지의 나무들에 대한 고결함을 사랑할 기회를 놓친 것입니다. 저는 감성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것에 집착하는 인간처럼, 제가 놓쳐 가장 사랑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아쉬움을 느끼곤 했습니다.
저는 왜 그런 아름다운 기회를 놓쳤던 것일까요?
바로 하나에 너무 꽂힌 나머지 나머지를 둘러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쉬이 말해 나무를 보느라 숲을 놓친 거죠. 마치 우물 안 개구리처럼 말입니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이 다이고, 그것만이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모든 것인 마냥 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심꾸미는 제게 넓은 숲을 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를 수 있었던 기회입니다. 내가 우선순위로 매긴 것 중 하나에 집중하면 그 외의 나머지를 볼 수 없었던 저는 그동안 하나를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살았습니다. 가령 공부에 집중할 때는 가족과 친구와 보내는 소소한 일상을 포기하거나, 건강을 위한 운동을 포기하면서 24시간 중에 18시간을 책상에 붙어있었으니까요. 지금도 이 모든 것들이 고쳐졌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저는 심꾸미 활동을 하면서 건강한 정신을 얻은 것 같습니다.
외부의 요인으로 나를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나를 믿고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하는 법,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나를 더 잘 이해하는 법, 인생이라는 바다를 항해할 때 풍랑을 이겨내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벌써 후기를 쓴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제게는 이 주에 한 번 글을 쓰는 것이 일상이 되었는데, 이렇게 마무리를 한다는 것이 싱숭생숭하면서 굉장히 후련하네요. 정말 부족한 글솜씨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회를 주신 The Psychology Times, 그리고 제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 동안 함께 할 수록 있도록 러닝메이트가 되어주신 담당자 분들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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