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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최지우 ]




지난 글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다뤘다. 오랜 친구와의 대화 끝에 우리가 얻었던 결론은, 인생이란 참으로 이상하고 신비하고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 분명 좋을 거라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 그렇지 않은 적이 많았고 계획대로 되지 않은 길 끝에서 오히려 상상도 못했던 좋은 것을 얻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걸 속단하고 재단하기보다는 그 자체로 두고 흘려보내는 용기를 가져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마음을 울린 문장들



 

이처럼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들에 대해 더욱 깊고 철학적인 답들로 위로를 건네는 '가치 있는 삶' 속 몇 문장들을 기록해보려 한다. 

 


“삶의 과정이라는 것이 언제나 더 나아지기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우리의 힘이나 능력을 앗아가는 역경조차도 삶이라는 과정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좋냐 나쁘냐 또는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그 자체의 문제다. 인간의 삶은 그렇게 이루어져 있으므로 맞서 싸운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우리가 그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다양한 자극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할 것인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이 문장을 이렇게 해석했다. 우리가 우리에게 다가오는 삶의 요소들을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즉 삶의 과정에 어떻게 참여하느냐에 따라 삶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이다. 

 

사람은 언제나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만도 아니고, 삶은 매 순간 더 나아지기만 하지 않는다. 그냥 삶은 이렇다는 것. 받아들이고 어느 정도는 놓을 수 있는 것도 용기다.

 

이것은 ‘그 자체’의 문제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어떻게 삶에 참여할지는 충분히 결정할 수 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화를 내거나 누군가를 탓하기보다는, 그냥 받아들이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고자 노력하는 것.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그냥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상상도 못했던 좋은 길이 열릴 것임을 믿고 나아가는 것. 나를 싫어하는 사람 또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쓰기보다 나를 나로 존중해주는 사람들에게 더 최선을 다하는 것. 우리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대하느냐에 따라 삶의 의미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과거가 있기에 비로소 지금의 내가 실존한다


 

“무엇보다도 과거에 자신을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이 나중에는 우리라는 실존적 존재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유년 시절 겪은 큰 아픔으로 인해 갖게 된 특별한 감수성과 연민이 다른 사람과 원활한 관계를 맺는 능력의 토대가 되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겪어온 모든 일들은 우리가 인지하고 있든 아니든 어떤 방식으로든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거의 반 년 동안 받았던 심리상담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왜?”였다. 

 

상담사님은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씀 드릴 때마다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왜 그런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를 물어보셨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정도만 생각하고 살았지 그 생각과 마음의 근원과 이유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처음에는 답을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계속 질문을 받고 스스로도 ‘왜’에 대해 생각해보며, 내 과거의 경험들 중 어떤 경험들이 현재의 내 생각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조금씩 알아갔다. 

 

영화 '어바웃 타임'


신기하게도 또렷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린 시절의 경험들도 무의식적으로 내게 많은 영향을 주었음을 깨달았다. 그 경험들은 지금의 내가 나서서 바꿀 수는 없는 일들이지만, 신기하게도 지금의 내 마음이 어디서 왔는지를 깨닫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졌다.

 

책의 저자가 말했듯 당시에는 분명 정말 힘든 경험이었지만 이 경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내가 되지는 못했을 것 같은 기억들도 많았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이런 경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마 앞으로 할 경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만약 힘든 경험이라면 그를 견디는 시간과 과정 자체는 고통스럽겠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그 덕분에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굳게 믿을 수 있는 경험들일 것이다. 그러니 너무 힘들어하지는 말자고 오늘도 작게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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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마리 루티, 가치 있는 삶, 을유문화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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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7-20 22: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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