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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해름 ]

 


그동안 기사를 작성하며 관계와 심리적 측면을 들여다보니 문득 뉴스를 보다가 궁금증이 생겼다. 모든 관계에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는데, 국제 관계에는 어떤 심리적 요인이 중요할까?

 

현재 동아시아 세계는 일본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 한국의 영향력 강화로 마치 구조조정으로 웅성거리는 세계와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이러한 세력 전쟁은 동아시아에서 나아가 미국, 유럽의 신경을 긁는다. 한국의 평화 통일과 그 밖의 모든 외교 관계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신뢰에는 인간에 대한 신뢰도 존재하지만, 미래의 성장에 대한 신뢰도 존재하며 이는 국제 관계에서 근본적인 역할을 하기에 가장 먼저 구축해야 할 사항이기도 하다. 

 

볼칸은 국제관계에 대한 정치학자들 중에서도 특히 잘 알려져 있는 정치심리학자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이집트, 터키, 세네갈, 보스니아, 쿠웨이트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해결하고 분쟁 해당국들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힘써 왔다.

 

먼저 볼칸은 국제 관계에 있어 감정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역사적 트라우마라는 주제를 던진다. 역사적 트라우마는 현대 국가들의 국가정체성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선택된 트라우마 (chosen trauma)’라는 것은 세대를 막론하고 과거의 기억을 바탕으로 정치적, 사회적, 군사적 등 여러 위기상황들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갈등 관계에 있었던 특정국가에 대하여 한 부분을 위협요인으로 인지하면서 재현되는 것을 우려의 목소리로 비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동아시아와 여타 국제 관계 갈등구조의 가장 근본이 되는 그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 불칸의 정치심리학적인 해석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감정은 국제정치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앞서 말한 볼칸은 이에 대한 자신의 저서 제목을 ‘적과 마주하기’ 라고 불렀다. 원제는 Enemies on the Couch로, 직역은 “소파에 앉아있는 적”이라고 한다. 이러한 문장의 의미는 마치 개인의 익숙하고도 안락한 공간인 집 거실에 익숙하지 않고 불편한 적을 초대해 대화를 나누게 되는 복합적인 감정의 교류를 연상하도록 한 것이다. 제일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적을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인 거실에 초대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를 내포한다. 국제 관계에서 드러나는 감정은 대부분 이 ‘적과 마주하기’ 와 같은 감정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볼칸은 국제분쟁 조정에 있어서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예로 감정의 영역의 중요성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1978년 9월, 지미카터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메나헴 베긴 총리와 이집트의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을 함께 초청하여 이스라엘과 이집트 만의 평화교섭을 진행하기 위해서 13일간 비공식적 모임을 진행했던 일화가 있었다. 이렇게 이루어진 모임에서는 13일이라는 시간동안 각국의 대표들이 다 함께 화를 내기도 하고, 울기도 했으며 웃기도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스라엘 베긴 총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 어떤 평화협정에도 동의할 의사를 비추지 않았다. 그렇게 좌절된 결과를 두고 마지막 날이 끝나기 바로 전 날, 베긴 총리는 카터와 사다트 대통령에게 부탁 하나를 하였는데, 여기서 국제 관계 속 외교에 감정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드러났다. 대통령은 손자에게 건내 줄 사인을 부탁했다. 카터 대통령은 베긴 총리의 손자 이름을 묻고는 그의 숙소로 향했다. 사인을 받은 베긴 총리는 이스라엘에서 자신의 손자와 같은 세대의 많은 젊은 이들이 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에 대해 괴로워하며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이 사건 이후에 베긴 총리의 평화협정에 대한 감정이 급격하게 달라지게 되었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카터 대통령은 사다트 대통 령과 함께하는 식사 제안하였다. 그 이후로 만찬에서 양국이 공식적 협정을 싸인 하면서 평화 협정이 이루어졌다.

 

이 일화는 불칸이 대표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국제 관계 속 감정의 중요성에 대한 대표 예시이다. 국제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외교도 곧 인간 관계와 같다는 것이다. 인간 감정이 가장 중요하고, 모든 것은 이 감정을 토대로 진행된다. 이성이 지배적이어야만 할 것 같은 국제정치 속에서도, 실은 모든 움직임이 감정이 바탕이 된다는 것을 알고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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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연구 동향과 서평. 적과 마주하기: 전쟁과 평화를 통한 정치심리학적 여정. 홍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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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8-05 02: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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