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서
[The Psychology Times=양현서 ]
우리나라는 유독 술에 관대하다. 회사에서의 회식, 대학 생활 중 빈번히 마주하는 술자리 등 우리의 일상에 당연한 듯 스며든 음주문화를 떠올려 보자. 우리나라에서 술은 단순히 ‘유해한 알코올’이 아닌 사회생활의 수단이요, 화합을 일궈내는 요소로 여겨진다. 이런 분위기의 음주문화는 술이 가진 폐해를 과소평가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단지 술을 마시지 않았을 뿐인데 사회성이 부족한 인간으로 낙인찍히고, 주량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성 좋은 직원으로 추켜올려진다. 말 그대로 주량으로 사회성까지 평가받는 사회다. 술을 즐기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정말 건강한 상태인 것인데, 지나칠 정도로 술에 관대한 문화가 성립된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음주문화 안에서는 음주 폐해가 발생하기가 훨씬 쉽다. 지나친 음주는 단순히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음주운전 등으로도 이어져 타인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일어나는 알코올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심리학적 접근을 통해 알아본 알코올 중독의 원인 및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알코올 중독
우선 정신 분석자들이 생각하는 알코올 중독은 인간의 발달 단계 중 하나인 ‘구강기 고착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단계는 무언가를 물거나 씹는 등 구강기로 욕구가 집중되는 시기이며, 이 단계 때의 욕구가 고착될 경우 흡연, 과음 등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정신 분석자들의 이론에 따라 그 이유는 다양하게 분석되기도 한다. 한 이론에 따르면 과음 현상이 정서적인 갈등 및 죄책감을 없애기 위한 방어기제의 한 종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불안함과 같이 내적에 존재하는 부정적 상태를 없애는 방법으로 음주를 택하게 되고, 이것이 지속해서 학습돼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진다는 ‘학습이론’의 견해가 있다. 이 견해는 쥐의 공포와 알코올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한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이 실험에서는 유기체가 부정적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경우 평소보다 다량이 알코올을 섭취함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본다면 긴장 감소 효과를 기대하며 음주가 서서히 장기적인 현상이 되고, 이는 곧 알코올 중독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한 알코올 중독이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남을 이야기하는 ‘성격특성이론’이 있다. 이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자는 수많은 인성 유형과 배경을 가지기에 동일한 성격으로 볼 수 없다. 일반적인 알코올 중독에서 나타나는 특성들은 공격성과 우울증, 적대심, 낮은 자존심 등으로 나타나지만 그 외에 개별적인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 그 때문에 개인이 가진 성격 특성들이 미치는 영향성을 인지한 상태로 치료가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
알코올 중독 치료, 개인적 배경까지 고려해야
이처럼 심리학적 접근으로 바라본 알코올 중독은 단순히 하나의 질병이 아닌 변화무쌍하며 개개인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민감한 현상이다. 그렇기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알코올 중독증’이라는 현상 이전에 환자의 내적인 부분과 그의 사회적 배경까지도 세심하게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알코올 중독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그 원인을 파악하기 모호할뿐더러, 앞서 언급했듯 내적, 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증상으로 인해 이들이 겪고 있는 상실감과 고립감은 장기적으로 음주를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데 있어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알코올 중독 치료법 중 잘 알려진 방법 중 하나는 심리 상담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상담자와 환자의 정서적 유대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상담이 촉진되고, 서로를 신뢰하며 음주 신호를 중지하는 방법을 서서히 익혀나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내담자는 알코올 없이 부정적인 감정을 감내하는 방법을 익히며 술에 대한 의지를 버리게 된다. 이 치료법의 핵심은 음주 문제에 대한 정보를 환자에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치료 역시 수반된다는 점이다. 상담자는 환자의 내적 상태와 사회적 배경 전체를 보살피며 인간중심적 상담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환자가 긍정적인 자아상을 성립하며 알코올로 인해 낮아진 자아존중감을 회복해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게끔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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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유영수, 이현주. (1992). 알콜중독의 원인 및 치료방법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교육심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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