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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유시연 ]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질투’라는 감정을 한 번씩은 느껴보기 마련이다. ‘질투’는 타인에 대하여 시기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누군가의 존재를 아예 의식하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1984년 개봉한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를 살펴 보자. 영화의 등장인물이자, 음악가 살리에리(Antonio Salieri)는 자신과 동시대에 활동하며 시대를 풍미한 음악가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로부터 열등감을 느낀다. 결국 그는 시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모차르트를 독살하게 되는데, 이렇게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질투를 느끼는 증상에 대해 ‘살리에르 증후군’이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물론 영화의 결말은 극단적이긴 하지만, 우리가 평소 살아가면서 겪는 가벼운 ‘질투’의 경우에도 타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해서, 나쁘다고 봐야 할까?

 

질투가 조금의 변화를 거치면, 누군가의 불행에 대해 약간의 기쁨을 느끼는 감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을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심리라고 부른다. ‘샤덴프로이데’란, 독일어로 ‘남의 불행을 보았을 때 기쁨을 느끼는 심리’라는 의미로, ‘손해’를 의미하는 ‘샤덴(Schaden)’과 ‘기쁨’이라는 의미의 ‘프로이데(freude)’라는 두 단어가 합쳐진 것이다. 한국 문화에서는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과 같은 문구로 표현되기도 한다. 질투는 타인의 우월한 모습을 보고 열등감을 느낀다면, 샤덴프로이데는 비슷하면서도 그 반대 상황에 대한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2009년 2월, 일본 교토대학교 의학대학원 다카하시 히데히코 교수팀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주인공이고 사회에 진출한 대학 동창생들이 만나는 상황을 담은 가상의 시나리오를 읽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이를 ‘사이언스’에 발표하였다. 그 결과, 강한 질투를 느끼는 주변 인물에게 부정적 상황이 닥쳤을 때 우리 뇌가 긍정적 흥분(기쁨)을 느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샤덴프로이데의 심리적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공격성, 경쟁성, 공평성이다. 샤덴프로이데는 타인과 나 자신을 비교함으로써 생기는 감정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부심과 가장 관련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자부심이 낮은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실패가 자기 자신의 지위나 존재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샤덴프로이데를 자주, 감정적으로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에 공격성은 타인의 아픔을 관찰하는 데서 오는 흥미로, 경쟁성은 내 옆의 사람보다 더욱 뛰어나고자 하는 바람에서 오는 기쁨으로, 공정성은 누군가의 부도덕이 밝혀지고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는 데서 느끼는 만족감으로 다다르며 샤덴프로이데라는 감정으로 도출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샤덴프로이데 수준이 아닌 단순한 질투의 감정에서도, 우리는 간혹 ‘이 감정이 맞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누군가의 행복을 함께 기뻐해 주지는 못할망정, 계속해서 나 자신을 비교하며 드는 생각은 ‘내가 너무 계산적인 게 아닐까’라는 의심을 품게 되기도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샤덴프로이데는 인간이 살아가며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 중 하나로, 개인의 성격 차이에 따라 충분히 그 감정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누군가의 불행에 유독 집중하고, 그 불행을 집착적으로 바라는 수준만 아니라면, 질투는 자기 자신이 더 나은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채찍질하는 존재로 작용할 수 있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 그 욕망에서 시작해 내가 바라는 지향점에 가까워진 누군가를 보고 느낀 감정이 샤덴프로이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내가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할 정도로 그 감정이 격해지고 불편함을 느낀다면,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를 바꾸거나, 자신의 목표를 조금 더 심리적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재설정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사람의 불행을 바라기 전에, 내가 그만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나 자신의 행복’을 더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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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Wang, S., Lilienfeld, S. O., & Rochat, P. (2019). New Ideas in Psychology (Vol. 52). ELSEVIER.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732118X18301430

2) van Dijk, W. W., van Koningsbruggen, G. M., Ouwerkerk, J. W., & Wesseling, Y. M. (2011). Self-esteem, self-affirmation, and schadenfreude. Emotion, 11(6), 1445–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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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7-23 23: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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