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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최지우 ]

 


내가 해왔던 정신적인 비교


 



  • 나는 타인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그것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동기부여도 주로 열심히 사는 타인에게서 얻곤 했다. 소위 ‘갓생’이라 칭하는 그들의 바쁜 일상은 주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유트브 브이로그 등에서 접할 수 있었다. 열심히 사는 그들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을 얻어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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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나는 겉으로 보이는 완벽한 그들의 모습밖에 볼 수 없었기에, 1년 365일 지치지 않고 열심히 사는 그들에 비해 난 항상 뒤처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 스스로는 열심히 살았고 많은 걸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있는 그들과 비교하며 나와 그들의 차이, 내가 이루지 못한 것들에만 집중하게 됐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으며, 더 많은 것들을 성취하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했다. 잘 해낸 것들은 보지 못한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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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게 나보다 더 대단한 사람들과 비교하며 살다 보니 자주 지치곤 했다. 무언갈 이루었으면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좀 쉴 줄도 알아야 하는데 나에게 그런 시간을 주지 못했다. 나의 부족한 면들만 보고 계속 고쳐야 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성격 덕에 주위에서 좋은 말도 듣고 성취하고자 했던 목표도 많이 이뤘지만, 내 삶에 대한 만족감은 높지 않았고 삶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감사일기를 쓰게 된 이유


 

마음이 편안해지기 위해, 스스로에게 좀 더 관대해지기 위해 내가 택한 방법은 감사일기 쓰기였다. 

 

평소 자기계발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보는 편이다. 자기계발 주제 중 습관이나 루틴을 다루는 영상들을 보면, 꼭 등장하는 것이 일찍 일어나기, 이불 정리하기, 운동하기, 일기 쓰기 등이 있다. 그리고 감사일기를 쓰면 삶의 질이 올라간다는 내용도 자주 접했다. 매일 감사한 일 세 개씩 쓰는 건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나는 내 스스로에게 매우 엄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들에게 재수 없는 사람으로 비춰지기 싫어서였는지, 아니면 정말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가진 장점들을 쉽게 말하기 어려워했다. 이런 나에게 상담사님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과 장점들을 한 번 생각해보고 써보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오글거리고 부끄러웠지만, 사소한 것부터 나열하다 보니 생각보다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정말 많았다. 평소에 그냥 생각으로 스쳐 지나간 것들도 글로 정리하니 더 깊게 와닿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일기를 쓸 때 그날 감사한 일을 적기 시작했다. 꼭 하루 세 개가 아니어도 적은 날은 적은 대로, 많은 날은 많은 대로 써내려갔다. 그날 일어났던 일 중 감사한 것들, 내가 이미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어서 감사한 것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지만 실은 소중했던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기록했다. 

 



 

감사일기를 쓰면서


 


내 삶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 나보다 더 빨리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하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날그날 감사한 것들과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각의 초점이 나 자신에게로 옮겨갔다. 타인의 삶과 나의 삶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타인으로부터 많이 배우되 그들이 멋지다고 해서 같아지려 하지는 말자고.


모든 것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작은 것에서도 감사함을 찾고자 노력하다 보니 최대한 좋게 생각하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지금껏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것들이 사실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너무 자연스럽게 해오던 것들이라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새로이 생각하게 되고, 주변에 당연하게 존재했던 가족과 친구들, 스승의 소중함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참 풍요롭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구나 처음 생각하게 됐다. 감사함을 써내려가는 그 몇 분 안 되는 시간이 요즘 나에게는 가장 소중하고 힐링되는 순간이다.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자연스레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남들에 비해 부족한 것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마음의 공간이 좁아질 때 감사일기를 써보며 내 삶에 집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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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6-22 01: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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