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빈
[The Psychology Times=정채빈 ]
작심삼일의 대명사는 신년 계획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신년 계획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한 층 성장한 자기 모습을 그리며 야심 차게 작성한 신년 계획들은 2월, 3월쯤 서서히 흐려지고 계획을 이루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던 사람들은 서서히 일상으로 복귀하는 듯하다. 야심 차게 미래를 그리며 세운 계획들, "올해는 꼭 이룰 것이다"라고 각오했으나 다시 흐려져 가는 계획들, 내년 1월에야 다시 머릿속에 맴돌 계획들, 올해는 성공적으로 이룰 방법이 있을까?
#쉬운 목표 vs 어려운 목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다는 건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다. 이는 어려운 목표를 세워도 거뜬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준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 많은 압박감을 느끼게 되며 이 압박감은 목표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한다. 즉 비현실적으로 어려운 목표는 새해 계획 성취에 방해만 될 뿐이다. 그러니 너무 어렵지 않은 목표들을 순차적으로 이루는 것이 비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 보다 계획 성취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구체적인 목표 vs 모호한 목표
사람들은 같은 목표도 다른 방식으로 설정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올해 살을 빼는 것'이 목표이고 누군가는 '올해 10kg를 감량하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즉 누군가는 모호한 목표를, 다른 누군가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목표 설정 방식은 목표 성취 확률에 영향을 미친다. 스미스의 연구에 따르면 실험자들을 대상으로 "10km 달리기를 한다” 혹은 “신체적 기능 향상을 한다” 같은 목표를 설정하게 했을 때 전자가 후자보다 성취 확률이 높았다고 한다. 즉 구체적인 목표가 모호한 목표보다 성취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구체적인 목표는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갈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10kg 감량이 목표라면 목표가 뚜렷하게 보이지만 올해 살을 빼는 것은 마냥 막연하게 느껴져 살 빼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다가 잊히기 쉽다. 그러니 새해 목표가 모호하다면 다시 돌아보며 구체화하는 것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계획은 과유불급
아무리 괜찮은 목표를 설정한다고 해도 무리해 많은 계획을 세우면 계획을 이루는 데 독이 된다. 그 이유에는 한정된 시간과 한정된 주의집중 능력이 있다.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며 한정되어있다. 즉, 이 한정적인 시간을 여러 가지 목표에 분산해 사용한다면 한 목표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필연적으로 줄어들게 되며 괜찮은 결과물이 나올 확률은 낮아진다. 이에 따라 목표 달성에서 오는 만족감이나 성취감은 느끼지 못한 채 지쳐가는 것이다.
주의집중의 경우도 시간과 비슷하다. 주의집중을 하기 위해서는 인지 자원이 사용되는데 이 인지 자원은 제한된 만큼만 사용할 수 있다. 그 결과로 주의 집중도 한정된 만큼만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니 한 목표를 이루는 데 집중한다면 다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용할 인지 자원은 남지 않으며 그로 인해 모든 목표를 이루기 힘들어질 것이다. 반대로 여러 목표에 집중력을 분산한다면 모든 목표들을 끝까지 달성하기 전에 지치고 말 것이다. 즉, 야심 차게 많은 목표를 적어 내려가는 것보다 정말 이루고 싶은 몇 가지 목표들로 일 년을 채우는 것이 지치지 않고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도 중요하지만 목표 달성과 함께 따라오는 성취감이라는 감정은 다음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니 지금 신년 계획을 재정비하여 올해 12월에는 신년 목표 달성에서 오는 성취감을 느끼길 바란다.
참고문헌:
Multiple goal pursuit (Shu Hua Sun & Michael Frese, 2012)
Achievement Goals, Task Performance, and Interest: Why Perceived Goal Difficulty Matters (Senko & Harackiewicz, 2005)
The contribution of goal specificity to goal achievement in collaborative goal setting for the management of asthma (Smith et al., 2013)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jcb09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