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윤
[The Psychology Times=허정윤 ]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어떤 사람은 늘 똑같은 일상에서도 행복해 하지만 어떤 사람은 풍족한 조건에서 원하던 목표를 이루었음에도 끊임없는 부정적인 정서에 시달린다. 왜 어떤 사람들은 가난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며 행복감을 느끼지만, 어떤 사람들은 부족한 것 없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상황과 조건 속에 있으면서도 늘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며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행복과 뇌과학
그것은 우리가 느끼는 행복이 뇌 과학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인지 활동을 비롯해 지각과 정서, 행동을 관장하는 것은 바로 뇌이다. 뇌에 관한 과학적 연구 결과로 말미암아 뇌의 기능에 관하여 알려지게 되었고 더 나아가 인간의 행복이 뇌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의 뇌는 여러 가지 작은 구조들로 나뉘어 있는데, 그중 변연계라는 부위가 있고, 변연계에 포함되는 ‘시상, 시상하부, 해마, 뇌하수체’라는 부위들에서 각종 화학물질, 즉 신경전달 물질과 호르몬을 분비하여 감정을 조절한다. 뇌 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 내부를 관장하는 60가지 이상의 신경전달 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 물질 중 특히 네 가지 신경전달물질이 우리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도파민, 아세틸콜린, 감마아미노낙산, 세로토닌이라는 이 네 가지 신경전달 물질들이 균형을 이룰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삶의 기쁨과 낙관주의, 만족, 평온, 숙면, 좌뇌와 우뇌의 조화 등이 관여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규명되었다. 즉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행복을 느끼게 하는 이른바 ‘행복 호르몬’이다.
행복의 유전성
결국 행복은 뇌와 관련이 있고 유전적으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소소한 일에도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행복할 조건이 많이 갖추어져 있어도 행복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행복을 자주 느끼는 사람, 낙관적인 사람 역시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이라고 한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한 사람이 낙천적이면 다른 한 사람도 낙관적인 경우가 많다.
낙관성이 유전되는 표지는 사회적 유대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양을 증가시키는 유전자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옥시토신을 생산하는 유전자의 기능과 양에 따라 낙관적인 정도가 유전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특별히 불행할 상황이나 조건이 적은데도 자주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 불안이나 걱정 우울 등 부정적인 정서를 자주 느끼는 사람 역시 그 사람의 의지나 의도대로 감정을 주체적으로 일으킨다기 보다는 뇌 속 변연계의 신경전달 물질이나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한 연습
이처럼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마음은 유전적인 경향이나 뇌의 작용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때문에 노력해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감사 일기 쓰기, 봉사하기, 낙관성 훈련하기 등을 통해 뇌에서 세로토닌, 옥시토신 등이 활발히 만들어지도록 하여 긍정 정서를 높여 충분히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1. 옥시토신의 증가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너그러운 마음 등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감소시키는 행복 호르몬인 옥시토신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타인을 위해 봉사를 하고 기쁨을 느끼면 옥시토신 호르몬이 분비되어 행복감이 많이 증가된다고 된다고 하니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에 유전적으로 불리한 조건이라고 하더라도 봉사 등을 통해 행복감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친절을 받는 것보다 친절을 베푸는 것에서 인간은 옥시토신의 증가와 이로 인한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2. 명상
또한 행복 감정을 느끼기 위한 방법 중 명상이 효과적이라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명상은 호흡을 통해 심신을 이완시켜 스트레스와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명상은 면역계의 심장을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하며 통증 완화, 노화 방지와 더불어 무엇보다 정신 건강 향상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명상을 꾸준히 하면 스트레스 물질 분비가 감소하고 억제되며 불안 긴장 완화와 평온한 기분 유지에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명상 방법은 앉아서 눈을 감은 채, 마음속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를 살핀 후 특정 부위와 자신의 정서에 초점을 맞추면서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면 된다.
3. 낙관성 증가
마지막으로 낙관주의자들이 행복감을 많이 느낀다는데, 아무리 비관적인 사람이라도 학습을 통해서 보다 낙관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일상 활동에 관한 일기만을 쓰더라도 어려운 상황의 밝은 면을 보게 되고 낙관성이 향상된다고 한다. 심적인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치료를 했더니 심적 외상이 완화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은 하루에 있었던 감사할 일들을 세 가지 정도로 이유와 함께 감사 일기를 적으면 뇌의 변연계 활동을 감소시킴으로써 스트레스 진정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한다.
행복은 뇌와 관련이 있는 것이지만, 우리가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서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타인에 대한 친절과 배려, 경청과 공감, 봉사, 명상, 감사 일기 등 꾸준한 노력을 하면 부정적인 정서는 줄어들고 낙관성이 증가하며 결과적으로 행복감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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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Seligman, M. E. P. (2011). Flourish: A visionary new understanding of happiness and well-being. Free Press.
* 이창근. (2015). 우울증엔 뇌과학: 뇌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 메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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