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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지민 ]



사람은 다양하다, 각자의 특징이 있다. 그러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이 명제들을 우리가 받아들여 실제로 적용한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다. 성별, 종교, 정치와 관련한 갈등과 혐오를 넘어 우리는 현재 ‘세대’를 기준으로 사람을 나눈 채 판단하고 있다. 일명 'MZ세대'를 향한 편견이 이와 같다. MZ세대란 1980년부터 1994년 출생자인 M세대(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5년 출생자인 Z세대를 합쳐 부르는 신조어이다. 따라서 1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까지 폭넓은 세대를 일컫는 말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편견적인 단어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쿠팡플레이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3에서 'MZ오피스'라는 코너를 진행하여 사회 초년생이 된 MZ세대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 코너에서는 MZ세대와 기성세대가 갈등하는 모습을 주로 그려낸다. 코너 속 MZ세대는 사무실에서 에어팟을 끼고 일하거나, 업무 중 브이로그를 찍는 등 ‘회사’라는 공간에서 방해가 될 정도로 개인주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기성세대의 회사원은 이에 대해 비판하며 바로잡을 것을 요청하지만 MZ세대는 울거나 회사를 그만두고, 혹은 속으로 욕한다. 이 외에도 각종 예능과 숏폼 콘텐츠에서 MZ세대의 특징에 대해 우스꽝스럽게 묘사하거나 예의가 없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주 소재로 삼는다. 이렇듯 MZ세대의 지나친 일반화를 이용한 콘텐츠가 증가하는 양상이 보인다. 우리는 왜 성별, 정치, 종교를 넘어 ‘출생 연도’를 기준으로 성향을 구분 짓고, 일반화하게 되는 것일까?

 


바로 우리의 ‘인지적 자원(cognitive resource)’,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고 위한 뇌적 역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기에 최대한 신속한 정보를 얻으려고 한다. 따라서 한정적인 인지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사회적 범주화’ 과정을 거친다. 사회적 범주화란 자신과 타인이 속한 집단 범주를 통해 사회적 환경을 조직화하는 과정이다. 이 중 가장 단순한 1차적인 범주화는 내가 속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을 나눠 조직화하는 것이다. 



이 조직화로 인해 내집단과 외집단이 구분되고, ‘외집단 동질성의 효과(outgroup homogeneity effect)’가 발생할 수 있다. 조직화 과정을 거친 후 우리는 내가 속한 집단을 더 우월하게 판단하고 편애한다. 내집단 인원들의 다양성은 존중하지만, 내집단에 비해 외집단은 더 동질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성을 외집단 동질성의 효과라고 부른다. 따라서 외집단에 대해 내집단과 구분되는 명확한 특징들과 전향성, 즉 일종의 고정관념을 쉽게 형성한다. 



이 고정관념은 반례에도 쉽게 깨지지 않고, 심지어는 외집단과 상호작용을 거쳐도 사라지지 않기도 한다. 따라서 사회적 범주화와 이로 인한 외집단 동질성의 효과는 편견의 뿌리가 된다. 편견은 명시적이기보다 내면에서 암묵적으로 처리되고, 무의식적으로 부정확한 도구로 타인을 판단하게 만든다. MZ세대를 향한 편견과 풍자는 주로 MZ세대가 아닌 이들의 입장에서 행해진다. 즉 MZ세대를 외집단으로 조직화하여 그들의 특징을 동질하게 바라보고 부정적인 개인의 모습들 또한 MZ세대 전체의 특징인 것처럼 판단하는 것이다. 

 


'MZ세대'라는 단어로부터 특징을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로 인해 해당 단어의 의미가 원래 의미인 1980년대부터 2005년 출생자를 가리키는 단어에서 변질하여 자신이 MZ세대인지 모르는 MZ세대가 다수 존재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X세대처럼 세대를 일컫는 한 단어가 세대를 혐오하는 편견 어린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는 문제점 또한 존재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점은 이러한 세대 구분법을 통해 MZ세대보다 다양한 특징으로 부를 수 있는 이들을 쉽게 판단하고 평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어느 세대에나 규칙을 중요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개인주의적인 사람과 단체를 지향하는 사람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MZ세대가 한가지 경향성을 크게 가질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MZ세대의 성향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내집단을 제외한 상대방의 집단은 동질하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해 편견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범주화', 이것이 우리가 행하는 편견과 혐오의 토대이지는 않은지 점검해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사람은 다양하다, 각자의 특징이 있다. 





참고문헌

데이비드 G. 마이어스,C. Nathan DeWall. (2022). 마이어스의 심리학개론(제 14판). 서울: 시그마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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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05 21: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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