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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유니콘 같은 존재이다 - - 변덕스럽게 시시각각 달라지는 자존감, '상태자존감'에 대하여
  • 기사등록 2023-03-09 19: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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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전다빈 ]


우리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저 사람은 되게 자존감이 높아 보인다’ 혹은 ‘저 사람은 자존감이 낮은가? 왜 매사에 항상 소극적이지?’라고 생각하곤 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본질적으로 구분이 되는 것일까? 필자는 이번 글에서 위 질문에 대해 “아니다.”라고 대답하며 글을 전개하고자 한다.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보다 우리는 자존감을 낮추는 요인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 양육자의 무관심, 방임,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등의 이유와 더불어 최근에는 미디어나 환경의 노출도 크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들이 SNS에서 외모가 우월하거나 부유한 연예인들을 자주 접하고, 외모지상주의와 같은 메시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이를 자신의 외모와 처지를 비교하게 되고 만족하지 못하여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존감, 그리고 상태자존감


자존감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심리학자 혹은 근대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던 ‘윌리엄 제임스’가 심리학 분야에 가져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때는 ‘성취 수준/야망 수준=자존감’이라는 단순한 공식에 의존했었다. 성취 수준이 야망 수준보다 높거나 태어날 때부터 야망 수준이 낮은 사람들 혹은 두 축의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은 자존감에 있어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반면, 성취 수준이 야망 수준보다 낮거나 앞서 언급했듯이 미디어와 같은 환경적인 요소로 야망이 점점 커지거나, 성취에 진전이 없다면 이때부터 자존감은 떨어진다. 

 

우리의 감정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처럼 자존감이라는 것도 변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물론 유전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심리학에서는 이를 ‘상태자존감(state self-esteem)’이라고 한다. 일상의 일시적이고 자기평가적인 정서반응들인데, 스스로 자랑스러움이나 기쁨을 느끼는 경우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나 모멸감, 수치심, 불안감 등을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그러한 예이다.

 

그러니 우리가 자존감이 낮다고 너무 낙담할 필요도, 그렇다고 높다고 너무 자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감정처럼 쉽게 변하는 것이 자존감 중에서도 바로 이 ‘상태자존감’이기에 나의 변동하는 자존감을 있는 그대로,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를 권한다.

이런 날이 있구나, 저런 날이 있구나. 이렇게 넘기듯이 자연스럽게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는다면 본인 스스로 깨달음을 느낄 것이다. ‘자존감 하나 때문에 이렇게 울고 웃고를 하구나’, ‘의미 부여를 많이 하고 있구나’ 이렇게 말이다.




칭찬받음을 표현하자


자존감과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칭찬이다. 인간의 뇌는 칭찬받기를 좋아하고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는데,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칭찬을 받으면 그 칭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예를 들어, “00씨는 말을 참 잘하세요. 너무 멋있네요”라는 말을 듣고, 우리는 대게 “에이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사실 기분은 좋은데 말로는 그걸 표현을 못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칭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아니라는 표현을 한다면 우리의 뇌는 그렇게 인식하곤 한다. 뇌도 이 말에 속기 때문에 어느 순간 정말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즐거움과 같은 긍정적인 반응은 나에 대한 개념, 즉 자기개념으로 이어지는데 이 역시도 상태자존감과 연결된다.




자존감은 결과일 뿐


우리의 자존감은 야망과 성취, 그리고 주위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본인의 자존감은 내가 이 사회에서 현재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라는 객관적인 수치보다 ‘지각된 사회경제적인 상태’가 더 중요하다. 즉, 내가 느끼기에, 내가 만족하기에 괜찮은 수준이면 그걸로 괜찮은 것이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자기 계발서 목록을 찾아서 ‘어떻게 하면 내 자존감을 올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자존감의 허상을 쫓지 말고, 그저 결과이고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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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한국심리학회. 2015, vol.34, no.1, pp. 133-158.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2,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2010 III 데이터분석보고서 3 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문화배양효과 연구. pp. 58.

이민규. 2017, 현대인의 적응과 정신건강 - 행복한 삶을 위한 심리학. pp. 174-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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