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린
[The Psychology Times=강예린 ]
1위. 이렇게만 보면 반가운 말이지만, 대한민국은 20년 남짓한 시간 동안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지키고 있다. 2020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서는 자살로 인한 조사망률은 25.7명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비장애인과 비교해서도 장애인의 자살로 인한 조사망률은 두 배 이상 높은 57.2명으로 드러났다. 등록 장애인의 수는 2022년 기준으로 약 26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29% 정도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 수치는 더욱 높은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장애인들은 왜 자살을 생각하게 되는 것일까. 장애인 당사자 중 한 사람인 나는 장애인으로 일상을 살아오면서 어떤 연결점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심지어 장애인개발원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장애인의 자살사고 경험은 비장애인과 비교하면 네 배 이상 높았는데, 이러한 경험은 사회심리적 경험과 더불어 경제활동과 관련한 문제인 것으로 유추되고 있었다. “장애인의 자살위험은 비장애인과 비교하여 어떠한가?”, 그리고 “장애인 자살에 대한 주요 설명변인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을 중점으로 진행된 연구를 통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성별과 연령 등 인구 사회학적 요인을 통제한 상황에서 장애인의 자살위험은 비장애인의 약 두 배에 달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각각 비교한 결과, 비장애인의 경우 여성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거나,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자살 생각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의 경우, 경제활동 여부와 가구소득만이 자살 생각의 유의미한 요인으로 나타나 장애인의 열악한 경제 상황이 자살의 위험성을 높이는 주요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도 한다. 또한 “배우자가 있고, 외출횟수가 많을수록 자살의 가능성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을 둘러싼 가족 구성원의 역할과 사회참여 역시 자살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도 덧붙였다.
물론 장애인은 각자마다 가진 장애 유형과 정도, 경험이 모두 다르다. 이 사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사회적인 차별의 경험’이 장애인의 자살사고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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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에 따르면 중경증을 나뉘지 않은 장애인의 외출 빈도에서 거의 매일 외출하는 경우는 약 40%였고 나머지 60%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는데, 그중에서 ‘거의 외출하지 않음’에 응답한 경우도 14.6%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나도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는 당사자성을 가졌는데, 치료를 위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겨우 한 달에 한 번 정도 외출을 경험한다.
대학교 졸업을 앞둔 시점에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취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엘리베이터와 경사로, 장애인 화장실 등 접근성의 문제 등과 함께 도움이 필요한 일상과 출퇴근에서부터 막막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재택근무까지 시선을 열어두고 있다.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한 기업에서 장애인 근로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만 하는 ‘장애인고용부담금’도 있지만, 장애인 취업에서 부족한 정보와 마주할 때마다, 또 4시간의 짧은 단시간제 근무만이 존재하는 것을 볼 때마다 더욱 장애로 인한 취업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있다.
경제활동이 장애인의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경제활동을 한다는 그 사실만으로 자신의 가치를 느끼고, 생활에서의 원동력을 느낀다는 말과도 같다. 그렇게 큰 힘을 가진 만큼 나는 일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장애인들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적절한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2021년 기준으로 10~30대까지의 사망요인 중 가장 많은 것이 자살인 상황에서, 장애인뿐만이 아니라 좁은 취업의 문턱에 선 청년들이 스스로 가치를 비관하고 체념하지 않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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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원서진 and 김혜미. (2019). 성인 장애인의 차별경험과 자살생각: 우울의 매개효과 분석을 중심으로. 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지, 36(2), 65-76.
통계청, (2018~2021). 한달 평균 외출 빈도 및 외출 시 필요한 사항 (kosis.kr)
에이블 뉴스, (2023). 장애인, '극단적 선택' 사망률 비장애인보다 2배 < 오디오뉴스 < 동영상 < 기사본문 - 에이블뉴스 (ablenews.co.k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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