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우스
[The Psychology Times=페르세우스 ]
영국의 작가 토머스 모어는 <유토피아>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영국에서 청교도 혁명이 일어나던 격동의 시기에 소신을 지키려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그가 처형을 당하던 순간과 관련된 특별한 일화가 있습니다.
사형을 집행하려는 집행관에게 "내 목은 몹시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그리고 수염은 반역죄를 저지른 적이 없으니까 수염이 잘리지 않게 해 주게"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농담을 잘하는 사람을 재미있는 사람, 재치 있는 사람으로 평하기도 하지만 실없는 사람, 가벼운 사람, 경박한 사람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TPO에 맞게 적절한 유머를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죠.
이 글은 제게 유머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최근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신선한 주제가 등장했습니다.
1호 : 아빠, 남매는 결혼하면 안 돼요?
나 : 지금은 남매가 결혼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옛날에는 남매도 결혼한 적이 있어.
1호 : 어떻게요?
나 : 유럽의 왕실에서 배다른 남매끼리 결혼하는 경우도 있고 신라는 골품제라는 것이 있어서 아예 왕족들끼리만 결혼하고 그랬었어. 그런데 그게 갑자기 왜 궁금했어?
1호 : 갑자기 그냥요.
1호의 질문을 받은 뒤 저는 짧은 지식을 열심히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질문은 언제나 소중하니까요. 그런 와중에 저의 진지하게 어찌 보면 재미는 딱히 없는 이야기를 조용하게 듣고 있던 2호가 대화에 차분하게 참여합니다.
2호 : 우리가 아는 사람 중에도 남매가 결혼한 경우 있잖아?
1호 : 그게 누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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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흔한남매!
하마터면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대화가 될 뻔한 아침시간은 2호의 재치 덕분에 모든 가족들이 한바탕 웃음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진지해야 임해야 할 상황에서까지 실없는 사람처럼 농담을 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의적절한 상황에서 유머를 활용하는 것은 큰 가치가 있죠. 결국은 이런 것은 공부로는 배울 수 없기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요즘 틈틈이 이런 재치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기특하게 느껴집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좋겠지만 이렇게 상황에 알맞은 유머나 조크를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참으로 욕심 많은 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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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 웃음보다 더 효과 좋은 영양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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