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The Psychology Times=손미리 ]


네덜란드의 정치인이자 철학자인 시버 사프는 『복수심에 불타는 독: 불쾌감의 전진』에서 네덜란드 사회를 이와 같이 진단한다.네덜란드인들은 화와 짜증으로 가득하고 남을 잘 용서하지 않으며 복수심에 불타고 있다. 이런 분노는 병에 가까우며 위험하다.”


이러한 사회의 모습은 단지 네덜란드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모습 또한 이와 비슷하다. 차별과 혐오, 그리고 분노로 인한 극단적인 사고와 견해들이 존재한다. 인종, 젠더, 계층, 세대 갈등 역시 이러한 극단적인 분노의 성격을 띤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분노’라는 감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조절해야 하는가



간헐적 폭발성 장애란?

영화 '인사이드 아웃' 스틸컷 (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우리는 분노를 경험하지만, 보통은 일상에서 그를 억제하거나 조절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적 충동이 조절되지 않아 심각한 파괴적 행동으로 가끔씩 나타내는 경우를 간헐적 폭발성 장애라고 명명한다. 이는 흔히 부르는 분노조절장애로 이해할 수 있다. 


그 증상으로는 사소한 일에도 화를 참지 못하고, 일의 중한 정도에 맞지 않은 공격적인 말이나 행동을 보이며 분노를 표출하는 것을 특징적으로 한다. 특히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문제를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겨 반복적으로 분노한다고 한다. 그러나 분노를 표현할 때 약간의 만족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후 찾아오는 후회, 허무함 등으로 인해 스스로 괴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는 정신장애진단 및 통계편람(DSM-5)에 따라 아래와 같이 진단할 수 있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 진단 기준
  1. 1) 다음 중 하나를 포함하여 충동을 제어할 수 없을 나타내는 반복적인 폭발:
    • - 적어도 3개월 동안 일주일에 두 번 발생하고 재산 파괴나 신체적 상애로 이어지는 언어적 공격성 또는 신체적 공격성(기준 A1)
    • - 1년 동안 부상 또는 파괴를 수반하는 세 번 이상의 심각한 폭발 수준(기준 A2)

      1. 2) 공격적인 행동은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의 규모에 비해 상당히 부적절하다. (기준B)

      2. 3) 폭발은 계획된 것이 아니며 계획된 목적이 없다(기준 C)

      3. 4) 폭발은 고통 또는 기능 장애를 유발하거나 재정적 또는 법적 결과를 초래한다. (기준 D)

      4. 5) 6세 이상이어야 함(기준 E)

      5. 6) 재발하는 폭발은 다른 정신 장애로 설명할 수 없으며 다른 의학적 장애나 약물 사용의 결과가 아니다. (기준 F)


A1 또는 A2를 만족하고, 기준 B, C, D, F를 모두 만족할 때 진단을 내린다

이러한 간헐적 폭발성 장애의 원인은 분명하게 밝혀진 것이 별로 없다고 한다. 어렸을 때 부모나 다른 사람에게 학대를 받거나 무시를 당한 것이 원인이 된다는 주장이 있다. 혹은 기질적으로 타고난 사람은 스트레스에 대한 통제력이 약하기 때문에 평범한 스트레스에도 폭력적인 공격행동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분비되었을 때도 공격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분노의 이면에 숨은 감정에 주목하라


간헐적 폭발성 장애는 예상한 것과 달리 매우 드물기에 치료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고 한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는 분노와 같은 공격적인 감정을 건강한 방법으로 조절하며 살아갈 필요가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약물적 치료로는 충동성에 대하여 기분조절제, 항경련제 등을 사용하기도 하나 아직 효과가 검증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비약물적 치료로는 인지행동치료를 통하여 분노를 표현하기 전의 인지에 대해 적절한 대안적 사고로 전환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분노는 인지적 오류나 비합리적인 사고의 결과일 수 있다. 그렇기에 그 안에 숨겨진 진짜 욕구와 감정을 포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과거 스토아주의 학파가 구분한 기본 감정 4가지는 기쁨, 두려움, 슬픔, 욕망이었으나 오늘날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는 기본 감정은 기쁨, 두려움, 슬픔, 그리고 분노다. 욕망이 분노로 대체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분노를 지나치게 표출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노를 불필요한 감정으로 생각해 억압하려고 하는 경우도 다수이다. 그러나 분노 이면에는 욕망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 성공하고 싶은 욕구, 사회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욕구 등 다양할 것이다. 분노를 수용하고 그 안에 숨겨진 진짜 소망과 감정을 발견할 때, 내가 가진 에너지를 분노가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기사

작심삼일, 당신이 금주하지 못하는 이유는 ‘애착관계’에 있다.

우리가 그토록 복수극에 열광하는 이유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먹고 토하는’ 섭식장애, 사소한 왜곡으로부터 시작된다

내 안 깊숙한 곳 불안, 예술을 통해 ‘승화’되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피해자를 비난하는 심리학적 이유

가족이니까 괜찮다? 가족 간에도 적정거리가 필요한 이유

가짜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당신, 그 이유는 ‘마음’에 있다

나로서 존재하기 위한 여정


) 



참고문헌

간헐적 폭발성 장애(분노조절장애). [서울대학병원 의학정보]. URL: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51007&docId=6226045&categoryId=51007

권석만. (2013). 현대 이상심리학. 서울: 학지사

라메르트 캄파위스. (2022). 철학이 삶을 위로할 때. 웅진지식하우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6713
  • 기사등록 2023-06-28 18:24:0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