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솔
[심리학 신문:The Psychology Times=박다솔 ]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작가이자 저명한 철학자인 페터 비에리 교수는 우리에게 <삶의 격>이라는 책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인간의 가장 큰 정신적 자산이자 위협받기도 쉬운 가치의 존엄성.
페터 비에리 교수가 이르기를 존엄성이란 개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기에 법적 장치를 통해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을 이해하고 지키며 살아갈 수 있을까?
저자는 각 개인의 삶이 다양한 것처럼, 인간의 존엄성 또한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으며 존중되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이 존엄성은 절대적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닌, 삶의 방식이며 우리가 자립성, 진실성, 가치 있는 삶에 대한 기준을 바로 세울 수 있을 때 드러날 수 있다.
이렇듯 인간의 존엄성은 방대하기에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유지되는 간격이 정말 중요하다. 이 간격이 필요한 이유는 침묵의 경도를 무르게 함으로써 사람 사이의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가 낯선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어색한 분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아무 말이나 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애초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좁혀야 할 거리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은 관계의 단절을 뜻하는 것이 아닌 관계의 거리를 유지하며 더욱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의미를 뜻한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이 허용할 수 있는 한계의 범위를 명확하게 구분 지어야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타인의 존엄성을 존중해야만 내 삶의 존엄성 또한 존중 되기에 타인의 존엄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페터 비에리 교수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 내가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가,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대한 이 세 가지 관점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개인에 대한 존엄성이 훼손되고 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이 세 가지의 관점을 인정하고, 지켜내며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개인과 개인 사이의 적당 거리를 유지하며 인간 그 자체로의 존엄성을 지켜내려 노력할 때 우리의
<삶의 격>은 한 층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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