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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최서영]


※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독자들은 내가 이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대처했을까를 중점적으로 해석하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어느 날 불운의 사고로 다리를 잃거나 몸이 성치 않은 채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면... 설상가상으로 내가 사랑하는 이와 장밋빛 미래를 바라보며 결혼하였으나 배우자가 다른 이와 눈이 맞아 관계에 소홀해진다면 어떠할 것 같은가. 날이 갈수록 피폐해지는 삶 속에서 골머리 앓은 채 살아갔을 것이다. 결국 중력처럼 다가오는 고난들에 무뎌져 그 암울함을 껴안은 채 살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그 아픔과 역경들을 직면한 용감한 여성이 있다. 오늘은 고난을 예술로 승화시킨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를 소개하려고 한다. 

 

출처 : google | 프리다칼로의 자화상



비극적이고 암울한 그녀의 과거


프리다 칼로는 어린 시절부터 결혼하기까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마주해야만 했다. 첫 번째 아픔은 그녀가 6살 때 선천적인 척추성 소아마비를 앓은 순간부터 시작된다. 약 9달 동안 바깥세상을 구경하지 못한 채 아픈 어린 시절을 보낸다. 


출처 : google | 프리다칼로의 <상처 입은 사슴>. 그림 속 사슴은 여러 개의 화살을 맞아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 하는 장면이다. 그녀의 고통과 슬픔을 사슴에 빗대어 표현해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갑작스럽게 그녀에게 두 번째 아픔이 찾아온다. 남자친구와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 큰 사고를 당해 쇄골, 갈비뼈, 척추 등 모두 파열되거나 으스러져 앞으로 걸어 다니는 것 자체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변을 당한다. 

 

병실에서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낸 프리다 칼로가 처음으로 했던 일이 무엇이었을까. 바로 ‘그림 그리기’였다. 그녀는 자신의 불행함을 극복하고자 무작정 붓을 들기 시작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녀가 그린 작품의 대부분이 풍경이나 인물이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자화상을 그림으로써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을 마주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예술적으로 승화했다고 볼 수 있다. 


출처 : google | 프리다칼로의 <부러진 척추>. 교통사고의 여파로 척추에 철근을 박고, 온몸이 성치 않은 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다. 

그녀에게 아직 더한 시련이 남아있던 것일까. 그녀는 멕시코 민중 벽화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와 결혼의 연을 맺게 되는데 남편의 문란한 성생활 때문에 그녀의 결혼생활은 볕이 들 날이 없었다.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그녀는 임신을 시도하지만 어릴 때 겪은 교통사고의 여파로 세 차례의 유산을 경험한다. 

 

출처 : google | 프리다칼로의 <프리다와 디에고 리베라> 작품.
그러나 그녀는 신체적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버텨온 존재이지 않은가. 정신적인 어려움 속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고통을 그림으로 승화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그림을 통해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녀는 왜 자신의 아픔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일까?


살을 찢는 고통과 비수를 꽂는 마음의 아픔들. 그러나 그녀는 그림을 통해 계속해서 자신의 아픔들을 표현한다. 어려움을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조금은 알기에 필자는 더욱이 프리다 칼로에게 물음표만 늘어갔다. 왜 그녀는 예술로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하려 했는가? 예술이 정말 그녀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도움이 되었다면 그녀에게 예술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학자들은 예술 작품을 통한 미술치료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 Freud는 내담자들이 그림을 통해 자신의 무의식 속에 펼쳐지는 장면 혹은 생각을 쉽게 드러내는 모습을 발견하여 그림이 임상으로서의 가치가 있음을 밝힌다. Naumberg(1966)는 Freud의 정신분석적 치료에 더 나아가 비논리적 사고와 감정을 여과 없이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예술의 유용성’을 강조한다.

 

예술은 치료적 관점에서 어떠한 기능을 하는 것일까? Freud의 말을 빌리면, 예술이란 작가의 무의식 속 분출되지 않은 성 혹은 공격적 본능이 현실에서 수용될 수 있는 형태로 표출된 것이라고 하였다.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면, 그녀를 계속 괴롭히고 있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탈출시켜 줄 매개체가 바로 예술이었다. 

 

그녀의 작품들을 보면 살이 찢어지고, 뼈가 으스러지며, 온몸은 붕대를 감고 있는 등 적나라하게 자신을 표현한 그림들로 가득하다. 위의 설명을 토대로 이 작품을 보면 그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붓으로 쏟아냄으로써 사고의 공포와 죽음을 직면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나에게 승화란?


고난과 역경에 대범히 받아들이는 그녀의 삶의 태도는 필자의 인생에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슬프고 힘든 순간이 올 때면 인내하는 것만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들이 물밀듯 들어올 때면 그저 막아내기 바빴다. 어쩌면 인내하는 과정에서 고난을 마주하기보단 회피에 가까운 인내를 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감정들을 밀어내기만 하면 썩히고 곪아 결국 터지기 마련. 참을 인(忍 )만 계속 되뇌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프리다 칼로의 삶의 방식을 엿보며 알게 되었다. 필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나의 감정에 솔직하게 다가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를 힘쓸 계획이다. 독자들은 프리다 칼로처럼 슬픔에 극복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가? 


출처 : google | 프리다칼로의 . 이 작품은 그녀의 유작으로 자신이 죽음을 예견한 상황에서 수박의 붉은 색과 촘촘히 박힌 수박씨로부터 자신의 삶의 의지를 토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그녀는 삶의 희망과 인생을 살아갈 용기를 전해주고 있다.




참고문헌

- 강미화. (2007). 미술치료 관점에서 본 프리다 칼로(Frida Kahlo)의 작품세계. 미술치료연구, 14(2), 349-381.

- 김소울. (2020년 10월 23일). ‘[김소울의 삶과 미술심리(9)] 고난과 시련에지지 않는 힘’, Forbes Korea, https://jmagazine.joins.com/forbes/view/331779 

- 김남식. (2022년 8월 1일). '삶이여 영원하라!', Arts&Culture, https://www.artsnculture.com/news/articleView.html?idxno=4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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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8-29 14: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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