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The Psychology Times=이자은 ]



“아 00이 유사 진짜 잘 먹여줌ㅋㅋㅋㅋ 완전 효자ㅠ”


당신은 ‘유사를 먹는다’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 있는가? 혹은 효자라는 말에 ‘00이는 현대판 심청이인가’라고 생각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그들의 특수한 언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아이돌 멤버 00은 팬과 실제로 연애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본인의 셀카나 편지를 공식 사이트에 자주 올려줘요. 최고예요!”


실제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이 알 수 없는 문장에서 현재 대한민국 kpop 아이돌 산업의 셀링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유사연애’이다.




사랑을 흉내 내는 유사연애


유사연애란 무엇일까? ‘연애와 유사한 것을 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 유사연애는 마치 실제로 연애하는 듯한 행동을 하여 나와 상대가 연인관계와 가까운 만족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연인처럼 서로를 위한다는 점에서 ‘썸 타는’ 행동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나,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갈 수 없고 한쪽(보통은 연예인)이 나머지 한쪽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썸 타는 것과는 사뭇 다른 차이를 볼 수 있다.


우리는 왜 연예인을 대상으로 연애하는 느낌을 받고자 할까? 왜 나의 존재를 그에게 알리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연예인을 추종하여, 연예계 사업체들이 유사연애를 핵심 셀링 포인트로 삼고자 하는 것일까?




팬심의 또 다른 이름, 에로토마니아


그들이 가진 일명 ‘팬심’은 에로토마니아에 기초하여 설명할 수 있다. 색정증, 연정광이라고도 불리는 에로토마니아(Erotomania)는 특정 누군가가 본인을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 망상의 한 종류이다. 에로토마니아를 겪고 있는 이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너무나도 유명한 사람일지라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자신을 끔찍이 사랑한다고 굳게 믿기 때문에 주변에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반복해 말해주어도 내담자 대부분은 그러한 사실을 믿지 않고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현재 에로토마니아는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 정의하고 있는 망상 장애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발병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나 낮은 자존감이나 외로움,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이들일수록 발병률이 높았다.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 관계를 맺은 경험이 적기 때문에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기가 어렵고 사회적 신호를 오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연예인을 좋아하는 이들의 마음이, 또 유사연애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에로토마니아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유사연애를 꿈꾸는 이들의 심정을 에로토마니아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내 팬심은 정신병? 사실은 아가페

  

그가 날 바라보지 않아도 좋아. 내 존재를 몰라도 상관없어. 내가 주는 사랑이 오빠가 받는 사랑 중에서 가장 작았으면 좋겠어. 대가 없는 사랑을 선택한 그들의 헌신은 바보 같다기보다 마음 한구석에서 경이로운 느낌까지 들게 한다. 어쩌면 감정의 위대함을 느끼게 하는 그들의 사랑을 과연 한낱 망상으로 치부해도 괜찮은 걸까?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들에게 주장한, 인류에 대한 무조건적이고 또 동시에 일방적인 절대적 사랑의 이름은 아가페이다. 상대의 지위도 재산도 외모도 인간관계도 그 어떤 잣대도 들이밀어지지 않고 그 사람 인간 자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대가를 바라지 않고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그들의 팬심은 아가페적 사랑과 참 많이 닮았다.


사랑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결정을 내릴 계기가 되기도 하고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어떠한 고난과 역경과도 맞서 싸울 강인함을 갖게 하며 불안정한 미래라 할지라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용기를 선사한다. 사랑으로 사람의 내면은 급격하게 성장하며 그 결정체로 단단한 하트를 만들어낸다. 하트를 건네주고 하트를 받고 하트에 감탄하며 사람들은 그 순수한 진실함에 감사한다.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아가페 정신이야말로 개인화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 아닐까?





참고문헌 :

코메디닷컴 [Website]. (2023). https://kormedi.com/1565992/%ec%95%84%ec%9d%b4%eb%8f%8c%ec%9d%b4-%eb%82%98%ec%9d%98-%ec%97%b0%ec%9d%b8-%ed%8c%8c%ea%b4%b4%ec%a0%81-%ec%82%ac%eb%9e%91-%ec%97%90%eb%a1%9c%ed%86%a0%eb%a7%88%eb%8b%88%ec%95%84%eb%9e%80/

Ronald J. Comer. (2017). 이상심리학. 출판지:시그마프레스.

관련기사
TAG
2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5766
  • 기사등록 2023-03-06 09:17:1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 이자은 이자은의 다른 기사 보기
  • feria3113@naver.com

    생명과학 전공 대학생, 그러나 심리학과 법학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제 삶의 모토를 소개합니다.
    1. 최고를 향해 최선을
    2. 정공법(正攻法) : 기교한 꾀나 모략을 쓰지 아니하고 정정당당히 공격하는 방법.

    항상 감사합니다.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