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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박지나 ]





심리사회이론 에릭슨(Erikson)의 성격발달단계


1. 유아기 (기본적 신뢰감 대 불신감)

출생부터 18개월까지 부모님의 일관된 보살핌의 질이 중요하며 신뢰감과 불신감의 갈등이 일어나는 시기. 살아감에 있어서 의욕과 긍정적인 세계관을 기르는 유아 발달의 기초가 되는데 부모와 신뢰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세상을 향한 희망을 꿈꾸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불신에서 비롯된 공포를 갖게 된다.


2. 초기아동기 (자율성 대 수치심)

18개월부터 3세까지 배변 훈련의 과정에서 부모의 강압적인 양육태도를 보일 때 아동은 수치심과 무기력을 느끼게 되는 시기. 아동의 의사를 존중하는 양육 태도를 보일 때 아동은 자기 통제력을 키우게 되고 나아가 사회적 통제에 적응을 잘 할 수 있다. 또한 독립심과 존중감을 기르는 단계로 자율성과 수치심의 갈등이 긍정적으로 해결되었을 때 아동은 의지력이 강해지고 그렇지 않은 경우 타인을 자신과 타인을 의심하게 된다.


3. 학령전기 (주도성 대 죄의식)

3세부터 5세까지 언어와 놀이 등 외부와 교류하고 사회적으로 참여하며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주도성이 생기는 시기. 사회화를 위한 양심이 최초로 생기는 시기로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고 잘못에 대한 죄의식을 느끼기 시작한다. 주도성 대 죄의식의 갈등이 긍정적으로 해결되었을 때 목적의식이 발달하여 주도적으로 활동을 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목적의식을 상실하게 되어 수동적인 아이로 자라날 수 있다.


4. 학령기 (근면성 대 열등감)

5세부터 12세까지 가정을 벗어나 유치원, 학교로 사회적 관계를 확장하게 되어 부모의 도움 없이 타인과 경쟁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 본격적인 사회화가 시작되고 또래 친구, 선생님 등 가족이 아닌 타인과 관계를 시작하게 되는데 사회 조직 속에서 일원이 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시기이다. 나아가고자 하는 시기에 격려와 지지가 있다면 아이는 성취감이 길러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위축되고 좌절과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근면성 대 열등감의 갈등이 긍정적으로 해결된다면 아이는 능력감이 향상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자신감 상실에 따른 무력감을 가지게 된다.


5. 청소년기 (자아정체감 대 정체감 혼란)

12세부터 20세까지 다양한 역할 속에서 방황과 혼란을 경험하며 자신의 역할과 능력을 시험하고 사회적 직업과 진로 탐색을 통해 정체감을 형성해가는 시기. 이 시기의 자아정체감 혼란은 직업 선택이나 성 역할 등에 혼란을 가져오고 인생관과 가치관 확립에 대한 갈등이 있다. 자아정체감 대 정체감 혼란의 갈등이 긍정적으로 해결되었을 때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성실성이 발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혼란스러울 수 있다.


6. 청년기 (친밀감 대 고립감)

20세부터 24세까지 자아정체감이 확립된 청년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의 정체성과 연결시키며 사회적 친밀감을 쌓아간다. 이 시기의 청년들은 성적, 사회적 관계 형성이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폭넓은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친밀감 대 고립감의 갈등이 긍정적으로 해결되었을 때 건강한 사랑을 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 타인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이 없는 사랑을 하게 된다.


7. 중년기 (생산성 대 침체)

24세부터 65세까지 가정과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시기.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을 보호, 양육하거나 후배를 양성하고 직장에서 동료들과 관계 유지를 하기 위해 양보, 배려하는 등 미덕을 보인다. 생산성 대 침체의 갈등이 긍정적으로 해결되었을 때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자기중심적인 이기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8. 노년기 (자아통합 대 절망)

65세 이후 인생을 종합하고 평가하는 시기. 지나온 삶에 대해 회상하고 자신의 삶을 총체적으로 통합하는 시기. 자신의 삶을 수용하는 경우 죽음에 맞서는 용기를 얻지만 자신의 삶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절망에 이르게 된다. 자아통합과 절망의 갈등이 긍정적으로 해결되었을 때 노년은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삶에 대한 회한, 무의미함을 느끼게 된다.








방학 때가 되면 청소년들의 진로상담 문의가 많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왜?" 신청했는지 물어봐요. 상담은 동기가 중요하거든요. 자발적으로 상담 신청을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찾아오는 학생들도 꽤 많아요.


⌜ 자신에게 맞는 적성을 찾아서 진로 선택(진학)을 하기 위해 ⌟


100년 전 외국인이 만들어 놓은 이론이 2023년 대한민국 진로/직업 현상에 적용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의문이 들지만 그 시기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체감 확립을 위해 혼란을 느끼는 건 100년 전에도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애가 꿈이 없어요, 의욕도 없고 아무것도 안 해요"


부모님의 마음은 두 가지입니다.

당신이 봤을 때 괜찮지 않은 것 같은데 사회 전반적으로는 괜찮은 아이였으면 하는 마음. '괜찮다'의 정의가 무엇인지 여쭤보면 그저 웃으세요. '괜찮은 게 괜찮은 거죠'


"이 아이는 문제 될게 없는 괜찮은 아이에요"


좋은 학교에 진학해서 자기 적성에 맞는 진로/직업을 찾아 자기답게 살고 싶은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아주 당연하고 괜찮은 아이에요.


좋은 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자신에게 맞는 적성이 무엇인지? 자신이 원하는 진로는 무엇인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무엇인지? 세상 누구보다 궁금하고, 부모님들 보다 더 간절히 찾고 싶어요. 세상에 자신의 삶을 의미 없이 살고 싶은 사람은 없답니다.


하지만, 부모님 눈에 아이는 의욕도 없고 의지도 없는 무기력한 아이로 보입니다. 부모님이 바라는 모습은 어떤 분명한 목표를 정해놓고 그것을 향해 의지를 갖고 생산적인 수고와 노력을 하는 모습이에요. 그것만 된다면 참 괜찮은 아이라고 말씀들을 하세요.


자신의 정체감을 확립한 뒤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그 힘으로 사회에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에릭슨이 이야기하는 건강한 발달단계입니다. 학생들은 에릭슨의 발달단계에 맞게 자아정체감을 확립하기 위해서 혼란의 갈등을 겪고 있어요.


부모님들이 그 시기에 해주실 수 있는 건 내 자녀가 이 혼란한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다른 혼란을 주지 않는 것이지 않나 싶어요. 스스로 자신의 혼란을 정리할 수 있다면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시고,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면 기꺼이 도움을 주시고, 그 도움이 서로를 위한 도움이기보다는 혼란을 야기하는 도움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어요. 그 모든 순간의 주체자는 당연히 '자녀' 당사자 본인입니다.


가끔 청소년 상담을 할 때, 상담 동기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질문하면 '모른다'라고 대답을 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부모님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가보라고 해서, 해보자고 해서 '그냥 왔어요', '저도 오늘 상담받는 줄 몰랐어요' 내담자와 상담자의 어색한 침묵과 웃음이 상담실을 채우는 시간이 있습니다. 상담을 요청한 당사자는 상담실 밖에 있는데, 동기 없는 내담자와 이유 없는 상담자가 작은 상담실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청소년 발달단계를 초행길 고속도로 운전이라고 표현해요. 유아기, 아동기, 학령전기, 학령기 긴 시간 동안 부모로부터 선생님으로부터 친구들로부터 운전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유치원, 초등학교를 거쳐 내비게이션을 입력하고 안전하게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르는 연습도 했어요. 분명하게 내가 가야 할 목적지가 있다면 내비게이션에 정 확한 주소를 입력해서 안내를 따라 운전할 수 있어요. 하지만 가야 할 목적지는 있지만 분명한 주소를 모른다면 불명확한 주소를 입력해서 찾아가야 해요.


운전자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넓은 고속도로에 양옆으로 각양각색의 차들이 자신 속도에 맞춰 달리고 있어요. 내가 입력한 목적지를 향해 내가 운전할 수 있는 차를 타고, 내가 낼 수 있는 속도에 맞춰서 운전을 하고 있는데 조수석에 탄 사람이 계속 말을 합니다.


정확한 목적지가 어디니? 거길 왜 가는 거니? 더 좋은 곳은 없니? 지금 차선을 바꿔라, 옆 차선이 속도가 나는 것 같으니 차선을 바꾸자, 이 길보다는 저 길로 가는 게 정확하니 다른 길로 가자, 그런데 너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니? 뒤에 차가 빠르게 따라오니 속도를 내라, 앞 차와 너무 가까우니 속도를 줄여라, 저 옆에 있는 차는 너무 멋있다, 왜 너는 이 차를 타는 거니?


운전자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불안하고 긴장되는 마음은 운전자가 가장 많이 느끼고 있을 거예요. 정확한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하고 싶은 마음도 운전자가 가장 간절할 거예요. 운전자를 믿고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때까지 조수석에 있는 사람은 조수의 역할을 해주는 게 가장 좋습니다.


자신의 목적지를 향해 초행길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내 자녀에게 여러분은 어떤 동행자이신 가요? 운전하고 있는 자녀의 마음으로 함께 운전을 하고 있나요? 답답함을 못 견디고 대신 운전을 해주고 계시나요? 지루함을 못 이겨 잠을 자고 있나요? 현실에 두고 온 못다 한 과제들을 수행하고 있으신가요? 참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자녀를 위해서 침묵을 지키고 있나요? 가보지 못한 목적지를 기대하며 어떤 곳일지 그려보고 있나요? 자녀를 격려하며 함께 달려가는 그 길을 즐기고 있나요?


내가 괜찮은 부모라면 내 자녀는 괜찮은 아이입니다. 내 아이가 괜찮은 아이라면 나는 괜찮은 부모입니다. 내가 내 아이를 믿지 못하고 있다면 그건 내가 나를 믿지 못하고 있는 증거예요.


내 아이는 부모님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어린아이가 아닌, 자신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존귀한 사람 입니다. 그 시간을 마음껏 만끽하고 스스로 싸워 이겨낼 수 있도록 지지와 격려로 기다려주세요. 자녀들이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건강하게 자신들의 길을 걸어가 주세요. 우리 자녀들이 가장 원하는 부모님의 모습일 거예요.




:) 여러분은 지금 어떤 단계에, 어떤 모습으로 머물러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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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2-10 08: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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