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빈
[The Psychology Times=이예빈 ]
"5분 뒤에 해야지.. 아니다 내일까지니깐 내일 해야겠다..
....결국 마감 3시간 전.....부랴부랴 집중해서 할 일을 마치고..."
위의 상황이 공감가는가?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필자의 현재 상황이다. 할 일은 쌓여있는데 끝까지 미루다가 허겁지겁 집중해서 할 일을 마무리 한다. 그렇다고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할 정도로 막상 일을 시작하면 몰입해서 금방 끝낸다. 하지만 그놈의 '시작'이 어려울 뿐이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이런 필자를 비롯해 미루는 습관들을 가진 사람들의 심리를 2가지로 나누어 탐구해보고자 한다!
누구보다 게을러보이지만, 사실은 열심히 하고 싶어서 그래.
그렇다. 사실은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싶어서 미루는 것이다. 최근에 오은영 정신 건강의학과의사가 미루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이를 언급했다. 완벽주의자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성공적으로 일을 마무리해도 만족하지 못한다. 자신만의 엄격하고 높은 성취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자신의 높은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자신이 예상한 성취 기준에 못미치면 좌절하고 만다. 타인의 기준은 나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언제든 1등만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말이다.
따라서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높은 기준에 도달하는 일을 최대한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의 기준에는 완벽하게 보일지라도 평가를 받았을 때 완벽한 성취 기준을 받지 못할 거란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최대한 미루는 습관이 남들에게는 늘어져 보이고 게을러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안과 긴장을 낮추기 위한 행동이라고 한다. (필자는 이 말을 듣고 많은 위로가 되었다.) 당연히 미루는 건 게으르고 어리석은 행동이라 생각했는데 불안과 긴장을 낮추기위한 것이라니. 그동안의 내 행동들이 위로 받는 느낌이 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에 따르면 “미루기는 게으름이나 절제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미루기는 심리학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심리를 이해해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미루는 습관은 우리의 천성이 게을러서, 부지런하지 못한 성향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보다 그 일을 잘하고 싶어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부정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회피하는 성향이 있다.
따라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성공 기준을 타인의 평가 등 외부적 요인에서 찾기 보다는 내부적 요인에서 찾아야 한다. 자신과의 소통이 타인과의 소통보다는 아무래도 늘 우선시 되어야 하니깐 말이다.
난 완벽주의도 아닌데, 왜 미루게 되는거지?
최근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시청했다. '초집중'의 저자 니르 이얄의 영상이다. 니르 이얄은 인간이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를 신경학적 관점으로 설명을 한다. 인간을 방해하는 것은 내면에서 느끼는 '불편함' 때문이라고 말이다. 인간은 날씨가 추우면 옷을 껴입고, 더우면 옷을 벗는다.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먹지 않는다. 외로울 땐 괜히 인스타그램을 뒤적거리고, 지루하면 유튜브를 본다. 이것이 바로 항상성 반응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불편함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그 행동이 바로 우리가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이자 미루는 이유이다.
미루는 사람들은 각각의 이유로 일을 미루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같다. 해야 할 일을 떠올릴 때 드는 ‘불편함’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해야 할 일을 떠올리면 압박감, 지루함, 부담감 등을 느낀다. 이 때 미루는 사람들은 이 감정에 반응해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려고 한다. 회피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여러가지 일로 시선을 분산시켜 해야 할 일을 미룬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고통을 회피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을 핑계로 합리화 되어서는 안된다. 언제나 하고 싶은 일, 재밌는 일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쾌락에 눈이 멀어 단편적인 즐거움을 얻는 데 익숙해지면 앞으로도 중요하고 해야만 하는 일을 평생 미루게 될 것이다.
물론 미루는 습관들 덕분에 해야 할 일들을 엄청난 초집중력과 함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벼락치기와 같은 원리로 말이다. 급하게 해야 한다는 '긴장감'과 '조급함'에 쫓겨 아슬아슬하게 과업을 마무리하게 되고나서는 긴장감이 완화된다. 긴장감이 완화되는 동시에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도파민이 분피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중독되는 사람들이 미루는 습관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뭐든 '편안함'이 주는 미덕을 잊지 말도록 하자. 미루지 않고 미리미리 하는 것에서 오는 편안함이 긴장감을 이길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미루는 걸 이겨내야 하는데?
우선, 불편한 감정이 들어도 일단 '5분만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일을 시작해보는 것이다. 즉, 인내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불편한 감정은 너무나 싫다. 싫지만 이겨내는 것이다. 그것이 자제력이다. 일단 5분 해보고 이 일을 더 할지 혹은 멈출지 판단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5분에서 10분, 30분 그리고 1시간 씩 늘리다 보면 어느새 일은 마무리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완벽주의 성향들은 부담감을 조금만 내려 놓기를 바란다. 타인으로부터 받는 외부적 평가도 중요하지만, 내가 그 일을 진심으로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했다라는 스스로에게 받는 내부적 평가가 우선이다. 무엇이든 자신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올곧는다면 우리가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
흔히들 원인을 깨닫고 나면 금방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모든 것에는 '실행' 과 '노력'이 중요한데 말이다. 필자는 심리학을 탐구하고 공부하는 이유가 단지 심심한 '위로'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 그동안의 나의 삶과 타인의 삶을 이해하며 위로를 받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심리학을 핑계로 앞으로의 삶을 바꾸어 나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심리학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삶을 더욱 더 다채롭게, 예전과는 다르게 살아가야 한다. 심리학이 우리에게 원인과 해결책을 제공해준 '이론서'였다면 그것을 적용해보는 '문제집'은 '나' 스스로이다. 그렇게 계속 꾸준히 실패하고 넘어지고 성공하고 자신만의 오답노트로 세상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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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거 완전 내 얘기잖아.." 라는 말을 자주 하시나요?
우리는 왜 유난히 '더글로리, 모범택시' 등에 빠져들까?
출처 :
안지섭. 미루는 습관은 게으름 때문이 아니다? .독서신문. (2022.09.27)(http://www.readersnews.com)
헤이든 핀치.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2022. 시크릿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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