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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예빈 ]



"너 더글로리 봤냐? 완전 사이다더라..."

"그게 뭔데? 난 넷플릭스 안 봐"


라고 말했던 필자가 넷플릭스 구독까지 하게 만든 드라마.


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화제의 드라마 '더글로리' 대사 중 문동은(송혜교)의 대사이다. 문동은은 극 중 학교폭력 피해자의 역할로 가해자들을 복수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해당 대사는 피해자에게 전하는 대사로 일명 '사이다'라는 명대사를 자아냈다. 드라마 '더글로리'의 스토리 테마는 '복수'이다. 더글로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복수'에 열광했다. 누군가의 복수를 이렇게까지 응원한적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면 러브라인에 열광하던 우리들은 왜 이리 이리 복수에 열광하게 되었을까?

또한 힘이 센 '강자'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약자'를 왜 더 응원하게 된 것일까?

알고 보면 모든 이유에는 심리학과 관련이 있다는 점! 아래로 스크롤 해보기를 바란다.




대리만족,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사이다'라는 용어는 인터넷에서 유행한 것으로 웬만한 독자들은 알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설명을 붙이자면 이는 답답한 상황이 통쾌하게 진행 되거나 해결되었을 때 쓰이는 말이다. '더글로리'에도 이런 '사이다'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응징을 하는 장면에서 말이다. 


하지만 '사이다' 현상이 일종의 대리만족 현상이라는 것을 아는가? 심리학에서는 대리만족이 일종의 퇴행, 합리화와 같은 방어기제를 통해 개인의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이나 욕구에 위안을 주는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프로이트는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추동이 폭력과 성이라고 했는데 더글로리에서는 이러한 '추동'을 잘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악과 부패과 들끓는 현실속에서 일반 서민으로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사이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드라마의 응징을 통해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카타르시스' 현상도 관련된다. 카타르시스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심리학적으로는 마음 속의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을 표출해서 해소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문학적으로는 비극적이거나 공포를 자아냄으로써 마음이 정화되고 쾌감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드라마에서 복수 장면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데 그 과정에서 우울한 감정이 일시적으로 사라지곤 한다. 폭력적인 장면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감정을 야기하지 않고 오히려 쾌감을 준다니. 참 아이러니하지만 단순히 복수의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카타르시스는 마음의 응어리를 표출함으로써 후련해지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시청자들이 복수에 열광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마음의 응어리가 있는 것이다. 악에 대한 대한민국의 현실이 너무 암담해서, 범죄에 대한 법이 관대해서, 경제는 나날이 어려워지고, 미래가 침울한 것에 대해 말이다.




대한민국의 복수 열풍, 우리는 왜 약자를 응원할까?




  

대한민국의 복수 열풍은 '더글로리'에서만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는다. 넷플릭스같은 OTT 플랫폼 뿐에서만 아니라 공중파에서도 꾸준히 화제이다. 위의 이미지는 최근 종영했던 SBS '모범택시' 중 일부이다. 베일에 가려진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모범택시는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그려낸 스토리가 많아 쾌거를 이루었다는 좋은 평가까지 받았다. 극 중에서는 러브라인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자아냈다. 러브라인에 열광하던 대한민국은 복수에 더 열광한다.

뉴스를 통해 연일 암울한 소식을 들으며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들은 망국의 시조가 보인다는 등 혼란을 가중시키는 말들이 많은 요즘 사회에 이런 '복수' 요소들을 보고 열광한다. 카타르시스를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는 '피난처'이자 '도피처'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약자를 응원하는 데는 심리학 현상이 숨겨져 있다. '더글로리'에서 겉이 번지르르한 연진이보다 가진 것 없는 동은이를 더 응원하고, '모범택시'에서 정의말고 가진 것 없는 김도기를 응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언더독 현상' 때문이다. 언더독 현상은 경쟁에서 열세에 있는 약자에게 연민을 느끼며 지지하고 응원하게 심리 현상이다.  즉, 약자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심리로 약자를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개싸움에서 아래에 깔린 개(언더독)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강자보다 상대적으로 약자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적 약자가 승리하면 자신이 승리한 것 마냥 기쁨을 느끼고 더욱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더글로리' , '모범택시' 등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와 약자의 편에서는 것도 이와 같은 심리임을 유추해볼 수 있다.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단순히 드라마의 스토리가 재미있고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실력으로도 드라마나 영화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가 우리 삶의 현실을 풍자해주고, 암울한 현실을 대변해주고 있기 때문에 볼 수도 있다는 사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복잡한 심리를 드라마나 영화가 대신 표출해주고 대변해주고 있는 듯 하다. 

또한 예전과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자극적인 사회 풍자에 관심을 갖는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한 현실 속에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럴수록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고 긍정적인 감정이든 부정적인 감정이든 간에 많이 표출해야 한다. 많고 다양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말이다.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각자의 마음을 돌보는 시간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씩씩하게 나아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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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Valeria Sabater. 카타르시스의 심리학적 의미. 원더풀마인드. 2022.12.27 

카타르시스의 심리학적 의미 - Wonderful Mind

정정엽. 복수의적절함  - '더글로리'가 사이다인 이유. 정신건강연구회. 2023.04.10

https://naver.me/F7I0KAz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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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4-27 16: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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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 심꾸미 7기로 활동하고 있는 이예빈 기자입니다.
    제가 경험하고 있는 심리학의 세계에 함께 푹 빠져 보세요!
    문의사항은 ye6807@naver.com로 연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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