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속여서 미안합니다. 제 명성과 능력은 다 거짓말입니다:가면증후군
  • 기사등록 2023-06-29 17:00:10
  • 기사수정 2023-06-29 19:05:13
기사수정

[The Psychology Times=차민경 ]



인서울 명성 있는 모 치대에 입학한 A씨, 합법적으로 학교에 입학하고, 합법적으로 시험을 보고, 합법적으로 학업 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에 불안한 마음을 느낀다. 주변에 친구들은 다 원래부터 머리가 좋고 천재인 것만 같은데, 본인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이질감을 느낀다. A씨는 불안한 마음을 두 배 더 노력하여 해소해보기로 한다. 새벽 3시 4시까지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고함량 카페인 음료를 하루에 두세 캔씩 들이부으며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마침내 중요한 프로젝트와 시험에서 A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A씨, 도대체 어떻게 한 거냐는 친구들의 물음에 A씨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야 이번엔 운이 좋았던 거지”.


혹시 A씨처럼 성취 후 알 수 없는 불안과 죄책감에 휩싸인 경험이 있는가? 이처럼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무언가를 성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공이 노력이 아니라 순전히 운으로 얻어졌다고 생각하고 지금껏 주변 사람들을 속여 왔다고 생각하면서 불안해하는 심리"를 ‘가면증후군’이라고 한다. 


가면증후군은 거창한 이름과 달리 사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증후군이다. 유명 TV 프로그램에서 미국 컬럼비아 대학 리사 손 교수가 제시한 가면증후군의 척도는 주로 “타인의 평가에 두려움을 느낀다, 자기 능력에 대해서 평가 절하한다, 완벽주의,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성공을 두려워한다.” 등이 있다. 그리고 이에 따른 대처 방법으로 주로 “타인의 평가를 피해 혼자서 일하기, 자기 능력을 평가절하하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기, 완벽주의 때문에 시도를 두려워하게 되기,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해 피드백을 받지 못하고, 성공을 두려워해 인정을 피하게 된다.” 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 외 미국 컬럼비아 대학 리사 손 교수의 저서 ‘임포스터’에 따르면, “가면증후군은 ‘내가 인지하고 있는 나’와 ‘내가 비춰지고 있는 페르소나’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이 둘을 동일시할 때 심화되어진다.”라고 이야기하였다. 즉, 내가 쓰고 있는 가짜 완벽한 나의 가면, 노력하지 않는 천재 가면, 실수하지 않는 가면을 자신의 본모습과 동일시하면서 실제로 완벽하지 않은 나와 완벽한 나의 가면이 충돌하면서 괴리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이 괴리는 본인 자신에게 크게 느껴지지만 다른 사람들은 ‘완벽한 나’의 가면을 쓴 나의 모습만 기억하기 때문에 ‘내가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 ‘나는 사기꾼이다’라고 생각하며 불안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불안의 다른 말, 불안의 이면에는 항상 강박과 집착이 따라온다. 내가 어떤 것을 잘하고 싶고 놓을 수 없기 때문에 불안이라는 감정이 같이 따라오는 것이다. 리사 손 교수는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가면을 빨리 벗어버리는 것, 혹은 나의 본 모습을 빨리 들켜버리는 것, 이라고 이야기한다. 과거의 노력하지 않는 천재, 실수하지 않는 나, 등의 가면을 벗어버리고, “사실 나 실수도 많이 하고 엄청 부족한데 잘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 혹은 “사실 나 아무것도 아니야 근데 노력 중이야" 등 부족하거나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 자체를 인정하되, 지금껏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 부단히 쏟아부었던 노력과 열정들 또한 인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여담으로 필자는 최근 가면증후군을 아주 심하게 앓았었다. 필자가 명성 있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좋은 성적, 과외 활동, 인턴쉽 등의 성취를 쌓으면 쌓을수록 무언가 심하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실 보잘것없는 사람인데,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그게 들통나버리면 어떡하지? 내가 아무것도 아니란 사실을 알고 사람들이 나에게 실망하고 비판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하며 매일 밤을 지새웠었다. 가면증후군을 극복하는 한 가지 효과적인 방법은 나의 가치를 나에게 다시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필자는 우연히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다가 지난 학기에 밤을 새워가며 정리한 노트와 시험공부를 한 흔적들을 보게 되었는데, “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었지" 하면서 잊고 있었던 나의 자격을 다시 기억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 한 가지 현실적인 치료법은, “사실 나는 별거 없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들을 속였어, 들통나면 어떡하지?”라는 마음이 들겠지만, 사실은 다들 그러고 산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로 태어난 사람은 극히 드물고 다들 크게 다르지 않게 태어난 상태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그렇게 차근차근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쓴다. 나만 속인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다들 서로서로 속이고 있다. 그러니 나의 조그마한 얼룩에 집착하기보다 지금까지 이뤄온 빛나는 것들을 잊지 않고 살아갔으면 한다. 필요할 땐 가면을 벗고 도움이 필요할 땐 도와달라고 이야기해보자, 사실 우리는 꽤 다른데도 닮아있으니, 어쩌면 필요한 것은 더욱더 많은 성취가 아닌 먼저 가면을 벗을 사람 한 명일지도 모른다.






지난기사

지나간 1분 1초를 백업해주세요!

아이고 두야! 할 일은 너무 많고 인생은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내가 과연 우울한 것이 맞을까?

실망하고 싶지 않아 기대하지 않는 당신에게

그 무엇도 늦은 것도 없고, 그 무엇도 낭비된 것은 없음을

더이상 무언가를 성취해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을 수 있을까?

난 왜 매일 11:59PM에 과제를 제출할까?

언제쯤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나요?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가면증후군

<어쩌다어른 13화>가면을 벗고 도와달라고 하세요_가면증후군

<임포스터>-리사 손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6719
  • 기사등록 2023-06-29 17:00:10
  • 수정 2023-06-29 19:05:1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