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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 힘든 달콤한 ‘착함’의 중독 - '우리 아이 정말 착하죠?'에 담긴 유리벽
  • 기사등록 2023-04-13 08: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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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남지민 ]


"우리 아이는 착해서 부모 속도 안 썩여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우리 아이는 떼를 안 써서 너무 착해~‘우리 착한 딸아들이 양보하는 거 어때?’라는 말을 부모님에게 많이 들으면서 자라왔을 것이다. 가족이 아니더라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선생님들도 '착한아이는 ~'라고 하며 운을 떼었을 것이다. 그런 말을 듣고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남들에게 ‘착한 사람’으로 상징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그러면서 자신의 솔직한 의견이나 감정을 숨기고 타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컨트롤하려는 방식이 진정 옳을까어른이 된 아이에게 오로지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일까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개인은 그저 타인이 착하다고 하니까고통을 견디면서 스스로 발전하는 기쁨보다 남들의 칭찬을 먹으며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충당하려고 한다이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착한아이 콤플렉스’ 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이들은 ‘내가 착한 아이가 아니면 안 돼’처럼 착한 사람이라는 범주에 벗어나게 되면타인의 시선이 한순간에 냉철하게 바뀌어 나에 대한 태도가 변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허우적거린다



'일단 내가 참으면 상황은 괜찮아지겠지..'



필자 같은 경우도 어린 시절부터 하고 싶어도 참고 지냈던 적이 적지 않다아파서 쉬고 싶은데 절대 학원은 빠지면 안 된다는 부모님의 말에 학원을 가고숙제를 끝내야만 했다그래서인지 성인이 되어서도 ‘몸이 아파도 할 건 해야지’란 사고 나에겐 자연스럽다아픔을 참고 쉬고 싶은 마음을 접은 채 제 할 일을 해낸다이러한 나의 패턴이 타인에게 비쳤을 때면 성실하고 끈기 있는 친구로 나타나겠지만 내면의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예전부터 축적되어온 ‘참는 버릇’‘남에게 항상 착하고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주체성의 성장을 불러오지 못 으로 볼 수 있다.

 

기계도 풀시간으로 돌려놓으면 고장이 나듯이 사람도 일을 하다가 쉬는 시간은 필수불가결함을 깨달았다또한 십몇 년이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콤플렉스처럼 기억하는 날이 있다그 이후로 대학교에 들어와 부모님은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하시는데 그 말씀에 정말 감사하지만 저번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까봐 두려워 선뜻 나의 마음을 제대로 보이지 못한다착한 아이로 보이고 싶어 남에게 맞춰서 살아가는 게 건강하지는 않는 삶이라고 본다하지만 착한 사람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지내면서 얻는 칭찬과 인정과 같은 달콤함이 그것을 끊어내기 힘들게 만든다그래서 ‘착한아이 콤플렉스’가 특정 사람에게서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그래도 콤플렉스에서 야기되는 억압과 불안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과도한 신경을 내려놓아야 한다내가 중심이 되는 삶이어야 하는데 남의 눈치와 시선을 생각하면서 너무 배려한다면 그것을 나의 삶이 아니라 타인의 삶에 내가 수단이 되는 상황으로 전락한다

 



독일 철학자이자 문헌학자인 프리드리히 니체가 한 말을 엮은 책, 「니체의 말」에 이와 관련된 마음속 깊이 들어온 어구들이 있다. ‘지쳤다면 충분히 잠을 자라그 어떤 것보다도 휴식을 취한 뒤 깊은 잠을 자는 행위가 기운이 나지 않거나 지칠 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법이다.’ ‘주목받고 싶기에 주목받지 못한다모든 이가 자기자신을 제외하고타인은 자신의 관객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건강을 깎고 얼른 앞으로 향해 달려가려는 나의 생각에 하프타임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보다 내가 배려해야 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내면의 내가 말하는 것들에 경청하고 원하는 것을 하나하나 해주면서 온화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봐야 한다어린 시절 참아오는 버릇이 생기면 주위 사람들은 ‘철들었다’는 말을 하곤 한다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철이 드는 시절이 다가올 텐데이른 나이에 그러한 얘기들을 듣고 자라온 아이가 어른이 됐을 때는 어른일 때 철든 사람보다 더 오래어깨가 무겁게 살아왔을 것이다그들의 어깨에 있는 짐을 덜어주고 같이 걸어준다면 착한아이 콤플렉스에서 나오는 불안함과 두려움도 작아질 수 있다다음 기사는 인간관계 속 사람들이 나를 보호하면서좋은 인상으로 남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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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니체의 말」(2022), 엮은이 시라토리 하루히코/옮긴이 박재현

이미지 출처: 어도비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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