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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패턴에 변화를 주는 마법이 있다고? - 우리를 ‘조건화’시키는 것으로 시작되는 마법
  • 기사등록 2023-04-20 19: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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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조은교 ]


인간과 동물을 비롯한 생명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셀 수 없는 경험을 거치고, 이 때 발생한 새로운 정보 및 상호작용을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학습 및 저장하여 다음 행동에 활용한다. 즉, 우리는 학습과 기억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하면서 행동 양식에 변화를 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본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여태껏 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동을 취해야 하고, 그만큼 새로운 정보를 우리의 뇌에 각인시켜야 하며, 완전한 각인을 위해서는 반복적인 학습 과정과 학습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가 필요하다.


이러한 행동 패턴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 바로 ‘조건화’ 이다. 조건화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첫번째는 고전적 조건화로, 흔히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다. 개는 먹이라는 무조건적인 자극에 대해서 침을 흘리는 무조건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 연속적인 과정을 반복하되, 먹이와 함께 종소리라는 자극을 추가한다고 생각해보자. 종소리는 처음에는 아무런 개의 반응을 불러내지 않는 중립 자극이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먹이와 종소리를 함께 제시한다면, 개는 먹이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응을 하게 되면서도 이를 종소리라는 자극과 연합시키게 된다. 결과적으로 종소리는 조건화되어 조건 자극으로서 작용하고, 종소리를 단독 제시해도 개는 침을 흘리게 되는 조건 반응이 도출된다. 이런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고전적 조건화이다. 


하지만 오늘 이 글에서 더 중요한 것은, 두번째로 다룰 개념인 조작적 조건화이다. 스키너라는 심리학자는 대부분의 유기체들이 학습과 기억에 의해 조작적인 행동을 방출해낸다는 점에서 이를 급진적 행동주의라는 이름로 주장한 바 있다. 이것이 고전적 조건화와 다른 점은, 인간의 행동을 자극에 의한 반응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습관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들 중에서는 처음 하는 것보다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더 많다. 특정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그 행동과는 다른 행동을 하면서 행동 패턴에 변화가 생길 때 자신에게 어떤 보상 또는 손실이 일어나는지를 알게 되고, 이에 따라 의도적으로 행동을 변형하여 가장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학습과 기억 저장 과정을 통해 우리의 최종적인 반응이 도출되는 것이므로 조작적 조건화는 고전적 조건화보다 행동과 반응에 더 포커스를 둔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조작적 조건화를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이 개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용어는 ‘강화’와 ‘처벌’이 되겠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신이 행동에 준 변화가 목표 달성에 성공적이었다면 이는 보상이 되어 해당 행동을 강화하는 것이 된다. 여기서 강화물이 되는 것은 1차 강화물과 2차 강화물로 나뉜다. 1차 강화물은 음식, 수면, 온도 등과 같이 생존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2차 강화물은 물질적 가치 등 생물학적 가치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도파민을 자극시키는 것이다. 강화와 달리 목표 달성에 실패하게 되었다면 이는 처벌이 되어 더 이상 해당 행동을 반복하지 않도록 소거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더 살펴볼 것은 바로 ‘강화 계획’ 인데, 대표적으로 이는 강화물을 제시하는 방식에 따라서 총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행동 패턴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네 가지 마법이 있는 셈이다. 

 

  1. 1. 고정간격 강화계획

한 학생에게 60분이라는 특정 시간을 정해주고 그만큼 수업에 집중하면 간식으로 보상을 주는 행위를 고정간격 강화계획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강화물이 주어지면 다음 보상을 받기 위해서 정해진 시간 동안 적절한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강화 후 반응이 잠시 느려진다. 

 

  1. 2. 변동간격 강화계획

어떤 사람이 낚시를 하러 나간다고 했을 때, 평균 n 분이 지나야 물고기를 잡아낸다고 하자. 이 사람은 자신이 언제 물고기를 낚을 수 있을지 그 정확한 시간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대략 언젠가는 강화를 받게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이런 예시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변동간격 강화계획이며, 이는 꾸준한 반응률을 이끌어낸다. 

 

  1. 3. 고정비율 강화계획

수학 문제 100문제를 다 풀어내는 임무를 완수한 학생에게는 휴식을 부여하는 예시로 설명할 수 있는 고정비율 강화계획은 사전에 정해진 횟수만큼 적절한 행동이 나타났을 때 강화물을 부여하는 강화계획을 의미한다. 위에서 언급했던 고정간격 강화계획처럼 부지런한 반응을 보이다가도 한 번 강화물이 주어지면 다음 보상을 받기 위해서 또 해당 횟수만큼 적절한 행동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휴지기가 발생하며, 이에 강화 후 반응이 잠시 느려진다. 

 

  1. 4. 변동비율 강화계획

위 강화계획과 달리, 변동비율 강화계획을 활용한다면 학생들은 휴식 시간을 부여받기 위해서 수학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그 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문제를 얼마나 많이 풀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이는 보상을 향한 학생들의 꾸준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강화계획이다. 

 




스키너로부터 주장된 여러 가지 마법들을 보며, 우리는 이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마법이 무엇일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에게 새로운 행동 패턴 형성 및 제거를 위해서 가장 탁월한 마법이자 강화 방식은 무엇일까? 아마도 지속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고 강화 후 반응 감소가 적은 변동비율 강화계획 또는 변동간격 강화계획이 가장 효과가 클 것이다. 


하지만 이 마법의 한계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학습의 초기적인 형성을 이끌어내는 이런 강화계획이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이는 강화물 없이는 자발적인 활동이 불가능한 습관을 심어줄 수도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습관 변화에 있어서는 강화물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강화물 없이도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활동을 이끌 수 있도록 강화물을 점진적으로 제거하는 활동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일 것이다. 


올해 바꾸고 싶은 삶의 패턴이 있다면, 스키너의 강화 계획을 참고해서 마법을 부려보자. 스스로 행동에 취한 변화를 통해 터득한 규칙 또는 타인으로부터 학습한 규칙에 따라서 나에게 더 이익이 되는 행동 패턴을 꾸려갈 수 있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원했던 결과나 보상에 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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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Gluck, M. A& Meracdo, E& Myers, C.E. (2019). 학습과 기억 (최준식, 신맹식, 공역). 시그마프레스. (Original work published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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