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기
[The Psychology Times=성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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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살면서 복권 1등에 당첨되어 다니던 회사나 학교를 그만둔 채 당첨금을 가지고 고급 주택을 구매해 살거나 값비싼 외제 스포츠카를 사서 타고 다니며 세계를 여행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복권을 구매하였을 때 그 복권이 1등에 당첨될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복권인 로또를 예시로 들어보자면 로또는 1부터 45까지 45개의 숫자 중 6개의 숫자를 맞히면 1등에 당첨될 수 있다.
한 사람이 1부터 45까지의 숫자 중 처음으로 숫자 하나를 골랐을 때 그 숫자가 6개의 당첨 숫자 중 하나일 확률은 6/45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 두 번째 숫자를 골랐을 때 그 숫자가 남은 5개의 당첨 숫자 중 하나일 확률은 5/44가 된다.
그 다음은 4/43, 3/42, 2/41, 1/40이 될 것이다.
이 모든 확률을 곱하면 되면 1/8,145,060이 된다.
그렇다면 확률 상 8,145,060명의 사람 중 1명만이 로또 1등에 당첨될 수 있다.
이는 당신이 걸어가다가 갑자기 번개를 맞을 확률인 600만 분의 1보다 낮은 확률이다.
이토록 확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1등에 당첨되는 꿈을 상상하며 매주 복권을 구매한다.
왜 사람들은 당첨 확률이 극히 낮음에도 복권을 구매할까?
첫 번째로 사람들은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도 성공 확률을 실제 확률보다 더 높게 생각한다.
따라서 낮은 성공 확률에도 미련을 가지고 집착하게 된다.
즉 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고 복권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은 매우 낮다.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이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당첨 확률이 극히 낮음에도 사람들이 매주 복권을 구매하는 이유는 바로 매주 당첨자가 1명 이상 나오기 때문이다.
만약 당첨자가 1명도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면 사람들은 당첨 확률을 크게 체감하여 복권에 크게 집착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주 당첨자가 1명 이상 나오는 것을 본 사람들이 '어? 나도 당첨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객관적인 당첨 확률은 생각하지 않고 덩달아 복권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객관적인 확률보다는 주위 사람들이 복권에 당첨되는 것만 보고 자신도 당첨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상상하며 복권에 당첨될 확률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게 된다.
두 번째로는 복권의 오락적 재미 때문이다.
구인 전문 사이트인 '알바천국'에서 20대를 대상으로 복권 구매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을 때 응답자들이 꼽은 복권 구매의 가장 큰 이유는 '작은 확률이지만 인생 역전의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였지만 그 외에 상당한 사람들이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일상 속 재미를 줘서'였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복권을 구매하고 토요일 저녁 당첨 숫자가 발표되기 전까지 자신이 당첨되었을 때를 상상하며 느끼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순간적이고 상상 속의 즐거움을 통해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더 행복해지고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순간적이고 단순한 즐거움만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복권 과몰입'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복권 과몰입' 상태는 자신이 언젠가는 복권에 당첨될 것이라는 믿음에 빠져 복권에 많은 시간과 돈을 허비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지장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감정적인 판단을 최대한 자제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필자도 술을 마시고 이성적 판단이 흐려진 상태에서 복권을 몇 번 구매해 보았다. 결과는 모두 낙첨이었다.
심심풀이 정도로 복권 1~2장 정도 구매하는 것은 괜찮겠지만 복권에 과몰입하여 집착해서는 안 된다.
구매자는 당첨의 기대에 부풀어 복권을 구매했겠지만 당첨되지 않은 것을 알았을 때 경험하는 실망감을 통해 오히려 행복감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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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허태균. 2004. 「복권 구매행동의 심리적 결정요인과 그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10(3). 한국심리학회
20대 47.2% “정기적 ‘복권’ 구매…당첨 시 내 집 마련” .[스카이 데일리]. (2021)
url: https://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144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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