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은
[The Psychology Times=전예은 ]
휴학기간 동안 심꾸미를 하다 복학을 준비하면서 심꾸미 7기는 지원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복학과 심꾸미,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심꾸미 6기를 마치고 난 나는, 뭔가 끝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여전히 내 안에는 뭔가 더 알고 싶고,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요동쳤다. 그러다 설문조사에서 심꾸미 7기로 기자 활동을 지속하겠냐는 질문에 알겠다고 한 기억이 난다. 그렇게 난 심리학에 대해 발전할 나의 모습을 기대하며 심꾸미 7기로서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 또한 심리학은 여전히 내게 가슴 뛰는 학문이었고 심리학의 다른 분야에서도 새로운 것들을 배우며 나아가길 기대하는 마음을 가졌었다.
그렇기에 나는 복학 전 수강신청 때, 교양 2과목을 모두 심리학 관련 과목으로 신청했다. 한 과목은 '심리학의 이해'라는 한 마디로 심리학개론이라는 과목이었고, 한 과목은 '문학공감치유'라는 문학과 심리학을 접목시켜 문학이 주는 심리학적 치료에 집중하는 과목이었다. 난 그렇게 교양 과목을 들으면서 심리학에 대해 깊고 전문적으로 알아갈 수 있었고, 심꾸미에 좋은 기사들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여러 개를 얻었다.
6기에 내가 지속해서 기사에서 다룬 애착유형을 넘어서 방어기제에 대해 깊게 탐구할 수 있었는데, 방어기제를 아는 것은 삶의 방향을 바꾸는 첫 단추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방어기제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을 때에는 방어기제가 내 모든 과거를 들추는 듯한 느낌에 방어기제를 알아가는 것이 재밌으면서도 한 구석이 불편하곤 했다. 내 과거를 딱히 아름답게 생각하지 않는 탓에, 방어기제에 대해 무조건적 부정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사를 위해 방어기제에 관한 연구를 찾아보면서 방어기제에도 성숙한 방어기제, 미성숙한 방어기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방어기제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 갈 수 있었다. 또 내 안에 미성숙한 방어기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방어기제 또한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심꾸미의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자 했던 나는 도리어 알려주고자 공부하면서 내가 알아가고 위로받는 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향수 어린 과거를 기억하며 성숙한 기제인 '유머'를 사용하며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지던 내가 생각났다. 삶에서 고통은 필연적이란 말이 떠오른다. 고통스러운 삶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자기만의 '낙관의 방'을 만드는 것은 아름다운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며 나만의 낙관의 방을 만들어 갔다.
나의 낙관의 방을 타인들에게도 알려주고 그들도 낙관의 방을 가지길 원했다. 그래서 이별, 애도, 연애 등 오히려 우리 삶에서 쉽게 일어나는 것에 대해 기사를 썼다. 사소한 삶의 상처가 사소하고 흔하기에 계속해서 상흔을 번져가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서 그들이 알아가길 원했던 건 딱 한 가지다. 우리는 우리가 행복할지 불행할지 어쩌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건강한 연애를 하며, 건강하게 돈을 소비하며, 거실 소파에 누워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위로 받으며, 문학을 읽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건강한 이별을 하며 우리가 행복할 방법을 찾아가고 끝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독자들이 고통 또한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이 최종적 성장의 지점이 되길 바랬다. 우리에게 고통은 필연적이고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고통을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여러 기사를 썼다.
인간은 끝없이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 존재가 맞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고난과 불행이 의미 없는 것이 아니다. 끝이 보이지 않았던 고난과 불행이 더해져 더 의미 있는 행복을 만든다. 우리는 행복을 추구해야 하지만, 고통과 시련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고통과 시련 끝에 행복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으며 고통과 시련으로 인해 단련된 근육으로 활짝 어깨를 펴야 한다. 나는 행복을 위해 고통은 근육이 되어준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의미를 놓지 않는 삶을 살아가며 근육이 되어주는 고통에 자부심을 느끼는 삶을 살아가자. 나를 기대해주는 내 삶을 믿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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