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나
[The Psychology Times=박지나 ]
프로이트의 성격발달단계
1. 구강기
2. 항문기
3. 남근기
4. 잠복기
5. 생식기
오늘은 그중 잠복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잠복기는 6세~12세 사이 심리성적 에너지라 불리는 리비도가 무의식적으로 침체되어 잠복하는 시기를 말합니다. 성적인 호기심이 최고조에 달하는 남근기를 넘어 본능적 충동을 억압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시기에는 성적 본능이 억제되면서 환경에 적응하는 기술을 배우고 지적 호기심이 강해지는 시기로 동화 대상이 부모님이 아닌 동성친구로 옮겨가게 돼요. 남자아이들은 또래 남자 친구를 통해, 여자아이들은 또래 여자 친구들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사회적 활동을 해 나가는 첫 단계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린이집 첫 등원 날, 뒤돌아 봤을 때 엄마가 없어진 걸 알고 대성통곡을 하던 내 아이
키즈카페에 가면 엄마 아빠가 어디에 있는지 시시때때로 감시하던 내 아이
그랬던 내 아이가...
어린이집 '핑크데이'라며 계절에 맞지도 않는 핑크색 원피스를 입고 간다고 떼를 써요.
알림장에 그런 안내가 없었는데 무슨 일인지 물어봤더니 친구들이랑 핑크색 옷을 입고 등원하기로 약속을 했대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옳고, 엄마 말이 무조건 맞고, 엄마가 세계에서 최고라고 하던 딸이 이젠 엄마 말보다 친구들과의 약속이 중요해지고, 엄마도 엄마지만 친구를 신뢰하게 되는 시기가 바로 잠복기예요.
오늘의 날씨, 어린이집 활동 등 완벽하게 체크해서 너를 위해 엄마가 준비한 옷, 신발보다
친구가 입고 온 옷, 친구가 신고 온 신발을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는 때라고 할 수 있겠죠.
키즈카페에 갈 때 언제 어디서든 보이는 곳에 있어야 한다 신신당부하던 내 아이가
형아, 동생들과 신나게 놀고 있어요. 남아 여아 구분 없이 모두와 잘 어울리던 아이가 이젠 형, 남동생들과 어울려요. '왜 여자 친구들과 놀지 않는 거야?'라고 물으면 '아잉 몰라' 도망가요.
분명하게 남녀를 구별하고, 여 아이들과 어울리기보단 남아들과 어울려 노는 게 더 재미있대요.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냐 물으면 배시시 웃으며 말할 수 없는 비밀도 생겼습니다. 엄마 아빠 없이는 한 걸음도 뗄 수 없었던 아이가 조금씩 부모의 품을 벗어나려고 하는 게 느껴져요.
집안에서 엄마 아빠와 하던 게임보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는 게 좋고 이 집, 저 집 놀러 다니며 나와 다른 너를 만나고 차이점을 생각해 보는 시기. 친구 집의 문화를 배워와서 우리 집 문화와 비교해 보기도 하고, 왜 친구와 내가 다른지 갑작스럽게 질문도 해요.
우리 엄마 아빠와 친구 엄마 아빠의 다른 점은 무엇인지 또 공통점은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과 친구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함께 맞춰 보기도 하고, 공통점이 있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 나와 맞지 않는 친구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어 보기도 하는 시기
바로 잠복기입니다.
프로이트는 잠복기에서 심리성적 에너지인 리비도가 학업이나 또래 관계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통해 승화되며 해결되고, 초자아가 형성된다고 합니다.
사람의 개인적인 인격 형성과 성격 발달은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부모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나지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은 바로 이 잠복기에 결정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잠복기의 아동들은 정서적 안정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과 사회적이고 도덕적인 자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 성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이나 사회적 결핍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 어른이 되어서 이성에 대한 불편감을 느끼거나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어요.
추운 겨울 유행처럼 번진 핑크색 샌들과 원피스...
'네가 추워 봐야 정신을 차린다'라며 아이의 고집대로 풀 장착해서 어린이집 등원시키는 부모
아이의 고집과 눈물을 이겨서 엄마의 염려대로 입히고 신겨서 등원시키는 부모
아이의 욕구도 충족하고 쇼핑백에 따로 외투를 넣어서 보내는 부모
남녀 차별 없이 무조건 잘 지내야 한다 억지로 여자아이와 함께 놀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부모
형들에게 배려와 양보를 요구하는 부모
어린 동생들을 잘 보살펴야 한다고 양육을 전가하는 부모
알아서 놀다가 때가 되면 찾아오라는 방임하는 부모
아이가 주체적으로 놀 수 있도록 바라보고 있는 부모
다양한 부모님들의 모습 그중 어떤 선택이 가장 적절하고 옳은지는 알 수 없어요.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각자의 성향과 환경에 따라 요구하고 추구하는 모습이 다 다를 테니까요. 하지만, 내가 아이에게 어떤 마음으로 어떤 행동과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림과 자각은 필요할 것 같죠.
아이가 무언가를 요구했을 때
승낙 한다면 승낙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거절한다면 거절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아이를 양육할 때
어떤 마음, 어떤 말,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왜 이런 마음으로 이런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내가 내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나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분명한 자각과 알아차림이 있다면 아이에게 분명하고 든든한 존재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미운 6살 잠복기 (6세~12세)
인간의 본능인 성적 욕구를 무의식 속으로 넣어 놓고 태어나 처음으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배움을 시작하는 단계. 아이들이 마음껏 자유롭게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을 욕구를 표현하도록 하되, 올바르고 도덕적인 사회관계를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양육자와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
아이들의 모든 행동이 이상하고, 엉뚱하고, 내 기대와 경험과 맞지 않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에요. 내적 본능의 욕구가 무의식으로 깊이 잠복된다는 것은 그만큼 외적으로 치열하게 관계를 한다는 의미가 될 테니까요.
남근기 시절 한 면만 바라보며 콤플렉스들로 불안에 있던 아이들이 넓은 세상으로 시야를 넓혀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는 첫 시작. 미친 6살이라는 말과 같이 미친 듯이 박차고 나아가려고 하고 있을 거예요.
억압된 본능이 건강한 방법으로 승화되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준비된 아이들을 응원해 주세요. 아이들의 생명은 어른들이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고 강하답니다.
:) 아이의 첫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부모님들의 마음가짐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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