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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꾸미 7기 활동 후기: 마침표는 새로운 문장의 시작을 알리고
  • 기사등록 2023-08-06 11:18:14
  • 기사수정 2023-08-09 16: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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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차민경 ]



새벽 3:57 AM - 야호! 드디어 이 활동 후기만 작성하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심꾸미 7기 활동이 종료된다...! 근데 왜 눈에서 눈물이 나는 걸까?



내가 심꾸미를 알게 된 경로



심꾸미 활동을 하게 된 것은 인턴 공고를 찾다가 우연히 심꾸미 모집 공고를 발견하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파릇파릇한 열정 가득 1학년이었던 나는 학기가 지남에 따라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무의식적인 압박이 생겼고 모집 마감 약 하루 전에 공고를 발견하여 부랴부랴 지원서를 준비해 글을 제출하였다. 결과를 기다릴 동안 심꾸미가 어떤 활동인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역대 다른 심꾸미 기자들이 쓴 글들을 읽어보았다. 당시 시간은 늦은 밤이었는데, 아직도 그때 기자들의 글을 읽고 충격과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떻게 내 나이 또래에 기자들이 이렇게도 글을 잘 쓸 수 있지? 그리고 도대체 이런 문장을 쓰려면 생각을 얼마나 깊게 하고 살아가는 걸까? 라는 생각에 더더욱 심꾸미 7기에 합격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며칠 후, 설상가상으로 합격자 명단에 있는 필자의 이름을 보고 설렘과 열정을 가득 안고 첫 활동을 기다리는데 나는 생각보다 빨리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분주한 대학생에게 조금은 벅찼던 심꾸미 활동



당시 필자는 겁도 없이 전공 수업 2개를 한 학기에 같이 듣고 있었는데, 그게 꽤 중요한 수업이라 두 수업 다 망칠 수 없는 수업이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간표까지 망한 바람에 매일 8시 반 수업에 시험이 매주 있어서 거의 날마다 쪽잠을 자며 공부해야 했다. 2주에 한 번 기사 쓰기라는 것이 처음엔 쉬워 보였지만, 학기 중에, 그것도 매주 시험을 준비하며 1500자 이상의 기사를 쓰는 것은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쉽지 않았다. 분주한 스케줄 때문에 마감 전날에 그 주 시험이 끝나면, 잠을 몰아 잔 다음에 알람 소리에 맞춰 일어나 서둘러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사실상 제일 힘들었던 건 무엇을 쓸 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감 시간은 다가오는데 썼던 내용은 다 마음에 들지 않고 무엇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는 그 백지상태 때문에 세상에 있는 기자 분들과 마감에 쫒기는 업무를 하시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우수기자상을 노렸으나 점점 제때 평화롭게 제출만 하자는 마음으로 바뀌어 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의 오래된 책방



위에 이야기를 듣고 지레 겁먹으신 예비 기자분들이 있으실까 봐 이야기하지만 사실 심꾸미는 나의 일기장이자, 오래된 책방과도 같은 존재였다. 마감에 쫒긴 것도 사실이고 가끔은 중도 도주를 하고 싶었던 마음이 굴뚝같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학업에 지친 필자가 유일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또 그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일면식 없는 사람들이 필자의 글에 공감해주는 것은 오래된 책방에서 어르신들이 도란도란 좋아하는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딱 그러한 것과 같았다. 의견 나누기 활동 또한 심꾸미 활동 중의 일부로 해야 해서 시작한 것이긴 하지만, 나중엔 다른 기자분들의 글을 읽고 얻는 것들이 너무 많아 자진해서 여러 글을 읽기도 하였다. 필자는 아직도 심꾸미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 나이대에 이렇게나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글을 읽고, 내 생각을 표현하고, 견해를 넓히는 일이 가능했을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우수 기자에 대하여


감사하게도 필자의 글, <언제쯤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나요?>, 덕분에 필자가 6월의 우수 기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사실 이 글은 위에 말한 것과 같이 분주한 대학생으로서 대외활동, 인턴 기회, 좋은 성적 등등 많은 것들을 이루고 나서도, 이렇게나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자원이 많은데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관해서 쓴 글이었다. 사실 필자는 심꾸미 활동 전에 다른 기자의 글 중에서 ‘우수 기자를 한 번 노려보라'는 글을 보고 몇 번 우수 기자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나중에는 학업이 바빠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포기하고 제때 제출하는 데에만 집중했으나, 이렇게 갑자기 우수 기자로 선정되어 정말 신기하고도 감사했다. 하지만 필자는 우수 기자가 되는 것에 너무 목숨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너무나도 감사하고 명예롭고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당신이 우수 기자가 되지 못했다고 해서 당신의 글이 우수하지 않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수 기자로 선정되지 않아도, 그 순간에는 그 글을 보았던 누군가에게 정말 필요한 말을 해줬던 기사였을 수도 있는 것이고, 또한 누군가는 그 글을 보고 깊은 공감과 위로를 얻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받게 되면 좋은 거고, 아니어도 나의 글을 훌륭하고!’라는 마인드를 가지셨으면 좋겠다. 이미 심꾸미에 선정되신 것부터 당신과 당신의 글은 자격이 충분하다.



안녕, 심꾸미


학업이 바빠짐에 따라 8기로 연장하긴 어렵겠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심꾸미 활동을 하며 정신적으로 몇 배는 더욱 성숙해진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심꾸미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한국 청년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심리학 관련 글을 이렇게나 많이 읽어보지도 못했을뿐더러 나조차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무지했을 것이다. 아마 이 후기 글을 읽는 예비 심꾸미 기자분들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소 힘든 일이 분명 중간중간 찾아올지언정 우리는 해보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글 또한 ‘필자'의 심꾸미 경험일 뿐 여러분들이 심꾸미 활동을 하면서 보고 배우고 느낀 점은 더욱더 다채롭고 사뭇 다를 수 있다. 그러니 주저하지 않고 지원하시길 바란다. 필자의 심꾸미 활동은 종료되었지만, 필자는 앞으로도 종종 한국 심리학 신문 플랫폼을 찾을 것 같다. 이곳에 올라오는 양질의 기사들은 심꾸미 시절 필자에게 정말 많은 해안과 지혜들을 주었고 앞으로 삶을 살아갈 때도 동일한 지혜를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이 글을 빌어 지금까지 매 마감일을 지켜 글을 써오신 심꾸미 7기 기자분들, 그 글들을 관리해오신 담당자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격려를 보냅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지든 여러분들 한 명 한 명의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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