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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연애, 이제는 감정적으로 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하세요(?) - 데이트 앱의 바람직함에 대해 논하다 - 당신에게 보내는 작은 응원
  • 기사등록 2023-05-12 11: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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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민지 ]


pixabay


이트 앱. 

막상 나의 주변 지인들 중에서는 쓰는 사람을 못 봤는데, 신기하게도 실 수요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다 못해 치솟고 있는, 각종 앱스토어에서도 늘 상위권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는 앱들.

이렇게 데이트 앱의 사용자 수는 날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고, 오히려 빈말로라도 좋다고 할 수 없는 편견들만이 가득하다. 

 

당신은 어떠한가? 

앱을 통한 만남, 그것은 그저 가볍고 위험한 짓이며 해당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야만 만남과 연애가 가능한, 외로운 루저(loser)들’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해당 앱들은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가 아니라 인만추(인위적인 만남 추구)를 지향하는 당신에게 안성맞춤인데다가, 빠르고 간편함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성적으로 타인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몹시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드는가?

 

데이트 앱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극찬하는 사람들의 손을 들어주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하는 걸까?

데이트 앱은, 과연 바람직한가?

 




 1. 대세는 자만추가 아니라 인만추니까

 


     1) 상대의 프로필이 화면에 뜬다.

     2) 상대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상대의 프로필을 왼쪽으로 스와이프(swipe) 한다. 

        (: 화면에 손가락을 댄 채로 밀어버린다.)

     3) 상대가 맘에 들 경우, 오른쪽으로 스와이프 하여 관심을 표한다.

     4) 상대 또한 내 프로필을 보고 오른쪽으로 스와이프 한다면 서로가 매칭이 된다.

     5) 매칭이 성공했을 경우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해지므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 

        괜찮을 경우 실제로 만남을 갖는다.

 


당신은 주어진 1부터 5까지의 순서화된 방법이, 무엇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바로 ‘데이트 앱’들 중 하나의 사용 방법이다.

 

‘데이트 앱’의 큰 특징이자 장점은, 먼저 언급한 것처럼 무척이나 간편한 사용법으로 인해, 부담 없는 ‘시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쌍방이 쉽고 빠르게 ‘관심’, ‘하트’, 또는 ‘좋아요’를 보낼 수 있다는 점, 서로가 마음에 들 경우에만 연락을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현대 사회인들에게는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와닿는 부분임에 틀림없다. 

 

21세기에 들어서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모두는 점점 개인적이고, 배타적인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귀찮고, 어렵고, 불필요하다고 느낀다. 감정 소모는 효율적이지 못하고, 연애 또한 사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외로움’을 필연적으로 느끼고야 만다. 이 상황에서 우리 현대인들은 참 슬프게도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만, 그것을 딱히 타개하려는 의지를 갖지는 않는다. 이미 이러한 상황에 너무 익숙해졌고, 뭔가 적극적으로 해보려니, 그 이후에 따라올 여러 부가적인 것들을 감당할 자신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우리의 앞에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문제의 ‘데이트 앱’이었으니.

이것은 차갑고 각박한 사회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딱히 강한 책임을 요구하지도, 오랜 시간적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애초에 매칭 자체가 쉽고, 매칭이 됐다고 해서 반드시 만남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다. 안 맞으면, 싫으면 그만두면 되는 것이다. 

쉽고, 빠르고, 효율이 좋고, 부담도 없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21세기 현대인들이 데이트 앱의 등장에 열광하는 이유인 것이다.

 




 2. 내 자존감은 채우고, 이성은 이성적으로 골라내고

 


데이트 앱은 사실 매칭 전 스와이프 단계에서부터 사용자의 심리 전반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가 여자일수록, 이 스와이프를 통해 상대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권력 감정’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다. 여기서 이 권력 감정이 바로, 데이트 앱이 ‘자존감 앱’이라는 별칭을 얻은 이유가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만약 그렇다 해도 당신이 무수한 데이트 앱 중 하나에 무작위로 가입한 뒤 약 1분만 지난다면, 저 말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면 반드시.

 

여기서 말하는 ‘자존감’은 앱을 통해 쏟아지는 이성들의 호감, 즉 ‘좋아요’ 세례가 되겠다. 사실, 대부분은 내 성별이 그저 ‘여자’라서 상대방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호감을 표현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사실을 알더라도 쏟아지는 관심과 호감의 표현들은, 싫게 느껴진다기보다는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게 하고, 자존감을 채워주기 마련이다.

 

그뿐이랴. 기존의 본인이 갖고 있던 인간관계, 그리고 스스로의 매력에 견주어 받을 수 있는 ‘관심 가성비’가 꽤나 상당하다. 평소의 좁은 인간관계 내에서라면 절대로, 스쳐 지나가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인연들도 앱을 통해서는 비교적 손쉽게 매칭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자존감은 점차 불어나게 되고, 처음 한 번이 망설여지던 만남에 대한 부담 또한 점점 덜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앱이 가진 대표적인 특징이자 장점은 하나 더 꼽을 수 있다. 데이트 앱의 다양한 기능을 통해 우리는 상대와 연애를 시작하기에 앞서, 보다 명확한 판단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쉽게 말하자면, 이 기능들을 사용하면 우리는 현실에서처럼, 감정에 취해 혹은 분위기를 타서 충동적으로 만남이나 연애를 시작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3. 친밀성이 차갑다고? 시원한 거겠죠

 


‘사랑 사회학의 대가’라고 일컬어지는 ‘에바 일루즈’의 《감정 자본주의》라는 저서가 있다. 여기에는, 데이트 앱을 통한 만남은 ‘차가운 친밀성(cold intimacy)’이라고 서술된 부분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차가운 친밀성’이란 열정적이고도 낭만적이었던 사적 관계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계량과 측정을 일삼고 효율적인 관리를 하려 드는 성격으로 바뀌었음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이 차가운 친밀성은 데이트 앱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앱 이용자들에게는 그들이 고를 수 있는 상대 파트너가 끊임없이 주어진다. 그리고 더 나은 조건의 파트너가 나타난다면, 그들은 언제라도 부담 없이 상대를 교체해 버릴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한다. 이러한 상황을 데이트 앱에서 찾을 수 있는 차가운 친밀성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극단적이고 부정적으로만 보이는 현상이 사실은, 우리 현대인이 진정 바라던 것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애초에 깊은 관계를 맺음으로써 서로가 지녀야 할 책임에 대한 부담감, 감정 소모에 대한 피로감, 상대를 알아가는 과정에서의 시간적, 경제적인 투자에 대한 회피적인 모습 등, 그러한 것들 때문에 ‘자만추’를 포기하지 않았었는가를 다시 되짚어 보아야 한다. 

 

조심스럽게 필자의 의견을 적어보자면, 어쩌면, 애초에 우리가 바란 것은 이 차가운 친밀성이 가진 ‘시원함’이 아니었을까? 

사회도, 문명도 변화를 맞이하며 가족도 여러 형태를 지니게 되었는데 왜 아직도, 꼭 모든 만남과 연애는 진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기반으로 해야만 하는 것일까? 

바뀐 사회처럼, 그냥 개개인 또한 즐기는 ‘주체’가 된다는 관점을 갖는 것이 정녕 문제가 되는가?

 




 4. 정답은 없으니까 하고 싶으면 하세요

 


이제 다시 초반의 논제로 돌아가 보자. 

논하고자 했던 ‘데이트 앱의 바람직함’에 대해 필자 나름대로 결론을 짓자면, ‘생각하기 나름, 이용하기 나름!’, 즉 ‘정답은 없습니다’라는 다소 허무하다고도 느낄 수 있는 결론이 나올 것 같다. 

 

일단 본인 나름대로는 이러한 결론에 대한 근거들이 존재한다. 우선 데이트 앱 특유의 특징이자 장점들은 현대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무척이나 필요한 기능들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앱들이 마냥 바람직한 현상만을 이끌어 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절대 ‘아니’다. 즉, 해당 앱을 극찬하는 사람들의 말도 충분히 일리가 있고, 그에 반하는 입장을 고수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마땅한 근거들을 가지고 있다.

 

필자의 경우, 데이트 앱 자체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의견을 가졌다. 즉, 해당 주제로 글을 써 보고자 한 이유나 정작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다는 의미이다. 

데이트 앱의 사용자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인데 반해서, 아직까지도 사회에는 데이트 앱 관련 만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 늘 안타까웠다. 실제로 데이트 앱을 통해 잘 만나는 커플들 대다수가, 주위 사람들이 다소 편견을 갖고 바라볼 것이 두려워서, 그들의 첫 만남과 연애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는 경우를 종종 보고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러한 인식과 관점을 조금이나마 바꾸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이 지금 이 글을 쓰는 계기가 되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데이트 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데 그것을 무작정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이었다면, 이번 기회로 해당 앱과 그 사용자들을 이전과는 다른 관점,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고, 당신의 편견 역시 조금이나마 허물어졌으면 좋겠다. 

또는, 당신이 데이트 앱에 흥미를 갖고 있었으나 사회적 시선 때문에 지금까지 시도하지 못했던 사람이었다면, 더 이상 눈치 보지 말고 이제는 꼭 시도해 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타인의 말이나 시선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거나, 망설이지 마시길.


정답은 없으니까, 당신의 한 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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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도우리. (2022).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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