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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오늘도 인생 네컷 찍으셨나요? - 포토프레스 세대가 네컷 사진에 열광하는 이유
  • 기사등록 2023-04-24 08: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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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은세 ]




포토프레스 세대란?


포토프레스 세대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다소 생소한 이 단어는 사진을 뜻하는 ‘Photo’와 표현을 뜻하는 ‘Express’의 합성어로 사진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세대를 일컫는 신조어이다. 사진을 단지 기록의 용도가 아닌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포토프레스 세대를 중심으로 전문 모델이 아니면 찍을 일이 없었던 바디프로필, 개인 화보, 스냅사진 등이 한국 사회 내에서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포토프레스 세대를 가장 잘 대표하는 사례는 ‘네컷 사진’이다. 몇 년 전부터 ‘인생 네컷’을 시작으로 네컷 사진을 찍는 것이 하나의 관행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인생 네컷이 큰 인기를 끌자 그 후로 포토이즘, 하루필름 등 다양한 유사 브랜드들이 수도 없이 생겨났다. 대학가나 핫플레이스에서는 몇 걸음마다 네컷 사진 부스를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벌써 몇 년간 이어진 인기는 잠깐의 유행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네컷 사진에 열광하는 것일까? 네컷 사진이 우리에게 주는 심리적 효용성은 무엇일까? 오늘은 포토프레스 세대가 네컷 사진에 열광하는 심리적 원인을 파헤쳐 보려 한다.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Z세대



손에 들린 휴대폰 카메라 대신 포토부스를 찾아 사진을 찍는 가장 큰 이유는 손에 들리는 한 장의 사진 때문일 것이다. 네컷 사진의 주된 소비층인 Z세대는 파일이 아닌 실물로만 사진을 받아보던 아날로그만의 감성을 네컷 사진을 통해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인지 및 정서 체계를 연구한 심리학자 맨들러가 제시한 ‘중간 불일치 효과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아주 낯설지도, 익숙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로 새로우면서 친숙한 자극을 선호한다. 네컷 사진은 자기 표현 수단으로 익숙한 사진과 아날로그 시대의 낯선 경험이 만난 중간 정도 수준의 자극으로, 포토프레스 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다. Z 세대에게는 낯선 아날로그 감성을 충족시켜주는 새로운 놀거리면서 스티커 사진을 경험했던 Y2K 세대에는 체험적 노스탤지어를 제공하는 아이템인 것이다. 또한, 네컷 사진의 경우 QR 코드를 통해 이미지 파일도 다운받을 수 있으니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격이다. 


 


사진으로 나를 표현하는 시대


동종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지며 프레임 전쟁의 시대가 열렸다. 다양한 프레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개인의 개성과 선호가 중요시되는 시대가 도래하며 자연스레 이를 표현하는 수단도 다양해졌다. 사진으로 자신을 나타내는 포토프레스 세대에게 네컷 사진의 다양한 프레임은 자신의 취향과 감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 현재는 자체 제작 프레임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을 만큼 네컷 사진은 이제 단순히 추억을 기록하는 용도가 아닌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된 것이다. 


출처: 인생네컷, 포토이즘 공식 인스타그램


위 사진은 인기 캐릭터나 유명 인물을 컨셉으로 한 프레임의 예시이다. 이러한 특정 컨셉의 프레임을 사용하는 것은 팬심의 표현 중 하나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듯한 느낌을 주는 프레임은 대상에 대한 동일시 정도와 친밀감을 높여주어 사용자에게 재미뿐만 아니라 심리적 만족감까지 제공한다.

 



미니 게임하듯 사진 찍기


한 평 남짓의 작은 공간에 삼삼오오 모여 10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계속해서 포즈를 바꾸며 사진을 찍는 것은 마치 게임을 하듯 흥미진진하다. 매장 내 위치한 개성 있는 소품들을 활용하고 SNS에서 유행하는 네컷 사진 전용 포즈를 따라 하면서 이용자는 단지 사진 한 장을 얻는 것 이상의 즐거운 경험을 소비할 수 있다. 


또한, 똑같은 사진을 나눠 갖는다는 것은 추억을 공유하고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메슬로우의 욕구 위계 이론 중 소속의 욕구를 충족하는 행위로, 함께 즐거운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소속감을 형성할 수 있게 한다.

 


네컷 사진은 낯섦과 익숙함 사이에 위치한 뉴트로의 흐름 중 하나이며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개성 표현의 수단이다. 한편으론 이미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에도 새로운 브랜드들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네컷 사진의 입지는 견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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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노지은, & 류한영. (2023). Z 세대를 위한 포토부스 애플리케이션 제안. 한국 HCI 학회 학술대회, 975-978.

- 박유란, & 송원숙. (2022). 왜 뉴트로 콘텐츠에 열광하는가?: 미디어 콘텐츠의 차별화 전략.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2(4), 47-57.

- 손현지. (2010). 디지털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에서의 아날로그감성 커뮤니케이션.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0(11), 146-153.

- Mandler, G., & Shebo, B. J. (1982). Subitizing: an analysis of its component processe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111(1), 1. 

- 한국일보. 2023.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32112230002555?did=NA

- 여성동아. 2023. https://woman.donga.com/culture/3/18/12/40788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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