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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함지원 ]


pixabay

여행, 필자는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이다. 이번 여름방학에 해외여행을 계획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이번 여행에 난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두어야 할까?


올해부터 코로나가 완화되고 여행 제한이 풀리자 많은 사람들이 인천공항으로 몰리고 있다. 과연 사람들이 여행을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아름다운 경치를 보기 위해서, 자랑하고 싶어서, 반복된 일상에 지쳐서 등등 각자의 이유가 있을 테지만 돈과 시간을 들여 여행을 가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Travel 의미의 변화


선조들에게 여행이란 단지 긴 여정이자 매우 큰 고난의 길이었다. 여행을 하려면 몇 주, 몇 달은 족히 걸렸으며 여행 중 강도를 만나 도둑을 맞기도 했고 사나운 동물을 만나 심하게 다치기도 했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이런 사실이 어원에서도 잘 드러난다. 영어 travel, 불어 travail는 모두 라틴어 trepalium에서 유래했다. 이 라틴어는 회초리를 뜻하는 plaus를 기초로 만들어진 단어이다. 이러한 어원만 봐도 여행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19세기에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여행은 고통이나 고난이 아닌 쾌락이나 오락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1780년에는 영국 런던에서 맨체스터까지 역마차로 이동하는 데 4~5일이 걸렸지만, 1880년에 등장한 기차는 그 시간을 5시간으로 줄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19세기 후반부터 본격화된 서구인들의 해외여행은 휴식을 취하면서 노동 의지를 충전하는 장치로 설계되었다.



여행은 인류의 속성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간을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즉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한 바 있다. 여기서 비아토르는 걷는 자, 지나가는 자의 뜻이다. 인간은 걸어가는 존재이자 걷는 것, 즉 여행하는 것은 인류의 본성이다. 


'여행의 이유’(문학동네) 책의 저자 김영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인류는 걸었다. 끝도 없이 걷거나 뛰었고, 그게 다른 포유류와 다른 인류의 강점이었다. 어떤 인류는 아주 멀리까지 이동했다.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그린란드나 북극권까지 갔고, 몽골에서 출발한 어떤 그룹은 얼어붙은 베링해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으로 넘어가 마야와 잉카, 아즈텍 문명을 일구었다." 생존을 위해 조금씩 이동하며 축적된 것이 인류사이다. 어쩌면 우리 몸에는 어쩔 수 없이 이동의 유전자와 걷기의 본능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 낯선 세계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길을 찾아 떠나며 여행하는 것. 이렇게 보면 여행은 인생의 여정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 중에는 항상 예기치 않은 상황들로 인해 계획이 바뀌게 된다. 초기에 가지게 된 여행 목적은 여행 도중 우연히 발생한 사건들로 인해 미묘하게 변하거나, 예상치 못한 것을 얻게 되는 경험으로 수정된다. 삶도 그렇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삶의 방향조차 바뀌기도 한다. 



삶의 탈출구가 되어주는 여행


여행은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되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마음속에서는 일상적인 장소를 벗어나 생생하고 색다른 경험을 바라며,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멀리서 혼자 휴식을 취하고 싶은 욕망이 우리를 여행하는 인간으로 만든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여행은 일상적인 문제나 가족, 인간관계로 인한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역할을 해준다. 마음의 상처는  오래된 얼룩과 같이 쉽게 치유되거나 사라지지 않지만, 여행은 불현듯 그 상처에 맞설 힘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의 추억과 새로운 경험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갈 큰 힘을 얻기도 한다.



필자가 꿈꾸는 여행


pixabay여행이 주는 다양한 의미들을 살펴보았다. 여행이란 사람에게 삶을 살아갈 용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삶과 비슷한 여행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 용기를 얻고, 기존의 삶과는 다른 여행지에서의 경험을 통해 삶을 살아갈 활력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여행이 고될 수도, 재밌을 수도 있지만 여행을 통해 누구든 새로운 활력을 얻었으면 한다. 






참고문헌

김영하. 2019. 여행의 이유. 문학동네.

중부매일 [호모 비아토르 (Homo Viator)]

http://www.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93523

이대학보 [트레블(travel) : '세 개의 회초리'라는 의미]

https://inews.ewha.ac.kr/news/articleView.html?idxno=13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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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6-22 0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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