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윤
[The Psychology Times=허정윤 ]
‘지능’이라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타고 태어나는 것? 혹은 가족이나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은 결과?
지능이 고정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은 지능이란 노력을 통해 개발되는 것일까?
모든 과제에 적용되는 하나의 G요인?
발달 심리학자들 마다 지능에 대해서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먼저 지능을 하나의 특질로 정의하는 Charles Edward Spearman은 ‘G이론’에 대해 이야기한다. Spearman은 우선 요인을 모든 지적 활동에 포함되어 있는 단일한 추론 능력인 ‘일반 요인’과 특정한 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능력인 ‘특수 요인’으로 분류하였다.
일반 요인은 ‘General Factor’이므로 ‘G요인’이라고 할 수 있고, 특수 요인은 ‘Specific Factor’라고 할 수 있으므로 ‘S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Spearman은 지능의 핵심은 모든 과제에 상관관계를 보이는 단일한 공통 요인인 일반 요인 ‘G’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의 논리는 공간, 언어, 수리, 기계 등 특수한 과제에 영향을 미치는 ‘S요인’과는 달리 모든 종류의 인지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으로 관여하는 기본 정신 에너지 ‘G요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을 따르자면 결국 모든 분야의 수행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G요인’이 존재하며 이 ‘G요인’이 어느 정도로 있는가에 따라 모든 분야에서의 성장 가능성과 성장 속도가 영향을 받는 다소 슬픈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G요인’이 높은 사람은 소위 말해 “쟤는 참 모든 분야에서 조금만 노력해도 야무지게 잘한단 말이야”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겠다.
분야별로 발달되는 지능?
그렇지만 예상 가능하듯이 이러한 이론이 모두의 마음에 드는 이론은 아니었다.
Raymond Cattell은 유동적 지능, 결정적 지능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유동적 지능은 새로운 지식을 빨리 획득하고 상황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능이며, 결정적 지능은 학습이나 경험으로 얻은 지식을 근거로 친숙한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유동적 지능은 30살 정도에 절정을 찍고 점점 하향 곡선을 그리는 반면 삶의 경험에 따라 발달하는 지혜라고 할 수 있는 결정적 지능은 삶에 전반적으로 걸쳐서 상향한다.
이러한 이론은 Spearman보다는 개인적인 경험이나 노력에 따른 창의력의 발현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보다 더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Louis Thurstone은 다르게 지능은 몇 개의 기본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Thurstone 척도’를 만들어 낸다. 그에 따르면 1차 정신 능력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인간의 지능은 7개의 1차 정신 능력으로 구성된다.
이 7개의 1차 정신 능력에는 공간 능력, 지각 속도, 수 능력, 언어 이해 능력, 단어 유창성, 기억, 귀납적 추론이 있다.
이에 한술 더 떠서 Howard Gardner는 다중 지능 이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그는 지능을 언어, 논리 수학, 공간, 신체 운동, 음악, 대인관계, 자기 이해, 자연 친화 8개로 분류하였다. 지적 능력 연구에서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몇 가지 능력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대인관계 지능이나 자기 이해 지능이 높은 것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분명 논리 수학 지능이나 음악 지능에 비해 측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리 달가운 사실은 아니지만 많은 현대 발달 심리학자들은 대부분의 과제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G요인’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게 되었다. 심지어 Spearman의 ‘G이론’에 반대하여 여러 분야마다의 지능이 있다고 주장하던 위의 학자들도 많은 연구 결과 결국 그 지능들을 아우르는 ‘G요인’의 존재에 도달하게 된다.
지능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할까?
그렇지만 이러한 ‘G요인’과 지능은 단편적으로 유전과 게놈의 영향만 받는 것은 아니고, 가족 환경과 아동을 둘러싼 사회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신의 G요인에 대해서 너무 단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보통 ‘지능’하면 많이 거론되는 ‘IQ’점수는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 전에 아동이 특수 교육을 받아야하는지 정상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를 판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던 테스트인 만큼, IQ 점수가 자신의 지능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모순이다.
어떠한 지능 검사를 하건, 지능을 정의하는 기준은 위에서 본 것처럼 학자마다 다르고 또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견해가 있으므로 점수로 자신의 지능을 한계 짓지 말고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지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기사
* Warne, R. T., & Burningham, C. (2019). Spearman's g found in 31 non-Western nations: Strong evidence that g is a universal phenomenon. Psychological Bulletin, 145(3), 237-265.
* Cattell, R. B. (1974). Raymond B. Cattell. In G. Lindzey (Ed.), A history of psychology in autobiography, Vol. 6, pp. 61–100). Prentice-Hall,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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