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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유시연 ]


“유레카!”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아르키메데스는, 왕관의 진위 여부를 알아내라는 헤론왕의 지시를 받고 생각에 잠겨있던 중 목욕탕에서 그 비밀을 알아내고는 “유레카!”를 외친다. 자신이 몸이 잠기는 만큼 욕조의 물이 넘치는 것을 보며 그가 물질의 질량과 부피의 관계를 깨닫게 된 것은, 과학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사건으로 남게 된다.


그는 어떻게 답을 구할 수 있었을까?


“유레카!”는 ‘바로 이거야!’라는 뜻으로, 무언가에 대한 답을 알아냈을 때 외치는 단어이다. 그리고 이 일화가 더욱 화제가 되었던 것은 학자의 깨달음이 책상 앞이 아닌, 욕조에서 목욕을 하던 중 일어난 것이라는 반전 때문이었다.



| 브루잉 효과(Brewing effect)란?

브루잉 효과란, 계속해서 고민하던 것을 멈출 때 오히려 결정적인 답이 떠오르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답을 찾으려고 계속 고민하다가 잠시 다른 행동을 하며 그 생각이 멈출 때, 그제서야 해결 방법이 떠오르는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아르키메데스의 일화 역시 마찬가지로, 목욕이라는 잠깐의 휴식 속에 답을 발견했던 사례이다.


브루잉 효과는 실험을 통해서도 증명된 바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실비에르는 성별, 나이뿐만 아니라 지식 수준이 비슷한 세 그룹을 조성해, 그들에게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만들도록 지시했다. A그룹은 30분간 생각하고 중간에 휴식을 취하지 않았고, B그룹은 10분간 생각하고 30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10분을 생각했다. C그룹은 10분간 생각하고 4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며 오락 활동까지 즐긴 뒤, 다시 10분간 생각했다. 그러자 문제의 해결력은 A그룹 55%, B그룹 64%, C그룹 85%로, 휴식을 더 잘 취한 집단일수록 과업의 효율성도 높게 측정되었다.



| 브루잉 효과, 무슨 원리지? 

브루잉 효과는 잠시 생각을 멈춤으로써, 뇌가 이전에 느낀 심리적 긴장감을 없애고 사고가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상황에서 일어난다고 뇌 과학 분야는 설명한다. 어려운 문제를 잠시 뒤편에 두고, 다른 일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것은 고정된 사고 패턴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관점을 얻게 해 준다. 오히려 이 상태에서 잠재의식이 독창적인 사고를 형성하며, 생각보다 쉽게 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실제로 시험 문제를 풀 때에도, 한정된 시간 내에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계속해서 그 문제를 붙잡고 있기보다는 뒤의 다른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고 돌아오면, ‘내가 왜 그렇게 오래 고민했지?’ 싶을 정도로 빠르게 풀리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오랫동안 그 문제에 집착할 경우, 나의 해결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하는 생각의 폭, 시야의 범위로 인해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 쉬어도 괜찮은 걸까?

브루잉 효과는 ‘쉼표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꼭 그 답에 매달리는 것이 답이 아니라, 조금은 쉬고 주변을 바라볼 때 오히려 더 큰 것을 얻게 되는, 말 그대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와도 같은 전략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쉼’이라는 것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이 많다. 잠시 휴식이 필요하더라도 ‘남들보다 뒤처지면 어쩌지?’, ‘이렇게 여유롭게 살 때가 아니야.’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거쳐야 할 특정 미션에 대해 ‘마감 기한’을 정해두고 항상 일종의 압박감을 가지며 살아간다. 


가수 에일리가 이런 말을 인스타그램에 남겼던 적이 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시간대에서 일합니다.

당신 주위의 사람들이 당신을 앞서가는 것처럼 느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당신보다 뒤처진 것 같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자기만의 시간에 맞춰 자신의 경주를 뛰고 있는 것입니다.”


모두 나만의 시간에 맞춘 경주를 뛰고 있다. 결국 내 삶은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고, 그 기준이 남이 되는 순간, 이는 ‘나만의 경주’가 아닌 것이 되어 버린다. 살다가 너무 지치고 힘들 땐 잠시, 아주 잠시만 모든 걸 내려놓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며 자신에게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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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문헌

1) 홍승표. (2023, March 26). 문제를 내려놓아야 답이 보인다 : 브루잉효과. 충북일보. https://www.inews365.com/news/article.html?no=757576

2)  장원청. (2020).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법칙 75. 미디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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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6-20 21: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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