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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하영]


사탕 한 알이 약이 된다고?


@pixabay

 대부분의 사람이면 어린 시절 한 번쯤, 약한 감기에 걸린 적이 있을 것입니다. 열이 펄펄 나지도,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꼭 '약 한 알'을 먹어야만 나을 것 같은 그 정도의 감기 말이죠. 이럴 때 누군가가 감기약이라고 말하며 약 한 알을 건네주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건네받은 약을 먹고 5분 정도가 흐르자, 감기가 감쪽같이 나았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당신이 건네받은 알약은 감기약도, 두통약도, 몸살약도 아닌, 약 모양을 띠고 있는 맛있는 사탕 한 알이었다는 것입니다.


앞선 이야기처럼, 감기약이 아니지만 감기약이라고 속여 건넨 한 알의 사탕이 누군가에겐 마치 감기약보다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오곤 합니다. 실제로 감기를 낫게 하는 데에는 아무런 효과가 효능이 없는 그저 맛있는 사탕 한 알인데 말이죠.



플라시보 효과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심리학 용어가 있습니다. 이는 '의사가 효과 없는 가짜 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했는데,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이라고 일컫는 ‘플라시보 효과’입니다. 플라시보 효과에서 ‘플라시보’란 라틴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힘과 능력을 통해 기쁘고 즐거운 감정을 전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 효과는 모든 질병,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심리를 설명하는 효과 중 하나인 만큼, 환자가 오랫동안 겪어온 질병이 있거나 그 질병이 마음의 상태와 관련이 있는 경우에 더욱 잘 발현됩니다. 만약 환자가 꽤 긴 기간 동안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사용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였을 때, 자신이 신뢰하는 의료진이 마음속에 들어온다면 그 의료진의 처방과 행동에 대한 믿음이 강하게 형성되곤 하는 것이 이 효과의 일종이죠.


또한 어떤 약이나 처방에 대해 과거에 경험한 적이 있거나, 의약품의 가격이 비쌀 때, 플라시보 효과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더하여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 개개인이 기존에 지닌 사고의 방식과 성격이 이 효과를 만들어 내는 정도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행하거나, 경험하는 일에 있어 '솔직하고', '털털하며', '쉽게 강한 믿음을 형성하는 사람'일수록 새로운 자극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렇게 높아진 믿음과 긍정적 태도는 실제로 그 약이 효과가 있든 없든, 몸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놀라운 심리적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죠.


정신 질환을 겪고 있거나, 심하지 않은 병에 걸렸을 때 색다른 관점으로 환자의 심리를 이용한 치료로 사용되는 '플라시보 효과'는 부정적인 측면도 지니고 있습니다. 어쨌든 의료진이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기보다는 선의의 거짓말을 이용해 잘 ‘포장’하는 것에 중점이 있는 방법이기에, 윤리적인 문제를 피하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만약 환자가 자신이 의료진에게 처방받은 약이 진짜가 아닌 가짜 약임을 알게 된다면 '플라시보 효과'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지도 모르는 결과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플라시보 효과'의 양면성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아픔과 어려움을 보듬어 주는 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인 ‘플라시보 효과’. 하지만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은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진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거짓말에 불과한 심리적 효과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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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동귀. 2016. 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심리학 키워드 100.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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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7-04 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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