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한다혜 ]

요즘 대학교에서 어느 전공의 수업에서도 항상 언급되는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ChatGPT’. ChatGPT는 ‘Open AI’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이다.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이기 때문에 ChatGPT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람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겨지는 많은 분야 중, ‘심리 상담’을 ChatGPT가 대신할 수 있을지 알아보았다.

 우선 가상의 내담자가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낯설어 힘들어하는 상황을 설정한 후, 이에 대해 해결 방법을 ChatGPT에 물어보았다. 다음은 ChatGPT에 질문한 내용과, 그에 대한 ChatGPT의 답이다.

질문 해석) 저는 최근에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섭니다. 또한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때때로 이러한 새로운 환경은 나에게 우울감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변 해석)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신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하거나 우울감이나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은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있는 몇 가지의 팁이다.

• 1. 하루에 한 번의 성취: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하는 대신, 당신의 업무를 더 작고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세분화해라. 이것은 당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기분을 더 많이 줄 것이며, 업무에 압도되는 느낌을 줄여줄 것이다.
• 2. 스스로를 더 많이 돌보아라. 충분히 자고, 잘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아라. 명상이나 요가와 같이 당신이 즐기고 당신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는 활동에 참여하라.
• 3. 누군가에게 연락하라: 당신의 기분에 대해 솔직할 수 있는 친구, 가족 구성원, 또는 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라. 가끔은 나의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질 수 있다.
• 4. 자신에게 인내심을 가져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실수하거나, 새로운 일에 확신하지 못하는 것도 괜찮다. 자신에게 관대해지고 그것이 모두 배움의 경험이라는것을 기억하라.
• 5. 참여적인 태도가 되어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문화에 대해 더 배우기 위해 새로운 조직 내의 활동이나 행사에 참여하도록 노력해 보아라. 

기억하라. 당신은 이곳에서 혼자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새로운 직업이나 환경을 가질 때 비슷하게 어려운 감정을 느낀다. 시간과 인내심을 가지면, 당신은 새로운 환경에서 더 편안하고 자신감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위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5개의 상세한 해결책과 함께 혼자가 아니라며 위로의 말도 전해주고 있다. 

이런 대화만 보더라도 ChatGPT가 더 고성능이 되면 미래에 심리 상담사 혹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대체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ChatGPT가 이들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이를 뒷받침할 3가지의 근거를 제시하려고 한다.

첫 번째 이유. ChatGPT 스스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ChatGPT에 물었다. “Do you think ChatGPT can replace the role of psychiatrists or psychologists?” (당신은 ChatGPT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심리 상담가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여기에 대한 ChatGPT의 답은 ‘No’였다. 

심리 상담은 내담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이 전부는 아니다.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하는 동시에 인간적인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ChatGPT는 이 부분을 제공할 수 없다. ChatGPT 자신도 자신이 데이터에 기반한 유용한 정보는 제공할 수 있지만 개인에게 꼭 맞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질문 해석) 당신은 ChatGPT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나 심리 상담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답변 해석) 아니다. 나는 ChatGPT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나 심리 상담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ChatGPT는 유용한 정보와 지원을 제공할 수있지만, 정신 건강 전문가가 제공할 수 있는 개인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심리 상담사들은 개개인의 고유한 요구와 상황에 맞춘 종합적인 평가, 진단, 치료 계획을 제공하도록 훈련받는다. 그들은 또한 내담자에게 지속적인 지원과 치료를 제공하여 개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신 건강 문제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ChatGPT는 정신 건강과 관련된 정보와 지원에 접근하는 데 귀중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전문적인 도움을 구하는 대체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정신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정신건강전문가의 지원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이유. 심리적 응급 상황에 적절한 대처가 불가능하다.

미국에는 응급실에 정신건강의학과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24시간 상담받을 수 있는 ‘한국 생명의전화’를 운영 중이다. 그만큼 심리적 응급 상황은 꽤 빈번하게 발생한다. 내담자가 이렇게 응급한 상황에 직면한 상황에서 ChatGPT는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만약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였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수 있을까? 

윤리적인 문제와 더불어 ChatGPT는 적절하고 신속한 대처가 불가능하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상담뿐 아니라 약물 치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약물 사용과 관련해서는 더욱 ChatGPT와 같은 AI를 신뢰하기엔 아직 이르다. 아마 꽤 오랜 시간 동안, AI가 충분히 숙련된 의료진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 번째 이유. 내담자가 ChatGPT에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상담 초기 과정에서 상담사와 내담자 사이의 유대감인 ‘라포르(rapport)’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AI 심리 상담 챗봇 라포 형성 전략에 따른 상담 챗봇 디자인 제안’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챗봇이 내담자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사용자의 이름을 부르고, 스몰토크(잡담)를 나누고, 공감을 표하는 등의 방식으로 라포르를 형성하였을 때 유의미하게 상담 챗봇에 대한 사용자의 호감도가 높았다고 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 듯이 AI와의 상담에서도 라포르 형성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ChatGPT는 먼저 물어본 질문에 대해 적절한 답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러한 라포 형성에 적절하지 못하다. 

ChatGPT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아직 심리 상담의 영역을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런데도 최근 ‘디지털 멘털 헬스(Digital Mental Health)’ 영역에서 주목 받는 AI 심리 상담 영역에 우리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한다면 심리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경로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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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이지언, 이대호, 이재길.(2023).AI 심리 상담 챗봇 라포 형성 전략에 따른 상담 챗봇 디자인 제안.한국HCI학회 학술대회,(),631-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