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다빈
[The Psychology Times=전다빈 ]
우리는 평소 주변에서 “너 오늘 되게 행복해 보인다, 무슨 일 있어?”, “나 오늘 좀 행복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행복. 사전적 정의로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며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이다. 필자는 이 ‘상태’라는 개념에 주목해보았다. 그렇다면 행복도 그 사람의 기분, 감정 혹은 정서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궁금증을 가지며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필자는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릴 때면, 작년 1학년 전공인 ‘정신건강론’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보여주신 영상이 생각난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 이때는 한창 MBTI 검사가 유행했던 시기로, 외향인(E)과 내향인(I) 등 이렇게 구분하면서 친구들끼리 대화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영상 속 교수님의 설명 중 “행복의 개인차를 결정짓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중이 제일 큰 요인은 ‘유전’입니다.”라는 문장을 듣고 우리 강의실의 학생들은 놀라워했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는 Timothy C Bates, Michelle Lucian가 진행했던 ‘쌍둥이 연구’이다. 떨어져서 자란, 즉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일란성 쌍둥이와 함께 자란, 즉 같은 환경에서 성장에서 성장한 이란성 쌍둥이들이 성인이 된 후 행복지수를 조사한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압도적으로 전자 집단의 쌍둥이들의 행복지수가 더 높았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능, 공간/지각능력, 체중마저도 더 높았다.
이렇게 행복이 유전과 연관되어 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물론 유전과 관련이 있지만, 유전자는 곧바로 행복을 추출하는 것이 아닌 행복감을 잘 느끼게 하는 ‘성격 특성’을 만드는 것이다. 유전자와 행복감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결정적 기질은 바로 ‘외향성’인데, 즉 이 말은 외향적인 사람일수록 행복감이 평균적으로 더 높게 나타난다는 말이다. 일주일 동안 외향적인 사람의 집단과 내향적인 사람의 집단의 행복감 수치를 비교한 Costa&Mcrae의 연구에 따르면, 그 패턴은 비슷했다. 월요일에서 토요일이 될 때까지 행복감 수치는 올라가고 그 후엔 하락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그 행복감의 평균 수치, 즉 시작점이 달랐다는 것이었다. 외향적인 집단의 행복감이 가장 낮았던 일요일에서의 행복감이 내향적인 집단이 가장 행복할 때의 수치와 비슷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극을 추구하며 활동성이 높고, 사회성도 높다는 이 3가지 특성을 갖는다. 행복이 유전과 상당히 연관되어 있다고 해서 절대 외향성이 우월하거나 혹은 내향성이 열등하고 내내 우울하거나 절대 그런 개념은 아니다. 사실 외향성과 내향성은 상대적인 개념인데, 외향성의 비중이 낮은 것이 내향성이 된다. 다만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좋은 자극을 찾게 되는데, 여기서 말한 좋은 자극이 이들에게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행복은 사람으로 채울 수 있다. 사람에게 있어서 행복은 ‘사람’인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고대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내향적인 사람들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고 소소한 일상 속의 행복을 누리면 되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수다를 떠는 것 이렇게 작은 것부터 누리는 것! 이렇게 말이다. 앞으로 우리는 행복을 어떤 무언가로 정의 내리기 보다는 일종의 경험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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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Charles S. Carver Michael F. Scheier. 2012. 성격심리학-성격에 대한 관점.
서은국. 2021. 내향인이 외향인보다 덜 행복한 이유.
네이버 어학사전.
김상림 외 5명. 2017. 영유아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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