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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은수 ]



매체에서 비치는 사랑 이야기를 가만 보면 시작과 끝만 존재한다.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고 상대도 같은 마음인지 전전긍긍하다가 끝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결말이 나거나, 사랑하던 관계에서 한 사람이 연결의 끈을 놓아버리며 갈라서는 결말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사랑의 시작이든 끝이든 실생활에서 단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감정의 끝은 fade out에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별의 끝에 대하여 다뤄보고자 한다.




모두가 사랑을 예찬하지만, 아름다운 이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학기 끝 무렵, 친해지게 된 선배와 대화하다가 CC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연애가 좋았냐는 물음에 선배는 ‘좋았으면 안 헤어졌지’라며 태연히 대답했다. 이 대화를 통해 이별의 과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이유로 연애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든 간에 이별을 선택하게 되고 하나의 연인은 그렇게 각자의 삶을 산다.


이별은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게 있지만, 개인적으론 함께 있어서 얻는 즐거움보다 힘든 게 클 때 이별하게 되는 것 같다.

 

서로의 반쪽이라 불렀던 만큼 이별엔 큰 상실이 따른다. 그건 이별을 고한 사람이나 들은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살면서 이별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렇기에 이별의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과 건강하게 이별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윤홍균 정신과전문의의 저서 <사랑 수업>에서는 이별할 때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별의 교과서



먼저, 이별을 경험했을 때 비련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이 경험한 이별을 통해 두 번 다시 연애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는 확대나, 헤어진 연인에 대해 지나친 이상화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인생의 과정 중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이 있기 마련이고 상대 외에도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니 말이다.


그러니 이별을 경험했다면 지나치게 그 감정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술을 피하고, 상대의 SNS를 보는 것도 멈춰야 한다. 궁금하더라도 원하는 대로 생각하자. 잘 지내길 바란다면 잘 지낼 것이라고, 못 지내길 바란다면 못 지낼 것이라 멋대로 정신 승리하는 것도 필요한 과정이다.

 


이별을 통보받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는 게 주요 과제다.


미련인지 아닌지 혹은 미련임을 알고 털어내기 위해서 두 가지 질문이 존재한다.


첫째는 ‘그게 가능할까?’, ‘다시 만나는 게 가능할까?’ 와 ‘얼굴 볼 수 있을까?’ 같이 질문을 통해 자신이 바라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임을 자각할 수 있다.


둘째는 ‘무슨 의미가 있나?’, 헤어진 상대를 보고 온다거나 하는 등의 행동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 보면 결국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경험하게 된 이별에 대해 지나친 자책도, 원망도 삼가고 일어난 결말뿐이라며 이별에 익숙해지듯 서서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별을 통보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미리 언질을 주는 것이 과제다.


우리의 뇌는 익숙한 것에 적응하고 있기에 빈자리가 갑작스럽게 느껴지며 혼란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별을 결정했다면, 미리 ‘우리가 이만큼이나 사귀었구나’, ‘변화가 올 수 있겠다.’ 등으로 표시를 주는 게 필요하다.


이별을 고할 때엔 상대에게 덕담하며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이별의 끝에 온 이상 다시는 안 볼 사람이라는 걸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좋은 말을 해서 예의를 지키며 이별하는 게 필요하다. 상대가 이유를 알고자 물을 때에는 나를 주체로 하여 설명해야 한다. 상대를 책망하거나 탓하는 것보단 본인의 상황이나 감정 등으로 말해야 한다.

 



안전한 새출발을 위해서



이별에 대해선 요새 흉흉한 소식이 끊기질 않는다.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조사한 결과 2022년 작년 한 해 동안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 내 여성 살해’는 최소 86명, 살인미수 등 포함 311명에 달했다.

 

결국엔 ‘안전 이별’이라는 단어가 나타났고, 연애 중에 마냥 착해 보였던 사람이 이별로 돌변할지도 모를 일이다. 혹여나 안전 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쳐 있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한다.


안전 이별을 위해선 첫째로 공개된 장소가 필요하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주변 시선을 인식하기 때문에 이별을 통보받았을 때, 분노를 느끼더라도 공개된 장소에선 제어할 수 있다. 그리고 혹여나 일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받기도 좋다.


둘째, 제3의 인물을 도움을 받는다. 이별을 통보하는 자리에 동행하는 것도 가능하고 위험을 느꼈을 때 도움을 청해야 한다. 그리고 폭력적인 성향이 보인다면 법적 대응을 위한 증거를 수집하는 것도 필요하다. 폭력은 단순히 신체적인 폭력만 의미하지 않는다. 협박하거나 스토킹하는 것도 모두 폭력의 범주 안에 듦으로 증거를 마련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고통을 상대에게 호소하거나 스스로 해를 끼치는 방법은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상대에게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걸 명심하자.

 


어찌 됐든 한때에는 서로가 소중했던 두 사람이 헤어진다는 이야기는 구슬프다. 


이별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많은 고민과 상처가 있었고 그 기억이 좋은 추억을 덮었을 때,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헤어짐을 선택한다. 결국 자신과 상대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이별을 선택한다. 

그러니 이별의 경험이 좌절되는 순간만 남는 게 아니라, 다시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별이 성장통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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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균, 『사랑 수업』, 심플라이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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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5-16 19: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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