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은
[The Psychology Times=성지은 ]
출처=Pixabay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를 만나고 최선 혹은 차선의 길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선택하지 않은 길에 사과하거나 미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길은 그저 내가 선택하지 않을 뿐 사과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누군가에게 부탁받을 때, 거절해야 한다면 대부분 사과를 해야 한다. 왜 우리는 그에게 머리 숙여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일까? 한 사연을 통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자.
“갑자기 친구가 5천만 원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절대 적지 않은 금액에 거절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려니 망설이고만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위 상황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으로 친구의 부탁을 받아줄 수 없어서 거절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바로 거절의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 거절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친구와 사이가 틀어질 수 있고, 똑바로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지 못해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 밖에도 거절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우리를 쉽게 곤란하게 만든다.
거절은 단순히 “NO”라는 뜻을 담고 있지 않다.
거절은 요청, 제안 등에서 상대방과의 의견이 불일치되는 갈등 상황으로, 비 선호적인 말로 분류된다. 비 선호적인 말은 상대방의 체면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함께 사용해서 다양하고 복잡한 전략들이 많이 사용된다.
그래서 거절의 의도를 그대로 표현하면 상대가 기분 상할 것 같고 반대로 거짓으로만 말하자니 나에 대한 신뢰가 깨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는 자신의 체면 손상뿐 아니라 상대의 체면 손상도 꺼리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체면을 남이 세워주기를 바랄 뿐 아니라 자신도 남의 체면을 어느 정도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다른 이의 호의를 직접 거절하여 무안하게 하는 의사소통은 가능한 피하게 하고 대신 우회적 거절 방식을 택하는 계기가 된다.
‘됐다’ 와 ‘괜찮다’는 ‘싫어요’나 ‘아니요’에 비해 부정의 의사를 우회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에 있어 한국의 우회적 거절 표현 문화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 거절 이렇게 해볼까요?
그렇다면 상대방에게 최대한 무안을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체면을 지킬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자기 계발 멘토로 유명한 김미경 강사님은 거절의 기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1. 거절할 때는 쫓기지 마세요.
내가 부탁을 받아주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다는 마음을 없애고 부탁한 사람이 숨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거절하는 내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부탁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일까?’ 생각해 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급한 부탁을 할 때, 나 말고도 여러 사람에게 부탁한 경우가 많아서 굳이 내가 들어주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부탁이 있다. 그 때문에 2-3일의 시간을 두고 연락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 된다.
2. 결정권을 가진 사람의 범위를 넓히세요.
나 혼자만의 결정만으로는 부탁을 들어 줄 수 없고 다른 사람들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예시로 회사에서 자주 사용하는 “내부적인 상의를 통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와 개인적으로는 “남편 혹은 가족과 상의 후 말하겠습니다.”가 해당한다.
이 방법은 부탁을 들어 주지 않았을 때, 원망해야 할 대상이 많아지고 부탁을 수락할 것이라는 기대도 낮출 수 있다. 그래서 특히 돈과 관련되었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3. 부탁이 들어주기 힘들 때는 세 번 정도 피드백을 하세요.
단칼에 거절하는 것보다 당신의 부탁을 들어 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3번 이상의 피드백은 상대방의 부탁을 들어 주고 싶으나 결국에는 들어주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거절하더라도 성의를 보여야 하는 경우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어쩌면 거절은 자신이 받을 피해를 두려워하는 것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본다면 자신과 타인을 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내가 감당하기 어렵거나 다른 사람이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은 과감히 거절해서 자신의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그리고 타인을 돕기 이전에 가장 소중한 자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군가를 돕는 일은 자신이 꼭 해야 할 것 같다는 압박 등에 의한 욕심일 수 있다. 이러한 욕심은 누군가를 도울 때, 상대의 부탁을 그대로 들어주기보다 내 마음대로 일을 처리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장 소중한 자신과 적절한 도움을 받아야 할 타인을 위해서 시간을 들여 거절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실전에 활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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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신아영. "한국어 거절 화행 교육 방법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부산대학교 대학원, 2014. 부산
-이지선. "한국어의 우회적 거절 표현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2014. 서울
-MKTV 김미경TV. 2019.2.21. 인간관계가 멀어지지 않게 '거절'하는 기술 3가지! 요즘 받기 싫은 부탁이 있다면 필수 영상! - 인간관계 대화법#8 https://www.youtube.com/watch?v=6Z2SUyc2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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