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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최성은 ]


달라진 시대, 달라진 문화


2002년생인 필자가 어린 시절을 상기해 보면, 대부분 ‘투니버스’ 채널에서 하는 12세 관람가 혹은 ALL 관람가의 만화를 주로 봤던 기억이 있다. 작품들의 내용은 단조롭거나, 흥미, 권선징악 등의 교훈 등을 내포한 디지털 콘텐츠였다. 10년 이상이라는 시간이 흐른 현재에는, 디지털 매체 시장이 무궁한 발전을 이룩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아이들도 TV보다는 OTT 서비스를 이용하여 만화를 보거나, 디지털 콘텐츠를 접하게 됐다.

 


역대급 흥행,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오징어게임>


필자는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중에서도 특히, 2021년 큰 화제가 되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한민국의 시리즈물<오징어 게임>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오징어 게임>은 Netflix를 통해 공개됐으며, 현재에는 총 9부작으로 이루어진 시즌 1만 상영됐다. 이 작품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의 승자를 가려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내용을 담은 스릴러 시리즈 장르에 해당하며, 연출은 황동혁이 맡았다.

 


여기도, 저기도 오징어 게임 열풍


한창 흥행할 당시, 길거리에 나가면 <오징어 게임>에서 나온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과, <오징어 게임>에서 나온 ‘달고나’를 길거리 곳곳의 상인들이 판매하고 있는 모습을 흔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작품이 흥행해서 그에 따른 패러디가 나타나는 상황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허나 문제가 있는 것은, 오징어 게임은 만 18세 미만 시청 불가 콘텐츠지만, 초등학생들에게서 또한 굉장한 열풍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오징어 게임 봤어?”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영화 상영 등급에 대해 5가지 하위 분야를 두고 있다. 먼저 전체관람가, 12세 관람가, 15세 관람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말이다. 이 단계들은 선정성과 주제, 폭력성, 대사, 약물, 모방위험, 공포 등을 기준을 나뉘게 된다. 등급대로라면 <오징어 게임>은 초등학생이 보면 안 되는 등급에 해당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초등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처음 건네는 인사말이 “오징어 게임 봤어?” 였고, 옷을 패러디하거나, 작품 내에 나온 다소 잔인한 게임을 아이들끼리 직접 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오징어 게임>을 배제하고 생각해 본다면, 패러디라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과 연관 지어 본다면 결코 단순하거나 간과해도 되는 문제는 아니다.



의미가 사라진, 만 18세 미만 시청 제한


<오징어 게임>은 잔인함, 폭력성, 선정성이 매우 높은 등급으로 선정된 콘텐츠이다. 필자가 주목하려는 것은 작품의 ‘잔인함과 폭력성’이고, 그것에 초점을 두어 초등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물론 그 안에 내포된 작품적 메시지, 교훈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님을 밝힌다.


 

미성년의 정서를 위태롭게 하는 콘텐츠


정서발달이 온전히 되지 않은 초등학생에게 잔인한 매체가 지속적으로 노출되게 된다면, 그 위험성과 잔인함이 심각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으며 모방 위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온전한 판단 능력이 형성되기에 부족한 나이이기 때문이다. 실제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오징어 게임에서 나온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모방하여 벌어지는 폭력적인 상황을 이야기하며, 우려의 가정통신문을 보낸 바 있다. 더불어 전국의 학원에서 또한 오징어게임 놀이 금지를 헸다. 선정적이며 폭력적인 디지털 매체의 행동들이 윤리적으로 “잘못됐다”라는 인식이 형성되기 전, 아이들이 해당하는 콘텐츠를 마주하게 된다면, 모방의 위험성이 커진다.

 


다시 다가온 선택의 기로


오징어 게임2는 2023년 7월부터 촬영을 시작하여, 2024년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약 1년의 개봉 시간을 앞둔 현재, 우리는 “아이들에게 오징어 게임2를 보여주어야 할지 말지”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학교 내 유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명목하에 아이들에게 오징어게임을 보여줄지, 정서를 망친다는 이유로 보여주면 안 될지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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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2008). 초등학생 심리백과.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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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6-26 13: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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