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혜
[The Psychology Times=한다혜 ]
당신의 첫 면접 경험은 언제인가? 대학 입시 면접일 수도 있고, 동아리 면접일 수도 있고, 회사 면접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채용 과정에서 ‘면접’은 필수 요소로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를 선발할 때 왜 면접을 보는 것일까? 면접을 보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지원자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면접관 개인의 사람에 대해 쌓인 데이터, 즉 고정관념에 따라 상대를 평가한다. 그렇게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우린 알 수 있다. 면접은 객관적이지 않다. 객관적이지 않은 면접에서 우리의 필승 전략은 무엇일까?
면접관도 사람이다.
최근에 AI 면접이 도입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면접의 평가자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컴퓨터 같은 객관성을 면접관에게 기대할 수 없다. 면접관이 객관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은 객관적으로 증명되었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오전에 면접을 본 사람의 합격률이 오후에 면접을 본 사람보다 높다고 한다. 오전 면접자들의 이상적인 면모가 합쳐진 실체도 없는 완벽한 지원자가 오후 면접자와 비교 대상이 된다.
Higgins와 Judge의 연구에 따르면 눈 맞춤을 잘하고, 자연스러운 손동작, 고개의 끄덕임, 미소 등 비언어적인 행동을 많이 할수록 원만한 사람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한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능력, 스펙, 자질 따위가 아닌 결국 ‘얼마나 면접관의 호감을 얻었느냐’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사실만 보아도 면접관은 객관적이지 않다.
호감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호감은 ‘행동’과 ‘말하는 방식’에서 주로 결정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말하는 내용과 주제가 아닌 전달 방식이라는 것이다. 발표하는 상황을 대입해 보면, 발표 내용보다 PPT 등의 내용을 전달하는 큰 틀이 중요한 것이다.
호감을 주는 행동과 말하기 방식
1. 자신감 있는 태도
필자는 면접 전, 허리에 손을 올리고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린 다음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짓는 ‘슈퍼맨 자세’를 취한다.
실제로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앉는 등의 행동만으로 2분 만에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상승하고, 스트레스 대응 물질인 코르티솔 분비가 줄었다는 실험 결과를 통해 우리의 행동 방식이 마음과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실제로 우리가 무언가를 성취해 자신감이 넘치거나 기뻤던 순간을 떠올려 그때의 감정을 면접의 순간으로 끌어온다면 우린 면접에서 더욱 자신감 있게 행동할 수 있다.
2. 아이 콘택트
눈 맞춤을 피하는 지원자가 자신감 있어 보일 리 없다. 마이클 엘스버그의 저서 ‘눈맞춤의 힘’에는 “눈맞춤이야말로 짧은 시간에 낯선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면접관과 지원자는 친밀한 관계가 아니며 더욱이 면접관은 하루에도 많은 지원자를 상대하기 때문에 면접관은 지원자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럴 때 눈까지 맞추지 않는다면 그저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다. 눈맞춤은 최소한의 연결장치이자 자신감을 보이는 태도이다. 만약 상대의 눈을 응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면접관의 미간을 봐보자.
3. 소리의 공백을 두려워하지 말자.
우리는 무언가가 생각나지 않을 때 ‘아..’, ‘음..’ 등의 소리를 내며 소리의 공백을 메운다. 하지만 이러한 버벅댐은 지원자가 자신감이 없음을 보여주며 프로답지 않아 보이게 할 수 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잠깐 소리의 공백을 확보하자. 당신의 생각보다 그 공백의 시간은 면접관에게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확실하게 면접관에게 30초 정도의 생각할 시간을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4. 장단점 배치도 전략이다.
장단점을 묻는 질문은 면접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질문 중 하나이다. 특히 단점을 묻는 질문에는 단점인 듯 단점이 아닌, 혹은 단점이 장점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경우를 함께 서술하는 것이 모범 답안이라고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듀크 대학에서 진행된 실험에 의하면 약점을 먼저 말하고 장점을 나중에 말하는 것이 솔직하면서도 겸손한 말하기 방식으로 평가되었다고 한다.
무의식의 영역인 ‘습관’을 조심해야 한다.
전달 방식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게 있다. 바로 ‘평소 습관’이다. 면접은 최고로 의식적이면서도 최고로 무의식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면접관이 원하는 답을 하기 위해 모든 의식을 동원하지만, 그러는 동안 우리의 태도는 무의식적으로 발현되기 마련이다. 면접을 보는 이유는 이 ‘무의식’의 영역을 관찰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평소에도 긍정적으로 말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고 자기의 말을 하는 등 기본적인 예절을 지켜야 한다. 이러한 기본이 면접에서는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
면접의 순간을 두려움의 순간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면접을 보고 있다면 그것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혹시라도 면접에서 떨어졌어도 실패의 경험에서 우리의 성장 요소를 찾으면 된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면접은 또 하나의 대화 방법일 뿐이다. 그러니 긴장하지 말고 면접관과의 대화를 즐기기를 바란다. 면접의 순간을 즐기는 것. 어쩌면 가장 중요한 필승 전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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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박소현, 유태용. (2014). 면접에서 지원자의 인상관리 전략이 성격 평정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산업 및 조직
-토니야 레이맨. (2011). 몸짓의 심리학.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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