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현
[The Psychology Times=김채현 ]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비율을 조사한 결과, 반려동물을 현재 거주지에서 직접 양육하는 비율은 25.4%로,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75.6%가 ‘개’를 기르고 있었고, ‘고양이’가 27.7%, ‘물고기’가 7.3% 순으로 나타났다”라고 한다. 즉, 대한민국 가구의 1/4 이상이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다.
이는 생활 속에서도 밀접하게 깨달을 수 있다.
길을 걷다 보면 산책하는 보호자와 반려견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으며, 반려동물과의 동반 출입을 허용하는 가게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불과 202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식품위생법 규정에 따르면 음식점에서 반려동물과 동반인은 분리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2022년 8월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통해 “음식점에서 반려동물 공간 분리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 음식점의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영업자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이러한 관리, 운영 기준을 영업장 안내문 등을 통해 제시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하였다. 따라서 앞으로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반려동물들이 더 깊게 들어올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주변의 반려견과 보호자를 가만히 보면 서로 닮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출처: Gerrard Gethings (2018). Do you look like your dog? [Picture]. theguardian. https://www.theguardian.com/artanddesign/2018/sep/10/do-you-look-like-your-dog-canine-human-lookalikes-in-pictures
사진작가 제라드 게팅스(Gerrard Gethings) 또한 이 사실을 깨닫고 이에 착안하여 반려견과 보호자의 초상화를 나란히 찍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둘은 굉장히 유사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보호자와 반려견이 닮은 것을 입증하는 실험 결과 또한 존재한다.
일본 간사이대의 심리학자 사다히코 나카지마(Sadahiko Nakajima)는 반려견과 보호자의 닮은꼴을 구별하는 실험을 했다. 총 500명의 실험 참가자에게 반려견과 보호자의 사진을 주고 서로 닮은 모습을 유추하여 반려견과 보호자의 짝을 선택하게 한 것이다. 실험 결과 “반려견과 보호자의 얼굴이 모두 노출된 사진을 본 참가자의 약 80%가 올바른 짝을 식별했다”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심리학자 마이클 로이(Michael Roy)와 니콜라스 크리스텐펠드(Nicholas Christenfeld)도 사다히코 나카지마의 실험과 유사한 실험을 하였는데 거의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개와 보호자 각각의 사진을 찍은 후 실험 참가자에게 개의 사진을 보여주고 주인을 맞추는 실험을 하였는데 “놀랍게도 참여자의 3분의 2가 사진을 보고 개의 보호자를 정확히 맞췄다”라고 한다.
이처럼 반려인과 반려견이 닮은 이유는 무엇일까?
닮았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에게 끌렸던 것일까, 아니면 서로에게 애정을 쏟다 보니 어느새 닮아진 것일까?
심리학자 스탠리 코런(Stanley Coren)의 연구에 따르면 “긴 머리의 여성은 코커스 패티얼이나 비글과 같이 크고 긴 귀를 가진 개를 좋아하고, 짧은 머리의 여성은 시베리안 허스키처럼 귀가 뾰족한 개를 좋아한다”라고 한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사람이 눈에 익은 것에 호감을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얼굴과 많이 닮은 개를 반려견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그런데 인지생물학자 프레데릭 레인지 박사는 반려견이 보호자를 따라하기 때문에 닮아간다고 말하였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개는 여러 동물 중 가장 많은 ‘거울신경’을 뇌 속에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호자와 가까워지기 위해 행동을 따라 한다고 말하였다.
이처럼 닮았기 때문에 서로에게 끌렸다는 결과도 있으며, 서로에게 애정을 쏟아서 닮아진 것이라는 연구 결과 또한 존재한다. 어쩌면 이 문제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해결되지 않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질문처럼 풀리지 않는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이지 않을까.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은 비단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말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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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강승지 (2022.08.11). 식당 반려동물 동반출입 허용…'소비기한' 계도기간 1년 도입. 뉴스1.
https://www.news1.kr/articles/?4769609
-농림축산검역본부(2023). 2022년 동물보호복지 국민의식조사. p.11~18.
https://www.animal.go.kr/front/community/show.do;jsessionid=b8o9sSfG2oK6ALco6BaabCrj31E5uZRGJ4QRZaUK6gO0KkNQxIuLpATub4mXk0RV.aniwas2_servlet_front;jsessionid=b8o9sSfG2oK6ALco6BaabCrj31E5uZRGJ4QRZaUK6gO0KkNQxIuLpATub4mXk0RV.aniwas2_servlet_front?boardId=boardID03&page=1&pageSize=10&keyword=&column=&menuNo=7000000005&seq=300071
-동아사이언스. (2018.05.03.). [과학동아] 개와 주인이 서로 닮은 이유는?. 동아사이언스 NAVER포스트.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5492559&memberNo=36236175
-신남식 (2019.09.25). 표정 서로 따라하고 감정도 공유…주인도 개를 닮아간다.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586456#home
-이종림 (2018.01.15). 강아지는 주인을 닮는다? 강아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들. 동아사이언스.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21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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