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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강예린 ]


우는 일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몰려오는 날이 있다. 또한, 한편으로는 울고 싶지 않았는데도 눈가가 젖어버리는 하루도 있다. 가끔 눈물을 흘리는 것이 나의 결점을 드러내는 것만 같아서 얼굴이 화끈거리는 마음이 들고는 한다. 한 번 참기 시작하면 처음 솔직해지는 일이 더욱 어렵다. 그래서 때로 몸이 보내는 신호인 통증도 참고, 가슴에서 오는 저릿한 감정도 참는다. 하지만 과연 참는 것만이 좋은 방법일까? 울음을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우는 것은 건강과 관련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먼저 눈이 따가우면 눈물이 나는 것처럼 눈물을 흘려서 외부적인 문제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촉촉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눈물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이 눈을 깜빡거리는 순간에 안구 표면을 덮어서 보호하면서 안구가 산소 등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눈물의 성분 속에 함유된 ‘리포킬린’은 면역 세포 작용을 돕기도 한다.


또한, 슬픈 감정으로 인해서 생겼던 눈물을 흘리는 것은 심장마비의 위험으로부터도 지켜준다고 한다. 여러 동물 중에서 감정적인 것을 이유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 인간은 슬픔, 분노, 좌절 등 다양한 이유로 울음을 터트린다. 윌리엄 프레이 박사의 논문에서는 “양파를 깔 때처럼 자극으로 인한 눈물이 아닌 감정으로 유발된 정서적 눈물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아민’의 농도가 3배 이상 높다”라고 밝힌다. 그리고 눈물이 흐르면서 이러한 호르몬도 함께 배출되면 호흡이나 심장박동이 안정되며 심장마비 위험도가 낮아진다.


실제로 2014년 미국 뉴욕의 대학 연구팀은 동맥경화증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해서 스트레스 호르몬과 심장마비 간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대상자들에게 형광 박테리아 유전자를 주입 후 그 흐름을 살핀 결과 동맥벽에 박테리아가 막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이렇게 분해된 것들이 모여 결과적으로 혈관을 막게 되어 심장마비를 일으킨다고 보았다. 이 연구를 주도했던 데이비드 데이비스 교수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배출해 스트레스를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언급하였다. 미국 보건과학센터의 거서리 박사도 연구를 통해 동맥경화증에 걸린 환자 중에서 소리를 내어 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았을 때 비해서 심장마비 위험에서 더 벗어나 있다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인해 스트레스성 위궤양 발병의 위험도도 낮아진다고 한다.


pixabay

여전히 우는 일을 부끄러운 것처럼 느껴 눌러 담는 사람들도 있지만, 눈물을 흘리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내보낼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다양한 질병에서 몸을 보호할 수도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다. 그리고 그뿐만 아니라 우는 것으로 자신이 가진 감정에 솔직해질 수 있고, 때로 자신의 힘든 상황을 주변에 알릴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사회적인 교류를 하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인간들이 감정의 변화에 솔직해지고, 또 예민해지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은 ‘잘 살기’ 위한 한 측면처럼 느껴진다.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의 저자 박진영 작가는 눈물 자체가 가진 스트레스 해소의 힘보다도 소통 기능에 중점을 두기도 했다. 사람들이 건네는 위로가 힘이 되어서 그런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덴마크 오르후스대 연구팀이 41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러 사람의 무표정한 사진을 보여주는 실험을 하였는데, 다른 변화를 주지 않고 눈물만이 맺혀 있도록 했다. 그러한 작은 변화에도 사람들은 상황을 막론하고 “같은 얼굴이라도 눈물이 맺혀 있을 때 더 큰 정서적 친밀감을 느낀다.”라는 결과를 나타냈다. 더 나아가 모르는 얼굴이지만 상대가 눈물을 보일 때 “더 따뜻한 사람일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도와줄 의향도 더 높게 나타냈다.


우는 것은 결점이 아니라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한편으로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이기도 하다. 이제는 마음속에 꾹 눌렀던 슬픈 감정을 눈물로 토해내는 것을 너무 망설이지 말고 내비치는 연습을 하기를 바란다. 울 수 있는 용기는 나약함이 아니며, 비웃음이 아니라 다정한 손길을 내밀어줄 사람들도 분명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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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동아사이언스, 2021.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울음은 도움 요청계의 만능키 (naver.com)

헬스조선, 2023.  '위궤양'도 예방… 울음의 건강 효과 3가지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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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7-06 21: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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