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The Psychology Times=박소영]
영국의 한 남성 정신 건강 통계에 의하면 77%의 남성이 불안 장애, 스트레스, 그리고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40%가 다른 사람과 정신건강 문제를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고 하며, 이 이유 중 29%가 부끄러워서, 그리고 다른 20%는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한국의 2022년 자살 사망자 중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은 통계를 보였고, 남성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살률이 올라가는 형상을 보였다.
여성의 정신건강 문제와 마찬가지로, 남성 또한 사회가 바라보는 남성상, 그리고 그에 대한 압박과 편견으로 인해 남성 정신건강 문제 또한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해로운 남성성(Toxic Masculinity)이라고도 알려진 이 사회 심리학 용어는 남성이 냉정하고(Toughness), 반 여성적이며(Anti-Feminity), 권력(Power)을 가져야 한다는 선입견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이 가지는 사회의 여러 역할과 그에 대한 부담 중, 직장과 가정에 대한 책임이 큰 비율을 차지하는데, 위에서 언급되었던 영국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남성의 정신 건강 문제들의 32%가 직장에서 오는 부담, 그리고 31%가 금전적 부담, 그리고 23%가 건강상의 문제와 걱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편견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사회가 그리는 남성의 이미지, 흔히 우리가 말하는 덜 감정적이고 눈물이 없다는 것과 같은 프레임으로 인해 아무리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어도 남성들이 여성보다 감정을 표출하는 데에 있어 더 큰 거리낌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남성 또한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심리 상담을 받는데 큰 어려움을 느낀다.
이와 같이, 사회의 뚜렷한 성 역할 정체성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그에 걸맞는 모습을 만족시키려는 시도로 인해 내면화되어 더 큰 정신 건강 문제로 나타난다. 남성 정신 건강 문제들만 보아도 사회에게서 오는 기대와 이를 부흥하지 못할 거라는 압박에 느끼는 부담이 주 요인이다. 남성의 경우, 이러한 사회의 부담을 외면하기 위해 찾는 해로운 대처 방법 중 알코올 의존증, 흡연, 그리고 도박이 있는데 2017년 기준 남성(21%)은 고위험 음주율이 여성(7.2%)에 비해 3배 높은 통계를 보였고, 2019년 뉴스에 의하면 남성 흡연율이 32%로 OECD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물론, 많은 남성들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건강한 방법도 있지만, 한 남성의 정신 건강 문제와 사회적 지지에 대한 논문에 의하면, 많은 남성이 다른 남성들과의 시간을 운동과 같은 신체활동으로 제한시키는 등 남성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소통과 공감을 가지는 것을 어려워하는 기질을 보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해로운 남성성을 깰 수 있을까? 먼저, 남성 심리 상담과 그룹 심리상담에 참여하며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솔직해지며 심리 상담에 대해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내에서도 아버지가 가지는 무게와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하는 등 여성과 가족들, 그리고 사회 속 노력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미디어 속 보여지는 해로운 남성성, 예를 들면, 강하고 눈물 없는 남성들의 '강한' 모습들과 같은 사회의 선입견들을 줄여야 한다.
해로운 남성성과 여성 혐오와 같은 사회적 문제들이 개인이 맞서기에는 압도적으로 커 보일 수 있다. 개인의 힘으로 사회가 만든 편견과 선입견을 완전히 없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정체성, 삶의 목적, 그리고 진실됨을 지켜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우리만의 방식을 찾아가며 적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기사
기후 우울증 (Eco-Anxiety): 기후변화와 정신건강
무대 위와 뒤의 두 모습: 연예인 정신 건강을 향한 관심과 필요
참고문헌
김연정. (2019년 12월 13일). 남성 흡연율 32% OECD 최상위권…여성은 3.5% 최하.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191213055300002
이은지. (2023년 3월 19일). 한국 여성 자살률, 남성보다 낮다?…"고위험군은 약 2배". 노컷뉴스. https://www.nocutnews.co.kr/news/5911768
Foss, K. (2022). What is Toxic Masculinity and How it Impacts Mental Health. Anxiety & Depression Association of America. https://adaa.org/learn-from-us/from-the-experts/blog-posts/consumer/what-toxic-masculinity-and-how-it-impacts-mental
McKenzie, S. K., Collings, S., Jenkin, G., & River, J. (2018). Masculinity, Social Connectedness, and Mental Health: Men's Diverse Patterns of Practice. American journal of men's health, 12(5), 1247–1261. https://doi.org/10.1177/1557988318772732
Princeton University. (2023). Healthy Masculinity. https://umatter.princeton.edu/respect-matters/healthy-masculinity
PRIORY. Men’s mental health: 40% of men won’t talk about their mental health. https://www.priorygroup.com/blog/40-of-men-wont-talk-to-anyone-about-their-mental-health
Wilson, M. (2022). Big Boys Don’t Cry: Navigating Masculinity in Therapy. Time 2 Track. https://blog.time2track.com/big-boys-dont-cry-navigating-masculinity-in-therapy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sp5562@ny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