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The Psychology Times=유시연 ]



‘오픈런(open run)’ 현상을 아는가? 가게를 연다는 의미의 ‘open’과 뛰어간다는 뜻의 ‘run’을 합친 단어로, 말 그대로 가게 문이 열자마자 달려가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명 브랜드의 인기 상품이나 새로 출시되는 제품, 콘서트 취소 티켓 등 희소성이나 브랜드가치가 높은 상품을 구하기 위해 전날 밤부터 매장 앞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하거나 몇 시간이고 땡볕에서 줄을 서며 기다리는 사람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2023년 미국 CNBC 방송의 보도 결과를 살펴보더라도, 2022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국민 1인당 명품 구입에 지출한 액수가 가장 많았던 나라가 대한민국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렇게 특정 제품에 대한 인기도가 급격히 높아질 경우, 한쪽에서는 오히려 그 제품의 사용을 꺼리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을 ‘스놉 효과(Snob Effect)’라 부른다.


여기에서 ‘스놉(Snob)’이란 ‘잘난 체하는 속물’이라는 의미의 영어단어이다. 앞의 ‘오픈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스놉 효과는 다수의 소비자가 구매하여 특정 제품을 소유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그 제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드는 소비 심리를 의미한다. 특히나 희귀성이 높거나 가격대가 매우 높은 제품들의 경우, 이를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과시적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제품을 사용하면 더 이상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이럴 경우 해당 제품에 대한 소비는 오히려 줄고, 다른 사람들이 쉽게 구매할 수 없는 다른 제품의 소비가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해 많은 브랜드에서도 스놉 효과를 이용해 소수의 고객들을 타겟팅하여 고급 브랜드 가치를 형성·유지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각 그룹의 팬덤 문화가 발달한 K-POP 분야를 살펴보더라도, 아티스트들이 출연한 유튜브 채널의 경우 프로그램의 시청을 장려하기 위해 해당 영상에 댓글을 단 네티즌을 추첨하여 ‘출연 아티스트의 한정판 사인 폴라로이드 사진’을 증정하는 등 희귀한 굿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아티스트의 앨범은 아무나 살 수 있지만, 사인이 적힌 폴라로이드 사진은 세상에 단 한 장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 경쟁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팬들 사이에서 특정 멤버들의 포토카드 굿즈가 일명 ‘반포 자이’와 같은 비싼 시세의 아파트 이름으로 불리며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 역시, 돈만 있으면 무조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앨범을 구매했을 때 랜덤으로 주어지는 굿즈라서 손에 넣기 어렵다는 희소성이 그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동시에 앨범의 구매량도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요즘은 평범성보다도 자신이 원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고, 나만의 기호를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만큼, 누군가가 많이 사용하는 트렌드에 무조건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진정한 나의 취향에 맞는 제품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적으로 누군가가 저 제품을 사느냐, 사지 않느냐에 따라 나의 소비를 결정하기보다는, 가격대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에 따르기보다는 진정으로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소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기사

꿈으로 도망치는 아이들

학폭 연예인은 왜 활동하면 안되는 걸까?

인생은 한 방이야!_당신이 헤어나올 수 없는 이유

베르테르의 슬픔은 전염되는가?

당신이 첫사랑을 잊을 수 없는 이유

내가 사랑하는 모든 최애들에게

무식하면 용감하다. 당신의 용감함은 믿을 수 있습니까?

너 혹시 갤럭시 써..? 당신은 무슨 폰을 쓰나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 브루잉 효과







* 참고문헌

1) 윤덕. (2023). ‘내돈내산’ 명품 소비, 그 누가 욕할 수 있겠는가? 대구신문, 기획특집(맛과 멋으로 읽는 세상). https://www.idaegu.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4160 

2) 김정숙. (2022). 한정판매와 스놉효과. 제주일보, 오피니언(시론). https://www.jej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9027  

2) 이정배. (2007). 스놉 효과(Snob Effect). LG경영연구, LG 주간경제(경영교실), 15.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6739
  • 기사등록 2023-07-05 16:16:2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